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 경찰 수사?"...워마드를 둘러싼 논란들

"여자라 경찰 수사?"...워마드를 둘러싼 논란들

2018.08.10. 오후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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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라 경찰 수사?"...워마드를 둘러싼 논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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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혐오 인터넷 사이트 '워마드'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경찰이 운영자 A씨에 대해 체포 영장을 받아 추적하고 있는데요.

경찰은 그동안 홍대 누드모델, 남자목욕탕에서 찍은 불법 촬영 사진 등이 워마드에 유포된 것과 관련해 수사를 벌이다 운영자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어린이들의 나체 사진도 유포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지나치다는 여론과 여자에게만 가혹한 잣대를 들이댄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습니다.

우선 워마드가 뭔지 다시 짚어볼까요.

'워마드(Womad)'란, 여성을 뜻하는 Woman과 유목민을 뜻하는 Nomad의 합성어입니다.

여성의 인권을 위한 사이트로 시작했지만, 남성만 주요 성직자가 된다는 이유로 천주교에서 중요하게 인식하는 성체를 훼손하고, 남성의 목에 칼을 대고 사진을 찍는 등 극단적인 행동으로 비판을 받았습니다.

[김병민 / 경희대 객원교수 : 극단주의 여성 사이트로 잘 알려져 있죠. 남성 혐오에 대한 글들이 많이 올라오는데 과거 메갈이라고 하는 곳에서 분파가 되어서 조금 더 극단적으로 생물학적인 여성만 가입될 수 있는 사이트로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문재인 대통령의 나체를 합성하는 사진을 올려서 한번 논란이 된 적이 있고요. 최근에 가장 문제가 됐던 건 천주교의 성체를 훼손해서 거기에다가 낙서까지 해서 글을 올리게 돼서 굉장히 집단적으로 공분을 산 적 있고 남자아이, 어린이를 살해하겠다고 예고를 해서 한때 경찰이 출동하고 난리가 난 적이 있습니다.]

그러던 중 경찰이 음란물 유포 방조의 이유를 들어 수사를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과거 남성 홍대 누드모델의 사진을 유포한 20대 여성이 구속되는 것을 놓고 강력히 반발했던 일부 여론이 이 문제를 동일선에 놓고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남성 중심의 극단주의 사이트인 '일베'와 비교하며 여성이기에 더 집중적인 수사를 받는 것은 아니냐는 주장인데요.

녹색당 고은영 제주도당 공동 위원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고은영 / 녹색당 제주도당 공동위원장 : 집단강간 모의 이런 걸로 한참 화제가 됐던 소라넷도 아마 오래 전부터 들어보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워마드는 사실 이야기된 지 얼마 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그동안 있던 여성들의 수많은 죽음과 삶의 파탄 이런 것들 앞에서 사실상 이런 사이트나 파일공유 사이트들의 불법 촬영물들이 풍속, 남성 문화, 이런 걸로 치부되고 있었는데 어떤 정치도 여성을 구제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미러링하는 워마드가 생겨날 정도였는데 결국에는 초기에 이런 것들을 정치의 문제, 국가의 문제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여성들의 분노가 지금 폭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아닌가, 봅니다.]

여성의 분노가 지금 폭발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특히 남성 중심 사회에서 만들어진 비뚤어진 문화가 경찰의 수사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피해 의식이 강한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도 억울한 듯 자료를 내놓고 있습니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검거된 남성 몰카 피의자들이 2만 924명인데, 이 중에 구속된 인원이 538명. 구속률은 2.6%인 반면, 여성 피의자는 총 523 중 4명 구속으로 0.8%입니다.

그러면서도 민갑룡 경찰청장은 여성 대상 범죄에 단편적으로 대응에 문제가 생겼음을 시인했습니다.

[민갑룡 / 경찰청장 : 지금까지 여성 관련 여러 가지 대상 범죄에 대해서 경찰이 단편적이고 체계적이지 못하게 대응함으로써 많은 불만이 생겼다고 봅니다. 여성이 중심이 되는, 여성을 수사 책임자로 하는 조직을 만들어서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해서 종합적 입체적 체계적으로 경찰의 총력을 모아서 근절해나가고자 합니다.]

'워마드'의 지나친 일탈은 정말 참아왔던 여성 분노의 표현일까요? 그렇다면 이런 표현 방식은 옳을까요?

또, '강남역 묻지마 흉기 사건' 등 여성이기에 당해야 했던 범죄 등이 존재하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기에 우리 사회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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