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무실에서 MB 치수 쟀다"...또 뇌물 수수 혐의 보태

"집무실에서 MB 치수 쟀다"...또 뇌물 수수 혐의 보태

2018.08.10. 오후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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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일할 때 양복점 직원이 집무실로 찾아와 뇌물로 줄 정장의 치수를 재고 갔다는 진술이 나왔습니다.

뇌물 수수 혐의를 뒷받침하는 이 전 대통령 측근들의 진술이 잇따라 공개되고 있습니다.

조용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호송차에서 내린 이명박 전 대통령이 고개를 푹 숙인 채 벽을 짚고 걷습니다.

지병을 딛고 퇴원한 뒤 두 번째로 열린 속행 공판에도 뇌물 수수 혐의에 심증을 더하는 내용이 공개됐습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과 서울시장 때 비서관을, 대통령 때 청와대 제1부속실장을 지낸 'MB 맨' 김희중 전 실장의 진술서를 꺼냈습니다.

서울시장 일정을 관리했던 김 전 실장은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정장 치수 재러 언제 가면 좋겠냐'고 물은 뒤, 양복집 직원이 이명박 당시 시장 치수를 재고 돌아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당시 굉장히 유명하고 고급스러운 맞춤형 양복집이라고 들었고, 직원이 서울시장 집무실로 왔던 거로 기억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팔성 전 회장은 양복값 천2백30만 원을 포함해 모두 22억 원의 뇌물을 이 전 대통령에게 건넨 혐의를 받습니다.

김 전 실장은 또, 이 전 회장이 산업은행장,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희망한다는 얘기도 있었다고 증언하며, '이팔성 비망록' 내용은 자신이 아는 범위 안에서는 전부 정확하다고 진술했습니다.

앞서 검찰은 이 전 회장이 서울 통의동 사무실에서 이 전 대통령을 만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나 산업은행 총재, 국회의원 자리에 대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비망록을 법정에서 공개했습니다.

"MB 집사로 불리던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뇌물 내역을 줄줄이 말한 진술서가 공개된 데 이어, 또 다른 측근이 털어놓은 게 드러나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재판에서 점점 더 궁지에 몰리고 있습니다.

YTN 조용성[choys@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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