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살인사건 CCTV 본 전문가들 "동생이 붙잡자 상황 바뀌어"

PC방 살인사건 CCTV 본 전문가들 "동생이 붙잡자 상황 바뀌어"

2018.10.28. 오전 10:2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 현장 CCTV를 본 전문가들이 피의자 김성수 씨의 동생이 피해자 A(21) 씨의 몸을 붙잡은 것이 사건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지난 26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지난 14일 발생한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에 대해 자세히 다뤄졌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피해자 A(21) 씨의 아버지는 "우리 애가 검도 유단자고 헬스도 했다. 키가 190cm에 몸무게는 88kg이기 때문에 일반인이 함부로 일대일로 해선 감당이 안 된다"고 호소했다.

A 씨의 형은 김 씨가 칼을 가지러 간 사이 PC방 주변을 배회하고 있던 그의 동생의 행동에 대해 "왜 거기서 그러고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며 "형이 돌아올 걸 알고 있었지 않으냐고 밖에는 추측이 안 된다"라고 말했다.

특히 유가족들은 사건 발생 당시 김 씨의 동생이 계속해서 피해자 A 씨를 붙잡고 있는 것이 김 씨의 범행을 도와주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김 씨의 동생을 참고인 조사만 하고 공범으로 보지는 않았다. CCTV 속 동생이 김 씨가 흉기를 꺼내는 것을 말렸다는 점, 사건 당시 주변에 도움을 청했다는 목격자 진술 등이 근거였다.

그러나 CCTV를 본 전문가들의 의견은 조금 달랐다.

이날 방송에서 안시준 중부대학교 사진영상학과 교수는 "처음엔 김 씨가 힘에서 밀리면서 불리한 상황이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김 씨의 동생이 피해자를 뒤에서 잡자 김 씨가 A 씨의 머리카락을 움켜쥔다"고 설명했다.

황민구 법영상분석연구소장도 "피의자의 동생이 피해자를 당기는 장면이 나온다"며 "그때 피의자는 손을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고 봤다.

김 씨의 동생이 A 씨를 붙잡기 시작한 시점으로부터 김 씨가 집중적으로 얼굴을 가격하는 것이 보인다고 황 소장은 설명했다.

유성호 서울대학교 법의학과 교수는 "칼을 든 상대한테는 체격이 큰 의미가 없다"며 "칼에 한 번 찔리게 되면 굉장한 통증 때문에 저항불능의 상태가 된다"고 밝혔다.

프로파일러 출신인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본인 진술에서는 말리기 위해서였다고 할진 모르겠지만, 객관적인 모습을 볼 땐 말리려면 공격하는 자, 제지의 의미와 효과가 있는 자에게 제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막상 아주 참혹하게 흉기를 휘두르자 그때부터는 동생이 적극적으로 뜯어말린 것 같은데, 그 전까지의 정황이 설명이 안 된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동생은 아마도 형의 폭력적인 행위에 피해 경험들이 누적돼 형을 무서워했을 수 있다"며 "처음에는 피해자를 죽이기 위해서였다기보다는 마치 형을 도와주는 것처럼 피해자 팔을 잠깐 잡았을 수는 있다"고 분석했다.

피의자 김 씨 가족 측은 우울증 진단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이에 김 씨는 지난 22일 충남 공주의 국립법무병원 치료 감호소로 이송돼 정신감정을 받고 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
(moon@ytnplus.co.kr)
[사진 출처= 뉴시스, SBS '궁금한 이야기Y' 방송화면 캡처]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