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생 무시부터 불확실한 정보까지, 취준생 울리는 '카톡방'

지방대생 무시부터 불확실한 정보까지, 취준생 울리는 '카톡방'

2017.09.27. 오후 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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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 직군도 서성한 컷인가요?" "고대만 100명 넘게 붙던데" "H대 분들만 따로 모일래요?"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참여하는 '오픈 채팅'에서 실제 오가는 대화 내용의 일부다.

기업들의 본격적인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 채용이 실시되며, 취업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오픈 채팅 역시 활발하게 생기는 추세.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서비스 중 하나인 '오픈채팅'은 전화번호나 계정이 없어도 누구나 편하게 채팅할 수 있는 기능이다.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오픈 채팅', '오픈카톡'은 기업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는 유용한 창구로 통하고 있다. 같은 기업을 지원하는 이들이 모여 인적성검사나 면접에 관한 조언 등 취업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가 공유되기 때문.

그러나 오픈 채팅이 활발해질수록 부작용 또한 만만찮다. 익명성이 철저하게 보장되기 때문. "출신 대학교를 말하면서 지방대 학생을 무시하거나, 콕 집어서 문과 출신 학생을 비하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모 대기업에 지원한 A 씨는 카톡방 속 대화 내용이 보기 좋은 것은 아니지만, "혹시라도 중요한 정보가 하나라도 올라 올까 봐 오픈채팅방을 나가는 것도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러한 취업 준비생들의 절박함을 악용해, 고의로 잘못된 정보를 퍼트리는 이들도 있다는 것. 선발 배수나 시험장과 관련된 정보를 잘못 알려주는 식이다.

역시 오픈 채팅방에서 정보를 공유한다는 B 씨는 "손목시계나 컴퓨터용 사인펜 반입 여부에 대해서도 말이 제각각이라 결국 기업에 직접 문의했다"며 "일부러 잘못된 정보를 올리거나 이상한 얘기를 하는 이들이 있다"고 말했다.

누구나 이용 가능한 오픈 채팅의 경우, 별도의 관리자가 없는 경우가 많다. 관리자가 있어도 강제 퇴장 외에 할 수 있는 조치는 없다. 적게는 수십 명에서 많게는 백 명 단위로 몰리는 익명의 사용자들이 참여하는 채팅방을 관리하기는 불가능한 것이 현실.

그 때문에 취업 준비를 앞두고 불확실하거나 혼란을 줄 수 있는 정보는 공유를 자제하고, 사용에도 모든 내용을 신뢰하기보다는 분별 있게 정보를 취사선택해야 한다는 당부가 나오고 있다.

YTN PLUS 김성현 기자 (jamkim@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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