기부단체, 128억 중 2억 원만 후원금에 썼다

기부단체, 128억 중 2억 원만 후원금에 썼다

2017.08.11. 오후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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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현 / 변호사

[앵커]
결손 아동 후원금 명목으로 모은 128억 원을 가로챈 기부단체 회장과 간부들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빼돌린 돈으로 호화생활을 즐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전문가 모셨습니다. 김태현 변호사 나오셨습니다. 아이들 돕는다더니 요트 파티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5만 명 가까이가 아이들 돕는다고 하니까 이렇게 십시일반 돈을 모았는데 그돈이 엉뚱한 데로 갔다는 얘기잖아요.

[인터뷰]
총 모은 돈이 128억이라고 하는데 그중에서 실제로 복지단체에 간 돈은 2억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한 1. 7% 정도 되는 것이거든요. 그러면 나머지 126억 같은 경우에는 다 쓴 거죠. 방금 전에 화면에서 보셨지만 요트에서 또 춤 추고 놀지 않습니까?

그 단체 관계자들이요. 그리고 호화 파티 하는 데도 썼고. 또 한 8억 정도를 아파트를 구입했다고 하죠. 요트도 구입하고 고급 차량도 구입하고 그렇게 해서 굉장히 많은 돈을 써버린 거죠.

[앵커]
지금 화면을 좀 자세히 봐주시죠. 호화파티를 열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한 자선단체가 4만 9000명에게서 모은 돈을 가지고 1% 조금 넘는 돈만 기부를 하고 나머지 돈으로 저렇게 파티를 열어서 정말 흥겹게 춤을 추더라고요.

[인터뷰]
그렇죠. 저 잔치들을 보면... 춤추는 모습들을 보면 이게 무슨 자선단체가 아니고 정말 유흥단체 같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저 돈 들여가지고 전화로 여러 전국에 있는 여러 분들한테 아이들 돕기 위해서 조금만 도와주세요라고 온갖 얘기를 다했을 거 아니겠어요.

그러면 전화받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또 불우한 아이들 돕는다고 하고 거액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그러니까 조금조금씩 기부를 한다는 거죠. 그런데 그 돈을 모아다가 저렇게 춤을 추고 카메라를 보면서 제스처까지 취하시는데 참 대단한 분들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앵커]
어떻게 해서 128억 원을 모았는가 알아봤더니 무작위로 그냥 전화를 걸어서 후원을 요청했다고 하는 거죠?

[인터뷰]
혹시 그런 전화 못 받아보셨나요? 저는 가끔 받아봤어요, 이 단체는 아닌데 꼭 다 저런 단체라고 볼 수 없지만 이러이러한 일이 있으니 어디어디를 도와주십시오, 뭐를 구매를 해 주십시오. 이런 류의 전화들을 저는 가끔 받습니다.

그중에서는 정말 좋은 단체도 있을 것이고 혹시 저런 단체일 가능성도 있는 거죠. 그러니까 전화번호를 그러면 어떻게 알았을까라는 것부터 시작을 해야 되는데. 2000만 명 정도의 전화번호가 담겨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입을 했다고 합니다.

[앵커]
그런 데이터베이스가 있군요.

[인터뷰]
그런 것들을 제가 아는 바로도 그런 데이터베이스를 모아서 판매하는 업체들이 있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그 데이터베이스를 구입을 한 거죠. 그래서 무작위로 전화를 건 겁니다. 그걸 위해서 전국에 20개 정도의 지점도 만들었고요.

그 지점에 당연히 콜센터도 만들어놨습니다. 그래서 콜센터 직원들이 계속 전화해 가지고 도와달라, 이러이러한 좋은 일을 하는 곳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그 전화를 받은 사람 들 중에서 못 믿는 사람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우리 유명 축구선수도 여기서 같이 하고 있습니다, 이런 얘기까지 해 가면서 유치를 했다라는 거죠. 심지어 신용카드 할부로 기부금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앵커]
신용카드까지 받았군요. 순수한 온정이 상당히 배신을 당했다, 이렇게 표현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떤 식으로 전화를 걸어서 후원을 요청했고 또 피해자들은 어떤 얘기를 하는지 한번 들어보시죠.

[사기 혐의 피의자 : 어려운 형편에서도 공부하고자 하는 아이들이 기본교육이라도 제대로 마칠 수 있도록 교육 지원을 해주시는 것이거든요. 선생님 살고 계시는 가까운 지자체나 지역 아동센터에서 추천을 통해 올라온 아이들 중 어려운 한 아이 선정해서 도와주는 주시는 것이에요. 크게 부담되시는 것은 아니시고, 책 한 권 사주시는 정도로 해서 도움을 주시면 도움 주신 만큼은 기부금 영수증 발급을 해드려서 연말에 소득공제도 되시고요, 선생님. 주변의 아이니깐 한 아이 정도 도움은 주는 것도. 괜찮으실 거예요.]

[신 모 씨 / 피해자 : 어느 날 갑자기 전화가 와서 지역에 보면 부모님도 없는 어린이들이 있으니까 불쌍한 아이들 좀 학용품도 사주고 보통 사람들과 똑같은 교육을 받게 해주고 싶으니까 좀 후원을 해달라, 매달 얼마씩 계속 정기적으로 해줬으면 좋겠다, 처음에 전화 왔을 때는 제가 좀 어렵다 그랬거든요. 계속 오길래 그러면 한 번 정도 후원을 하겠습니다, 그리고 3만 원 보내주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었지요.]

[앵커]
저는 저런 전화를 받아본 적은 없지만 저렇게 후원을 요청하면서 현금영수증까지 해 준다 이렇게 하면 신뢰가 가서 저도 후원을 하게 될 것 같은데요?

[인터뷰]
그렇죠. 전화를 받았을 때 이게 진짜 맞나라는 의심을 누구나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기부금 영수증까지 발급을 해 준다라고 얘기를 한 거죠. 그런데 실제로 해 줬다는 거예요. 아까 제가 말씀드리기를 128억 중에서 2억 정도를 다른 복지단체에 기부를 했다고 하는데 알고 봤더니 이 기부도 현금 기부가 아니고요, 인터넷 영어 강의를 볼 수 있는 아이디 같은 걸 구매해서 아이디를 줬다든지 그런 식으로 기부를 했다는 거예요.

그런데 어쨌든 2억 원을 쓴 것은 맞으니까 그 2억 원어치의 인터넷 강의 아이디를 받은 그런 업체들한테서 영수증을 받아다가 그걸 기부자들한테 보내준 거죠. 당신이 준 돈으로 우리가 이렇게 기부를 했습니다. 그러면 준 사람은 믿을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아마 계속적인 범행이 가능했다라고 보이는 거죠. 굉장히 치밀하게 준비를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어쨌든 저렇게 흥겹게 호화 파티 열면서 춤춘 분들 기부금 착복이잖아요. 이거 어떻게 조사가 되는 겁니까?

[인터뷰]
일단은 지금 혐의는 상습 사기하고 횡령인 겁니다. 그러니까 우리 기부금에 대해서 기부금품 모집하는 법률들이 있는데 거기에 보면 거짓으로 기부금을 모아서는 안 된다 이렇게 되어 있거든요. 일단 기부금품에 관한 법률 위반이 하나 있는 것이고요.

또 하나는 사기입니다. 즉 기부단체가 전화해서 기부를 하겠습니다라고 얘기하고 기부금을 받았는데 애초부터 그런 목적이 없었다라는 거죠. 그러니까 사기이고요. 또 하나 이것은 같은 유형의 범죄가 계속 반복됐기 때문에 상습성이 있다고 보는 거죠. 그러니까 상습사기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착복한 돈을 제대로 쓰지 않고 아까 화면에서 보시는 것처럼 요트 파티하고 집 사고 차 사고 이랬기 때문에 업무상 횡령혐의까지 적용이 되는 겁니다.

[앵커]
저거 쓴 돈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저거 다 아이들에게 좀 갔으면 좋겠는데 이렇게 되기는 이제 좀 힘들어진 건가요?

[인터뷰]
실질적으로 남은 돈이 있다라면 모를까 지금 남은 돈이 거의 없다라고... 만약에 확인을 해 봐야 되겠지만 없다라고 하게 되면 아이들한테 가기 쉽지 않은 것이죠. 원칙적으로 저건 사기 그다음에 횡령이기 때문에 피해자에게 돌려주는 게 맞습니다.

그러니까 원칙적으로 하면 남은 돈이 있다라고 하게 되면 피해자들한테 분배를 해 줘야 되는데 그것이 형사절차에서는 안 되는 것이고 기부자들이 저 사람들을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를 제기를 하면 그렇게 해서 사기로 주었던 돈을 돌려받을 수는 있을 겁니다.

[앵커]
피해자들이 바보가 아니면 그렇게 전화로 후원을 할 수 있느냐. 전화로만 듣고 후원을 할 수 있느냐, 이렇게 피해자들을 조롱하는 말까지 해서 상당히 공분을 사고 있는 상황인데 이 일로 선량한 대부분의 자선단체가 애꿎은 오해를 받게 되지 않을까 이런 걱정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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