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딛고 수능 만점 “나는 모태솔로, 진짜로 학원이나 과외 없었어요”

백혈병 딛고 수능 만점 “나는 모태솔로, 진짜로 학원이나 과외 없었어요”

2018.12.06. 오후 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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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 딛고 수능 만점 “나는 모태솔로, 진짜로 학원이나 과외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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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8년 12월 6일 (목요일)
■ 대담 : 김지명 서울 선덕고등학교 3학년



백혈병 딛고 수능 만점 “나는 모태솔로, 진짜로 학원이나 과외 없었어요”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평가 성적 통지표가 배부됐습니다. ‘역대급 불수능’이라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9명의 만점자가 나왔다고 합니다. 9명의 만점자 가운데 특히 주목받고 있는 한 학생이 있는데요. 초등학교 때 백혈병을 진단받았지만 병을 무사히 이겨내고 수능에서 만점을 받았다고 합니다. 어떤 학생인지, 전화로 만나보겠습니다. 서울 선덕고등학교 3학년 김지명 학생입니다. 안녕하세요?

◆ 김지명 서울 선덕고등학교 3학년(이하 김지명)> 네, 안녕하세요.

◇ 이동형> 우선 축하드릴게요.

◆ 김지명> 감사합니다.

◇ 이동형> 이렇게 만점 받을지 예상했어요?

◆ 김지명> 화학까지는 어느 정도 잘 풀었다고 생각했고, 생명과학 2를 두 문제 정도가 애매해서 그게 걸렸는데, 가채점해 보니까 만점이어서 되게 놀랐습니다.

◇ 이동형> 이번 수능이 굉장히 어려웠다고 하는데, 본인은 시험 치면서 그것을 느꼈습니까?

◆ 김지명> 네, 국어가 평소보다 훨씬 어렵게 나온 것을 느꼈습니다.

◇ 이동형> 그래도 두 문제 정도 빼고는 다 맞췄다는 느낌이 들었군요, 시험이 끝나고 나서는요.

◆ 김지명> 네.

◇ 이동형> 부모님도, 선생님도 무척 좋아하셨을 것 같은데, 특히 부모님이 어떤 말씀을 하셨어요? 만점 받았다고 하니까요.

◆ 김지명> 장하다고 해주시고, 자랑스럽다고 말씀해주셨어요.

◇ 이동형> 백혈병이 언제 발병했던 거죠?

◆ 김지명> 초등학교 6학년 12월 말에 백혈병 진단을 받았었어요.

◇ 이동형> 6학년 때. 항암 치료도 받았을 것 아니에요?

◆ 김지명> 네.

◇ 이동형> 항암 치료 하면서 굉장히 힘들었죠? 어땠어요?

◆ 김지명> 부작용이 되게 심해서 힘들었죠.

◇ 이동형> 어떤 부작용이 있었죠?

◆ 김지명> 탈모라든가, 아니면 속이 울렁거린다거나, 구토를 한다거나...

◇ 이동형> 그런 힘든 상황 속에서도 공부를 계속한 거예요?

◆ 김지명> 네.

◇ 이동형> 공부는 어떤 방식으로 했어요?

◆ 김지명> 인강을 듣고.

◇ 이동형> 인터넷 강의라는 얘기죠?

◆ 김지명> 네, 인터넷 강의. 듣고, 학교 수업도 듣고, 수업에서 들은 것을 다시 복습하고, 또 들을 내용을 예습하면서 공부했어요.

◇ 이동형> 그러면 다른 학원이나 과외라든가, 이런 것은 안 받았나요?

◆ 김지명> 네, 현장 학원이나 과외는 다니지 않았어요.

◇ 이동형> 인터넷 강의 위주로요?

◆ 김지명> 네.

◇ 이동형> 학교에서 공부하고요. 제가 수능 만점 받은 분들 몇 분하고 인터뷰를 했었는데, 수능 만점 말고 예전 학력고사 만점 받은 분하고도 인터뷰했거든요? 그런데 그분들이 학력고사 만점 받고 나서 기자들이 어떻게 공부했냐고 하면 학원이나 과외 안 받았다, 학교 공부만 열심히 했다, 이렇게 답했는데요. 한 20년 지나서 다시 물어보면 그때 거짓말이었어요, 기자들이 그렇게 말하라고 시켰어요, 이렇던데요. 정말로 학원이나 과외 안 받고 인터넷 강의만 들었어요?

◆ 김지명> 네, 진짜예요.

◇ 이동형> 그러면 이렇게 인터넷 강의하고, 학교 수업만 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점수가 나온 비결이 있을까요? 우리 후배 학생들한테 그 비결이 있으면 알려주시죠.

◆ 김지명> 인강이나 현강이나 사실 그게 화면이냐, 아니면 실제 사람이냐 밖에 차이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그냥 자기가 잘 들으면 아예 차이가 0%라고 봐도 무방하거든요? 인강을 현강처럼 학습하면 같은 효과를 낼 수 있고요.

◇ 이동형> 집중도 차이는 없을까요?

◆ 김지명> 집중도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는데, 그것은 스스로가 자기 관리를 잘해야죠.

◇ 이동형> 그런데 흔히 우리가 공부도 체력이라고 말하잖아요? 몸이 안 좋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들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김지명> 힘들었어요. 중학교 때는 힘들었고, 고등학교 때는 다른 애들하고 그렇게 다를 것은 없었는데, 어느 순간에 잠이 조금 부족한 기간이 있어서 그때는 약간 커피라든가, 카페인 같은 것이 들어간 것의 도움을 받았어요.

◇ 이동형> 우리 청취자분들도 질문을 여러 개 주고 있는데요. “문제가 됐던 게 국어 31번이었다고 하는데, 학생은 어땠습니까?” 이렇게 물어봤어요.

◆ 김지명> 국어 31번이 내신으로, 그러니까 물리 1을 선택하지는 않았지만, 내신으로 물리 1을 공부한 적이 있거든요? 31번의 보기 자체가 물리 1의 포섭된 내용은 아니고, 물리 1에서 배우지 않는 내용이기는 한데, 물리 1 인강이나 선생님들이 문제풀이 비법을 알려줄 때 교육과정 외의 것을 가져오는데 그 내용이 교육과정 외의 것이 31번에 나온 것이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제 친구들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물리 1을 많이 배운 애들은 다 쉽게 접근했다고 듣기는 했어요.

◇ 이동형> 그랬군요. 이제 수능 끝났는데, 하고 싶은 일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당장 하고 싶은 일이요.

◆ 김지명> 집에서 영화 보거나 아니면 친구들하고 영화 보러 가고, 막상 수능 끝나고 나서 시간이 많이 남으니까 할 게 없어서 저도 고민 중이에요.

◇ 이동형> 그래요. 지금 아직 어디로 갈지 진로에 대한 결정은 안 했죠?

◆ 김지명> 아마도 서울대 의예과 가 군에 지원할 것 같고, 일단 그것은 큰 변수가 없는 이상 지원할 것 같아요.

◇ 이동형> 의대를 지원하는 이유가 있나요?

◆ 김지명> 주변에서 되게 추천도 많이 하시고, 안정성 그런 것 때문에. 저도 제가 중학교 때 혈액종양내과에서 치료를 받았어요. 백혈병 때문에. 저도 병실에 있으면서 되게 힘들었고, 주변에 병동에 있던 사람들, 환자들도 힘든 모습을 많이 봤거든요. 그런 모습 보고 치료해주고 싶다는 생각 같은 게 들어서 그쪽을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 이동형> 나도 아파봤기 때문에요. “여자친구 있나요?” 이런 질문을 해줬는데요.

◆ 김지명> 저 모태솔로입니다.

◇ 이동형> 모태솔로. 학교는 어때요? 남녀공학 아니었습니까?

◆ 김지명> 아니에요. 여기 남고예요.

◇ 이동형> 중학교 때도 남중 나왔습니까?

◆ 김지명> 중학교 때는 남녀공학이었어요.

◇ 이동형> 중학교 때도 그러면 여자친구 없었어요?

◆ 김지명> 네.

◇ 이동형> 대학교 가서 연애하시면 되겠네요, 이제.

◆ 김지명> 잘 모르겠어요.

◇ 이동형> 여자친구 있으면 좋잖아요?

◆ 김지명> 그건 잘 모르겠어서.

◇ 이동형> 그래요. 아까 체력적으로 조금 힘들다고 했었는데, 쉴 때는 어떤 것을 하면서 쉬었어요?

◆ 김지명> 쉴 때요?

◇ 이동형> 명상을 한다거나, 그냥 아무 생각이 없다거나, 자기만의 쉬는 방법이 있을 거잖아요?

◆ 김지명> 가끔 몰래 스마트폰으로 게임하거나 아니면 입시 커뮤니티 같은 데 들어가서 재밌는 글도 보고, 그런 것 했었죠.

◇ 이동형> 혹시 어머니가 공부를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이런 말씀이 있었나요?

◆ 김지명> 엄마가 인강을 찾는 데 도움을 많이 주시긴 했어요.

◇ 이동형> 흔히들 공부도 재능이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잖아요?

◆ 김지명> 네.

◇ 이동형> 본인도 공부하면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까?

◆ 김지명> 일단 저는 재능이 0%라고 말하기는 그렇고요. 그렇다고 100% 재능도 아니고, 재능과 노력의 결합 같은 거 같아요.

◇ 이동형> 재능도 있었고, 나의 노력도 있었다. 만점 받고 부모님, 혹은 선생님 이외에 생각나는 분, 혹은 고마웠던 분 있습니까?

◆ 김지명> 병원에 아팠을 때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받았는데요. 입원했을 때 치료해주신 주치의 선생님이랑 간호사 선생님들이랑 교수님들이랑 너무 감사드리고, 통원 치료할 때도 다 감사드립니다.

◇ 이동형> 그러면 투병 생활이 꽤 길었겠네요?

◆ 김지명> 3년이요.

◇ 이동형> 지금은 어때요?

◆ 김지명> 지금은 완치됐어요.

◇ 이동형> 다행이네요. 이제 스무 살 성인이 되잖아요? 어떤 어른이 되고 싶습니까?

◆ 김지명> 제가 많이 생각을 안 해봤는데요. 그냥 제가 만약에 의사를 하게 된다면, 제가 이 치료 과정을 쭉 따라올 수 있었던 것도 치료해주셨던 분들이 저에게 치료 과정을 그대로 따라가면 완치될 수 있다는 믿음을 주셨기 때문에 환자한테 믿음을 줄 수 있고, 치료를 조금이라도 이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 이동형> 그래요. 알겠습니다. 우리 학생이 이야기한 것처럼 좋은 의사 되기를 바랄게요. 오늘 인터뷰 여기서 마칠게요.

◆ 김지명> 네, 감사합니다.

◇ 이동형> 지금까지 서울 선덕고등학교 3학년 김지명 학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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