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화장장, 기피·혐오 시설 아닌 복지시설"

[수도권] "화장장, 기피·혐오 시설 아닌 복지시설"

2018.10.02. 오전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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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8년 10월 2일 화요일
□ 출연자 : 이필도 을지대 장례지도학과 교수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우리나라의 장묘 문화는 매장 중심에서 화장 중심으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국민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이 화장을 선택하는 현실인데요. 하지만 이에 비해서 화장장이 부족합니다. 화장장을 구하지 못해서 4일장이나 5일장을 치르거나, 몇 배나 비싼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다른 지역 화장장을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오늘 이 내용, 이필도 을지대 장례지도학과 교수와 함께 다뤄보겠습니다. 이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필도 을지대 장례지도학과 교수(이하 이필도): 안녕하세요.

◇ 장원석: 장례 문화가 확실히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수치만 봐도 그런데요. 보건복지부하고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니까 매장을 하지 않고 화장을 하는 비율이 지난해 기준 84.6%. 이제 화장 문화가 완전히 자리 잡았다고 볼 수 있는 건가요?

◆ 이필도: 네. 우리나라 전통적으로 매장 중심의 묘지문화가 이제는 화장 문화로 완전히 전환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화장 이후에 봉안당이나 수목형 자연장이 천천히 자리 잡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장원석: 화장 문화가 빠르게 자리 잡게 된 이유가 따로 있을까요? 요즘에는 어르신들이 마음의 준비를 하실 때 미리 말씀해주시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 이필도: 네. 화장에 대해서 미리 유언을 남기는 경우도 꽤 있고요. 우리 사회가 화장 문화가 자리매김하는 데에 있어서는 몇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첫 번째로 보면 도시화·산업화 되고, 특히 가족구조가 핵가족화 됨에 따라서 조상의 묘지를 관리하기가 어렵다는 부분들입니다. 그래서 편리하게 조상 분묘를 관리할 수 있는 것이 화장 문화가 보편화된 거고요. 또 두 번째로는 법제도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한시적 매장제도를 도입해서 묘지를 쓰더라도 기본 30년을 해서 1회 연장해서 60년을 쓰게 돼 있죠. 그리고 또 우리 국민인식이 바뀜에 따라서 국토환경이라든지 자연환경에 대한 인식이 강해졌어요. 그래서 환경친화적으로 장사시설도 설치하자는 부분이 있고요. 마지막으로 경제적인 이유도 따르는 거죠. 편리하고 경제적으로 할 수 있는 장례방법이 뭐냐, 해서 매장에서 화장으로 우리가 정착하게 되는 그런 것들이 우리 사회에 보편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 장원석: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우리나라 화장 문화가 빠르게 자리를 잡았는데. 그런데 이렇게 화장 문화는 자리를 잡고 있는데, 우리 동네에 화장장이 들어선다. 만약 이런 애기를 들으면 반대하는 분들이 여전히 많잖아요.

◆ 이필도: 네. 화장 문화로 바뀌는 국민 인식은 바뀌었는데요. 여전히 바뀌지 않는 것은 이른바 소위 님비현상이라고 하는, 화장은 느는데 화장을 할 수 있는 시설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부분들입니다. 그래서 특히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화장장이 절대적으로, 서울에 두 군데, 성남, 수원, 인천, 용인 이런 정도로 가지고 있으니까 실질적으로 화장이 이만큼 늘면 각 시군에 한 개씩 정도의 화장장이 있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는 59개 소의 화장장밖에 없는 거죠.

◇ 장원석: 지금 말씀해주신 대로라면 수도권에 화장장이 6곳, 화장로도 경기도와 서울 합쳐서 70개 조금 넘는 정도. 숫자만 봐서는 잘 감이 오지 않거든요. 많이 부족하다고 봐야 할까요?

◆ 이필도: 장례식장이랑 비교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장례식장은 우리나라에 1000여개 소가 있습니다. 그래서 장례식장이 부족한 부분들은 아닌데 화장을 하면 화장로 수가 실제적으로 서울에 160명이 돌아가시는데 화장을 하면 화로가 30여개 소밖에 안 되니까 절대적으로 부족한 부분이고. 또 우리 장례문화가 실제적으로 발인을 하고 화장을 오전에 치르게 돼 있어요. 그래야 오후에 화장 이후에 유골을 안치하러 갈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되거든요. 그런데 그것이 한 화장로에 6회 내지는 7회 하는, 세계 유례가 없습니다. 사실 보통 3~4번 해야 화장로도 기계이기 때문에 견딜 수 있고 실제적으로 이런 부분들이 자리 잡는데, 절대적으로 수요에 비해서 공급 화장시설이 부족하다 보니까 이런 현상이 생기는 거죠.

◇ 장원석: 그래서 서울에서 상을 당했는데 성남, 수원은 말할 것도 없고 천안, 세종까지 가서 화장로를 이용하는 일이 많다고 하는데. 지금 노인인구가 안 그래도 크게 늘고 있는 상황 아니겠습니까. 보건복지부도 '장사시설 수급 종합 계획안'을 내놓았는데 사망자의 40%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집중된다고 해요. 당연히 인구가 많으니까 그런 것 같은데. 이 역시 화장장 문제와 고령사회 문제가 밀접하게 연관이 있다고 봐야겠군요?

◆ 이필도: 예. 고령사회가 되면 아무래도 인구가 고령화되다 보니까 사망자가 늘게 돼 있고요. 그런 사망자가 과거에는 매장도 일부 있었고 화장도 있었는데, 80% 이상이 화장을 하니까 화장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부분들이고. 또 이것에 대해서 우리가 미리미리 대비해야 하는 부분들로 가져와야 합니다. 인구 가족구조가 변함에 따라서 고령화사회에서 화장 문화는 필수적이고 화장 시설들이 필수적으로 있어야 하는 부분들이죠.

◇ 장원석: 특히나 겨울과 환절기에 고령층 사망빈도가 높다 보니까 겨울에도 화장 신청건수가 더 높아진다고 하는데, 올 겨울에도 이런 상황이 당연히 예정되고요. 그리고 2020년에 화장시설 부족이 크게 예상돼서 대란이 온다, 이런 이야기가 있던데 그건 왜 그런 건가요?

◆ 이필도: 당해 연도에 돌아가신 분들을 화장하는 데에 있어서는 어떻게 되는데, 지금 우리 사회가 기존의 묘지, 한 1500만 개의 묘지들이 있습니다, 우리 조상분묘들이. 이제 관리하기 어렵다 보니까 이른바 개장이나 이장하는 수요들이 늘어납니다. 그런데 우리 민족이 대체적으로 이장·개장을 윤달이 있는 날 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화장수요도 그때 집중되면 이른바 대란이 일어나는 부분들이죠. 그래서 개장유골의 화장 수요가 아마 2020년 정도 되면 대폭적으로 늘어날 걸로 저희들이 예상하고 있습니다.

◇ 장원석: 그래서 2020년에 대란이 우려된다고, 교수님 포함해서 전문가들이 얘기하고 있는 거군요. 그러면 요즘에 그렇게 개장하는 경우가 많습니까?

◆ 이필도: 요즘 개장하는 경우 많죠. 왜냐면 조상분묘가 이번 성묘 때도 가보시면 가족끼리 모이고 가장 핵심 화두가 되는 게 우리 증조부라든지 고조부의 묘지를 어떻게 후손들이 관리할 거냐. 그러다 보니까 한곳에 모아놓고 전체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그러면 해답은 화장밖에 없거든요.

◇ 장원석: 그렇군요. 그래서 시기를 저울질하다 보면 2020년에 많이 할 것으로 예상되고.

◆ 이필도: 네. 윤달이 있는 해에 가장 많이 하게 돼 있죠.

◇ 장원석: 그렇군요. 최근 장례비용은 얼마나 드나요? 왜냐면 지체가 화장장하고 화장로를 운영하지 않습니까, 관리하고요. 그러다 보니까 서울에서 화장을 못하신 분들아 다른 지역으로, 이른바 원정화장을 하게 되는데 이때 돈이 많이 들어서 장례비용이 더 부담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 이필도: 그래서 화장비용을 차별화해놓은 이유가요. 서울시민들이 서울에 했을 때는 10만 원인데 타 시군 성남이나 다른 시군에 가서 하게 되면 100만 원 정도까지 듭니다. 그 이유가 어디 있느냐면 자기 지역에 화장시설을 짓자는 거거든요. 그런데 그런 부분들 약간의 이익추구라든지 화장하는 데에 있어서 차별화하는 부분으로 가져갔는데. 어떻든 우리나라 장례비용에 대해서 소비자보호원에서 최근에 조사한 게 2014년도에 조사한 부분이 있습니다. 630명을 대상으로 했는데 실제적으로 1400만 원 정도 듭니다, 한 사람이 장례를 치루는 데 있어서. 그중에는 많이 들어가는 부분이 음식비용이 포함돼 있고요. 또 하나 많이 드는 게 화장비용도 그렇고 화장 이후에 우리가 납골이라고 하는 봉안이라든지 수목장을 하는 데에도 많은 비용들을 요구하고 있는 거죠.

◇ 장원석: 그렇군요. 이 부분도 지역에 몇 개 없기 때문에 원정화장을 가는 경우는 부담이 큰데요. 서울시가 운영하는 화장시설은 서울추모공원, 서울시립승화원이 있는데 이게 지금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시설이 부족하면 더 지으면 되는 것 아니냐. 이렇게 단순히 말씀하시는 분도 있지만, 이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요?

◆ 이필도: 그래서 서울시내에 각 구별로 적어도 인구규모로 보면 다른, 동경 같은 데는 열 군데 이상이 있는 거고요. 사설화장장도 있습니다, 실제적으로. 그런데 우리 같은 경우 서울에는 적어도 서너 군데는 있어야 합니다. 지금 대표적으로 벽제라고 하는 서울시립승화원이 고양시에 가 있거든요. 그리고 원지동에 하나, 최근에 지었는데 원지동 추모공원을 지을 때만 하더라도 근 10년이 걸렸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화장장 하나 짓는 부분들이 실제적으로 건축을 하는 데는 1년 정도, 많이 걸려야 2년 안에 충분히 설계해서 지을 수 있는데 이런 부분들이 문제가 되고 있는 거죠. 그래서 어느 시군이나, 특히 경기도 내에 화장장을 짓는다면 지역주민들이 반대해서 짓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 장원석: 이렇게 반대하는 분들의 목소리가 있고 또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에요. 다들 공감하는 부부이지만 그것을 잘 융통성 있게 해결한 사례가 2012년 문을 연 경주 화장장 아니겠습니까. 그런 모범사례를 벤치마킹해서 다른 지역에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 이필도: 그래서 시군마다 몇 군데는 경주뿐만 아니라 인제라든지 이런 시군에서, 구미라든지 이렇게 지은 데가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장사시설, 화장시설은 우리가 복지시설로 인식해야 합니다. 내가 가야 할 곳이라고 생각해야 하는 거죠.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나중에 사후에 이용할 수 있는. 저는 살아서도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진국 같은 경우 이런 시설을 공원화해서 현대화하고 종합화해서 복지시설화 하는 겁니다. 특히 장례시설이 들어서면 그 주변이 개발되고 발전돼서 지역주민과 또 돌아가신 분 유가족들이 같이 윈-윈하는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관심을 집중하고 거기에 투자도 해야 하는 부분들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사례가 지방자치단체마다 몇몇 군데 생겨나고 있고, 또 그렇게 선진국으로부터 벤치마킹을 해서 이런 부분들로 가져가고 있습니다. 아마 제가 알기로는 원지동에 추모공원이 들어선 후에 서울시민들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합니다. 가보신 분들은 이런 시설이면 우리 지역에 와도 되겠다, 하는 인식들로 많이 바뀌고 있는 거죠.

◇ 장원석: 복지시설로 인식해야 한다, 나도 언젠가 활용할지 모르니까. 화장률이 100%에 가까운 일본 오이타현 화장장이 지역 명소로, 아까 모범사례 설명해주신 것처럼 자리 잡았다고 하는데 우리도 굉장히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모색해야겠네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필도: 감사합니다.
장원석: 지금까지 이필도 을지대 장례지도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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