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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제주 서귀포시 해군기지에서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 관함식 해상 사열이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제주 개최를 기념해 성산 일출봉 이름을 딴 '일출봉함'에 승선, 국내외 해군 함정의 해상 사열을 받았다. 일반 국민 800여 명은 '독도함'에 탑승해 사열에 함께 했다.
특히 눈길을 끈 건 독도함에 걸린 옛 태극기였다. 지금의 대한민국 태극기와 함께 독도함에 걸린 이 태극기는 일명 '데니 태극기'라고 불린다.
'데니 태극기'에 그려진 4괘 위치는 지금과 같지만 태극 문양은 독특하다. 현재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태극기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데니 태극기'는 구한말 고종이 미국인 외교 고문이었던 오웬 데니(Owen N. Denny)에게 하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데니는 근대 국제법 이론에 근거해 조선이 청의 속국이 아닌 독립국임을 주장한 인물이다.
그는 청나라가 조선을 간섭하는 것을 신랄하게 비판하다가 결국 청나라의 압박으로 외교 고문직에서 파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고종이 이 태극기를 데니에게 선물하며 위로한 것으로 전해진다.
데니는 미국으로 돌아가면서 태극기를 가지고 떠났다. 데니 사후인 지난 1981년 이것이 다시 우리나라에 기증됐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 독도함에 게양된 데니 태극기)
해군은 "이번 관함식에서 독도함의 함명에 걸맞게, 대한 제국 시절부터 완전한 독립을 이뤄낼 때까지 긴 시간 동안 거리에서, 전장에서, 국민들의 가슴속에서 펄럭였을 '역사의 깃발'을 대한민국 태극기와 나란히 게양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 대통령이 승선한 '일출봉함'에는 조선 수군의 '수자기'가 게양됐다.
'수자기'는 조선 시대 삼도수군통제사(충청, 전라, 경상 3도의 수군을 지휘하는 총사령관)가 사용하던 것으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그 시초다.
해군은 "국제관함식을 맞아 대한민국과 전 세계 해군의 영웅인 이순신 장군을 기리며 좌승함에 수자기를 게양했다"며 "우리 해군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미래 해양강국 의지를 표명하고자 했다"고 그 뜻을 밝혔다.
제주 남방해역과 제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일대에서 열리는 이번 국제 관함식에는 12개국 19척의 외국 군함과 46개국 대표단이 참가했다. 관함식에 앞서 '욱일기'를 군함에 게양하겠다고 주장했던 일본은 결국 해상 사열에 불참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
(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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