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뉴스-더사건] 극단 치닫는 '카풀 갈등'...국회 앞 '분신'

[더뉴스-더사건] 극단 치닫는 '카풀 갈등'...국회 앞 '분신'

2018.12.11. 오후 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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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노종면 앵커, 박상연 앵커
■ 출연: 권일용 / 프로파일러, 김대근 / YTN 사회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청각장애인 자막 방송 속기록을 바탕으로 작성된 내용이라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매주 화요일 주목할 만한 사건 사고를 좀 더 깊이 들여다보는 더사건 시간입니다. 오늘은 국내 프로파일러 1호이자 전 경찰청장 범죄행동분석팀장이신 권일용 동국대 경찰사법대학원 교수 그리고 YTN 사회부 김대근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두 분 안녕하십니까?

먼저 김 기자께 물어보죠. 어제 있었던 불행한 사건인데요. 카카오 카풀 반대, 이걸 주장하면서 분신하신 분이 있어요. 일단 먼저 이 사건의 배경이 됐던 카카오 카풀, 이게 뭡니까?

[김대근]
참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 배경이 됐던 게 바로 카카오 카풀이었습니다. 이게 뭐냐 하면 쉽게 얘기하면 출퇴근 시간에 차량을 공유하는 서비스다, 이렇게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러니까 차량을 갖고 있는 사람이 돈을 받고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을 태워줄 수 있다, 이렇게 이해를 하시면 되겠는데 돈을 받을 수 있다는 게 핵심이겠습니다. 그래서 요금 같은 경우에는 택시요금의 70~80% 정도 수준이라고 합니다.

더 저렴한 거고요. 다만 운행 횟수 같은 경우에는 좀 제한을 뒀는데요. 하루 2회로 제한을 했습니다. 다만 출퇴근 시간은 물론이고요. 오후에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지금까지는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지금 시범 운영하고 있는 그런 상황인데 지금까지는 그런 상황이고 이에 대해서 택시 업계에서는 택시기사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서비스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카카오 모빌리티에서 하는 사업인데요, 이 카풀 서비스가요. 그런데 여기에서 승인한 운전자가 지금 5만 명을 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 택시업계에서 얘기하기로는 택시 등록 대수가 7만 대 정도라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이 서비스를 개시하게 되면 택시 산업 같은 경우에는 붕괴될 것이다, 이렇게 우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말만 카풀이지 그 카풀 운전자 역할을 할 수 있는 분들이 5만 명이나 된다는 얘기로 이해될 수도 있겠군요.

[김대근]
지금 시범 서비스 기간인데 5만 명이다 그러면 앞으로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죠.

[앵커]
이 카풀에 반대하던 50대 기사가 국회 앞에서 분신을 했다는 뉴스, 저희가 계속해서 전해 드렸었는데 그 분신한 택시기사는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분이셨던 건가요?

[김대근]
이 숨진 택시기사 같은 경우에는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조합원인데요. 이 카풀에 반대하는, 카카오카풀에 반대하는 택시기사들의 집회가 지난 10월과 11월에도 열렸습니다. 그런데 이 두 집회 모두 참여를 했다고 하고요. 그리고 동료들에게도 카풀에 반대하는 입장 그리고 우려하는 입장을 많이 피력했던 것으로, 그렇게 전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카카오 카풀을 막기 위해서 내가 희생해야겠다, 이렇게 얘기하기도 했고요. 그리고 분신이라도 해야겠다, 이렇게 말한 것으로, 동료들에게. 그렇게 전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교수님, 이런 얘기를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그냥 할 수 있는 얘기일 수도 있겠죠. 그런데 결행을 했어요. 그러니까 주변에다가 본인이 결행할 일을 미리 얘기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 어떤 점을 짚어볼 수 있을까요?

[권일용]
이 사건 자체가 워낙 가슴 아픈 사건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자기가 분신이라는 표현을 직접적인 단어로 활용을 하면서까지 주변 사람들한테 표현한 것을 보면 어떤 강력한 메시지의 전달 행동이다, 이렇게 볼 수 있겠는데요. 극단적 선택을 한다는 것이 사실은 굉장한 무력감에서 비롯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런 강력한 의사 전달을 했으니 그 갈등관계를 깊게 만든 당사자들은 책임을 져라라고 하는 이런 경고의 메시지로 우리가 해석을 해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그리고 유서도 공개가 됐습니다. 그 내용을 한번 짚어볼까요.

[김대근]
일단 요약을 해 보자면 열악한 환경에 있는 택시기사들을 위해서 정부가 나서달라. 그리고 이 부분이 좀 많이 충격을 주는 부분이기도 한데 시신은 카카오 본사 앞에 안치해 달라, 이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를 해 보자면 국회가 나서서 불법 카풀 서비스를 중단해 달라. 그리고 한국노총 같은 경우에는 카풀이 무산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해 달라 이렇게 요구하는 취지의 내용이 있었고요.

유서 마지막 부분에 카풀이 제지되는 날까지 시신을 카카오 본사 앞에 안치해 주시기 바란다, 이렇게 적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눈에 띄는 부분이 운전사 같은 경우에는 12시간을 근무해도 5시간 근무로만 인정해 준다, 이게 어디 하소연할 데가 없어서 그런 거다, 그러면서 이번 기회에 택시근로자들이 제대로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날이 되기를 바라며 이 한몸 내던져 본다, 이런 내용이 들어 있었다고 합니다.

[앵커]
교수님, 지금 김 기자가 짚어준 대로 시신을 해결될 때까지 공개적으로 안치해라. 그리고 여러 가지 사람답게 살고 싶었다, 하소연하고 싶었다, 이런 얘기들을 하는데 이거 이외에 주목할 만한 부분이 있습니까?

[권일용]
특별히 다른 내용은 없습니다마는 사실 이분이 이런 극단적인 결정을 하게 된 배경이 지금 이 단어 속에 다 나왔다고 생각을 합니다. 하소연할 곳이 없고 또 자기가 이런 극단적인 방법이 아니고서는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고 하는 아주 무력감이죠. 뭔가 벗어나고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절박하게 중단되거나 차단되어 있다고 하는 이런 심정이 잘 드러나 있는 것으로 보고요.

그런 속에서 오랫동안 지속돼 왔던 자기 삶에 대한 어려움이나 고통이 이 유서를 통해서 잘 전달이 되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그런데 유서를 보내는 대상이 특정돼 있지 않습니까? 여당 대표도 있고.

[권일용]
그렇습니다. 자기 본인께서 의사표현을 할 때 최소한 전파력, 소위 어떤 식으로 이 유서가 전달될 것이냐. 정말 내가 죽음을 각오하고라도 쓴 글들이 그냥 묻혀지거나 사장되지 않기 위해서 그런 장치들을 한 것이다, 이렇게 보겠습니다.

[앵커]
분신을 막을 수는 없었을까 이런 생각도 드는데 경찰이 10분 전에 제보가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김대근]
많은 분들이 그런 안타까운 마음에 이 분신을 막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런 생각을 하시고 계실 텐데 말씀하신 것처럼 사고 10분 전에 경찰에 택시기사가 분신을 하려고 한다, 이런 제보가 들어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경찰이 국회 정문 앞으로 서행하는 택시를 발견하고 세우고서 검문을 했는데 조수석 쪽에 휘발유통 같은 게 보였고요.

그리고 기름 냄새도 바깥까지 많이 퍼져나오는 그런 상태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경찰이 검문을 하려고 했는데 택시가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는 거죠. 그래서 한 500m 정도 달려서 이제 신호 때문에 멈춰섰는데 이때 연기가 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안에서 인화성 물질을 뿌리고 불을 지른 것으로 보이는데 이후에 경찰이 그 운전자를 꺼내서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안타깝게 숨지고 말았습니다.

[앵커]
교수님, 이게 막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보시는지요?

[권일용]
그렇습니다. 사실 현실적으로 제보만 가지고 어떤 형태의 문제가 일어날지 예상한다는 것은 사실 어려운 부분들이 있죠. 그러나 적절하게 잘 대처는 됐습니다마는 안타깝게도 그것을 충분히 좀 사전에 파악을 하고 접근을 했다면 조금 더 적극적으로 택시를 제지하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10분 사이에 저분이 어떤 이유로 또 어느 정도의 의지를 가지고 무슨 일을 벌일지 전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권일용]
그렇죠. 사실 현실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앵커]
경찰이 출동을 안 했으면 모를까, 현장에 있었지만 막지 못했다는 거죠. 조금 전에 김대근 기자가 카풀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셨는데 쟁점이 되는 부분이 있고 사업 전반에 다 걸쳐져 있는 것 같아요.

[김대근]
그렇습니다.

[앵커]
접점을 찾을 부분도 있습니까?

[김대근]
지금 계속 논의 중인데 그 부분을 짚어보겠습니다. 일단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출퇴근 시간에 개인 자가용 운전자와 그리고 탑승자를 연결해 주는 서비스다, 이렇게 이해를 하시면 되고요. 그래서 이 사업을 진행 중인 카카오 측에서는 택시 호출이 잘 안 된다, 그러니까 수급 불균형이 있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반면에 택시업계는 처음에 설명드린 것처럼 이 서비스가 시행되면 택시업계가 고사할 것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고요. 그리고 또 하나는 운전자 자격을 어떻게 검증할 것이냐, 이런 문제 제기도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부분이 그렇다면 이 서비스를 어느 시간대에 운행할 수 있도록, 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냐. 하루에 어느 시간대에 운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냐 이것도 중요한 쟁점인데 일단 지금 우리나라 법에 따르면 출퇴근과 그리고 천재지변, 교육 목적, 해당 지자체장의 허가를 받은 경우에는 카풀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출퇴근 시간이 언제냐, 이게 불명확하다는 거죠. 그래서 택시업계 같은 경우에는 아예 법에서 이 조항을 삭제를 해야 된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지금 현재 민주당에서 택시 카풀 TF를 만들고 택시업계와 그리고 카카오 측 양측을 조율하고 있는 그런 상황인데 이게 아직은 잘 안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여기서 논의되고 있는 안이 오전 7시에서 9시 그리고 오후 6시에서 8시. 그러니까 진짜 출퇴근 시간이라고 볼 수 있는 이 시간대에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자. 이런 얘기도 있고요. 그리고 24시간 운행할 수 있게 해 줘야 된다, 이런 주장도 있어서 아직은 뭔가 정리된 합의안이 나온 상태는 아닙니다.

[앵커]
교수님, 지금 김 기자 얘기대로 민주당에서 이런 관련 TF를 만들어서 논의는 해 왔단 말이에요. 그런데 공교롭게도 얼마 전에 시범 서비스가 시작이 됐어요. 이런 상황들이 지금 희생된 분 입장에서는 뭔가 자극제가 됐을 수 있습니까?

[권일용]
상당히 영향을 많이 줬다고 봐야겠죠. 아무래도 그 문제 자체가 자기가 그동안 겪어왔던 생계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걸 통해서 정말 자기가 갖고 있는 이런 강력한 의사를 전달하다 보니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지 않았는가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지금 계속해서 논의가 진행 중인데 얘기는 분분합니다. 어쩔 수 없는 시대의 변화다, 이런 얘기도 있고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다 이런 목소리도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권일용]
이게 이런 일들이 점차 나타나는 배경이 우리가 편리함을 추구하는 사회가 되다 보니까 좀 더 편리하고 좀 더 우리가 서로 간에 갈등보다는 편안함을 유지하기 위해서 자꾸 이런 것들이 발전하게 되는데요.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이런 시대 변화나 이런 시스템들이 구축이 되는 것이 그렇게 나쁜 점만 있는 것은 아니죠. 다만 그것이 서로 간에 배려라든지 이런 논의가 없이 진행된다면 계층 간에 결과적으로 어떤 분노나 갈등만 형성되게 만드는 원인이 되지 않겠나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적어도 이분의 죽음은 사회적인 논의를 해라. 그래서 해법을 도출해 달라 이런 요구로도 해석할 수 있을 텐데요. 지금 시범 서비스는 하고 있는 거고 그리고 또 정식 오픈일도 정해져 있죠?

[김대근]
카카오 모빌리티에서 이 사업을 진행하는데 7일부터 시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그리고 17일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이런 사건이 벌어지면서 카카오 모빌리티 측에서도 애도를 표하고요. 고인의 명복을 빌었습니다.

그리고 17일로 예정된 카풀 정식 서비스 시기도 재검토하는 그런 방안에 대해서 얘기를 했는데 입장 자료를 발표하고 정식 서비스 개시 일정을 포함해서 카카오 카풀 서비스와 관련된 여러 현안들에 대해서 정부, 국회 이런 관계기관과 그리고 택시업계와 같이 논의하겠다 이런 입장을 밝혔습니다.

[앵커]
사실상 17일 오픈 일정을 재검토하겠다는...

[김대근]
그렇게 해석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이런 논란이 있을 때마다 해외의 경우는 어떤지 이런 걸 항상 들여다보곤 하는데 승차 공유 논란에 대해서 중재안에 나선 다른 나라들은 어떤 방법을 쓰고 있나요?

[김대근]
일본, 핀란드, 이집트 이런 나라들도 차량 공유 서비스와 관련해서 좀 논란이 있었고 정부에서 중재에 나서고 이런 상황들이 있었는데요. 일본 같은 경우에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자가용으로 손님을 돈을 받고 운송하는 서비스가 법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걸 국토교통성에서 허용을 했는데 이때 조건으로 걸었던 게 뭐냐 하면 이용 요금 대신에 운전자에게 기름값이라든가 통행료라든지 이걸 임의로 지급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앵커]
안 내도 그만이고요?

[김대근]
그러니까 원하는 만큼 낼 수 있도록 했다는 거죠. 그런 방안을 쓰고 있고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카풀 서비스가 택시보다 요금이 아까 20~30% 정도 저렴하다고 말씀드렸는데 일본에서는 이용요금 대신에 다른 방법을 찾은 거죠. 그리고 이집트 같은 경우에는 승차 공유 업체들이 허가증을 받아야 되는데요. 이 허가증을 받을 때 19억 정도를 내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걸 5년에 한 번씩 갱신하게 했다고 하는데 이런 방안이 진입장벽을 높인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앵커]
핀란드에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던 모양이에요.

[김대근]
핀란드 같은 경우는 공유차량 운전자가 되고 싶으면 정부가 발급한 택시 운전면허를 취득하면 되고요. 그리고 기존 택시사업자들의 반발을 고려해서 택시요금도 택시사업자들이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게 해 줬습니다.

[앵커]
당장 3차 집회, 택시업계의 3차 집회가 20일로 예정돼 있지 않습니까?

[김대근]
그렇습니다.

[앵커]
예정대로 열리는 건가요?

[김대근]
지금 분위기로 봐서는 굉장히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 일단 오늘 택시업계 관계자들이 모여서 회의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정부의 대책을 촉구하고 대규모 집회와 천막농성을 하는 방안들이 논의가 됐는데요. 일단 구체적인 방안을 보면 카카오에서 만든 애플리케이션이죠. 택시를 호출하는 애플리케이션 카카오T의 택시 호출을 거부하는 방안도 논의가 되고요.

전국의 소속 택시기사들에게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을 삭제하고 호출을 거부하는 방침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내일부터는 천막농성을 시작하는데 서울 여의도 근처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하고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20일에는 국회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입니다.

[앵커]
국회에 법 개정 압박을 하는 건가요?

[김대근]
그렇습니다. 앞서 10월과 11월에도 대규모 집회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반발의 정도가 더 거세지 않을까 예상되고 있습니다.

[앵커]
얘기를 좀 바꿔보겠습니다.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이 투신하는 사건이 지난주에 있었습니다. 먼저 투신에 이르기까지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김 기자가 정리를 해 주시죠.

[김대근]
일단 사건의 시작은 지난 7월달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겠습니다. 지난 7월에 국방부 사이버댓글 TF의 발표가 있었는데요. 그러니까 이명박 정부 시절에 군이 사이버 댓글을 달았다, 사이버 공작을 했다, 이런 논란이 있었고 이와 관련해서 그 TF에서 조사 내용을 발표하는 그런 자리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추가적인 내용이 발표됐는데 기무사가 세월호 사고 직후 6개월 동안 TF를 운영하면서 조직적으로 사찰을 했다, 이런 내용까지 발표가 됐던 겁니다. 그래서 이후에 수사단이 또 꾸려졌고요. 국방부 특별수사단이 수사 결과를 11월달에 발표를 했는데 이 당시에 기무사 요원들이 세월호 유가족들이 머물렀던 실종자 가족들이 머물렀던 진도 체육관에서 가족 개개인의 성향이나 가족관계, 음주 실태, 이런 걸 파악했고 단원고 학생을 사찰하기도 했다. 그리고 정치 성향, 가족들의 직업 이런 것까지 파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발표를 했거든요.

그 결과 수사의 칼날이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으로까지 향했습니다. 그래서 지난달 27일이었죠. 그때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서 나왔고 이때 포토라인 앞에 서는 모습이 보도됐고요. 그리고 지난 3일에는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는데 이때 수갑을 찬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이후에 영장이 기각됐는데 영장이 기각되고 4일 만에 투신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앵커]
지금 상황을 압축해 줬는데 권 교수님 보시기에 이런 일련의 과정 속에 자살, 투신을 결행하게 한 징후, 이런 것들이 보입니까?

[권일용]
지금 구체적으로 그런 징후들을 나타내는 언어나 표현들은 많지는 않습니다. 다만 본인이 아마도 주관적으로 판단할 때는 정말 강직하게 국가를 위해서 자기가 헌신했다고 생각을 하지만 조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너무나 다른 방향으로 전개가 될 때는 사실은 상황을 판단하기 어려운 일종의 공황상태처럼 심리적으로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점차 이 일들이 진행되면서 재판도 진행이 되고 하는 과정에서 현실감이 느껴지면서 아마도 이 현실감은 또 다른 무력감이나 개인이 스스로 느끼는 분노, 이런 것들로 연결이 되어서 자기로 향한 공격에 극단적인 선택으로 나타나지 않았겠는가.

[앵커]
27일, 그러니까 지난달 27일에 포토라인에 섰을 때 이재수 전 사령관이 한 발언이 있지 않습니까? 그때 발언에서 혹시 어떤 징후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의심이 들더라고요. 그때의 녹취를 듣고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이재수 / 前 기무사령관 (지난 3일) : 우리 군인들에게는 '모든 공은 부하에게 책임은 나에게'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게 지금 제 생각입니다. (한 점 부끄럼 없다는 입장 변함없으십니까?) 그렇습니다.]

[앵커]
저런 발언, 저런 입장이었다가 또 나중에는 수갑 찬 모습까지 보였어요. 그런 데서 모욕감 같은 걸 느꼈을까요?

[권일용]
모욕감은 주관적으로는 상당히 크게 느꼈을 가능성이 높고요. 특히 방금 나온 진술을 보면 뭔가 책임질 문제가 있는 것처럼 표현을 합니다. 그런데 더 문제가 되는 것은 그런 책임에 대해서는 어떠한 내용도 밝혀지지 않고 있거든요. 그런 걸 보면 아마도 책임을 지는 상황에 대해서는 내가 극단적인 선택도 할 수 있다는 암시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도 해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유서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없었을까요?

[권일용]
이분이 남긴 유서를 보면 상당히 자기 개인적인 의사표현을 하는 내용들은 거의 나타나지 않습니다. 대부분 모처럼 여러 비즈니스가 일어났는데 그분들한테 미안하다, 또 여러 사람들에게 미안하고 결정을 해 준 판사에게도 고맙다, 또 검찰 수사가 잘 됐으면 좋겠다, 이렇게 자신을 둘러싼 외부 상황에 대한 내용들만 다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이런 걸로 봐서는 자신보다는 외부 상황에 대한 상황이 내가 어떤 결정을 하는 데 영향을 많이 줬다 이렇게 볼 수 있겠고요. 특히 자존감이라든지 단호하지만 타인에 대한 그나마 배려감이 높은 성격이지 않겠는가,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타인에 대한 배려가 많은 성격이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이재수 전 사령관은 어떤 사람이었는지 조금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요.

[김대근]
이재수 전 사령관 같은 경우에는 일단 박지만 EG그룹 회장의 절친이다, 이렇게 알려지기도 합니다.

[앵커]
마지막에 만났다고 하더군요.

[김대근]
검찰 수사를 받고 그리고 영장이 기각된 이후에도 만나서 식사를 했다, 이런 얘기가 전해지기도 했고요? 그리고 이게 꼬리표처럼 따라붙어서 2014년도에 좌천성 인사를 당하게 됐는데 그게 박지만 EG그룹 회장과의 친분 때문이다, 이런 얘기도 있기도 했고요.

[앵커]
이른바 국정농단 세력으로부터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 이런 얘기죠?

[김대근]
그런 평가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재수 전 사령관 같은 경우에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10월에 기무사령관에 임명이 됐고요. 그리고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2014년 10월 육군 3군사령부 부사령관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 전역을 하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좌천성 인사다 이런 이야기가 나왔던 거고요.

[앵커]
세월호 사건이 터졌던 2014년 4월부터는 기무사령관직을 유지하다가 그해 10월에 바뀌었다는 거죠?

[김대근]
그래서 지금 혐의를 보면 2014년 4월부터 7월까지 지방선거 재보궐선거 등을 앞두고 당시 세월호 참사로 인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여당의 지지율이 많이 떨어졌는데 이 지지율을 관리하기 위해서 기무사 대원들을 투입해서 세월호 유가족의 동향을 살핀다든가 이런 사찰을 한 혐의를 받고 있었고 이런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앵커]
교수님, 유가족이 유서를 공개했잖아요, 원본을. 이런 경우가 자주 있습니까?

[권일용]
흔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다만 지금 이 일이 왜 벌어졌는지 유가족들도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을 것으로 생각되고요. 그 문제의 원인에 대해서 갈등 문제가 지금 내가 책임질 것이 무엇인가 하는 저항하는 메시지로 해석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니까 가족들 입장에서는 억울함을 전달, 표현하는 방식의 일환으로 공개하지 않았는가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앵커]
이례적이긴 하지만 그런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보시는 거고요. 유서가 하나 더 있다는 얘기가 있던데요.

[김대근]
이걸 유서라고 불러야 될지는 정확히 고민을 해 봐야 될 텐데 한 언론을 통해서 공개가 된 내용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변호인 측에서 공개했던 이재수 전 사령관의 유서 외에 측근에게 남긴 글이 있다 이러면서 한 언론에서 보도한 내용인데요.

그 제목을 보면 세월호 관련 수사 개시 이후 개인적 소회 그리고 세월호 민간 사찰 의혹이 성립될 수 없는 이유, 이런 제목의 글을 측근에게 남겼다고 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유서라고 공개된 것에는 안 들어 있는 그런 내용인 거죠?

[김대근]
그런데 내용을 보면 일부 또 겹치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대략적으로 보면 일단 세월호 사고 당시 현장에서는 이게 동일한 공간에서 모든 정보가 공유가 되고 있었다.

[앵커]
다른 정보요원들하고?

[김대근]
네. 그리고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 해경이라든가 이런 정부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이라든가 이게 모두 공개된 장소에서 함께 있으면서 말이 오갔기 때문에 이게 사찰이라는 건 왜곡된 거다, 의도적으로 정보를 수집했다는 건 왜곡된 거다, 이렇게 주장을 했고요. 그리고 사령관으로 재임하던 중에 대통령 독대는 물론이고 대면보고도 하지 않았다, 이런 주장이 있었고. 그리고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박근혜 전 대통령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과 고교 동창이고 그리고 육사 동기인데요.

그리고 절친한 사이다 이렇게 알려졌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런 이유로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서 세월호 참사 당시에 현장에서는 모든 정부기관들이 다 활동했는데 기무사 활동만 문제 삼는 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 이런 주장이 담겨 있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요약을 하면 그 당시에 정보수집활동은 일상적인 정보기관으로서의 활동이지 범죄가 되는 사찰은 아니었다는 주장이었군요?

[김대근]
그런 주장으로 해석됩니다. 그리고 또 예를 들면 본인의 아내 같은 경우에도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는데, 고교 교사인데 세월호와 동일한 코스로 수학여행을 인솔해 다니는 고교 교사다, 본인도 유가족들의 아픔을 많이 이해하고 있다, 이런 내용도 들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사례가 적지는 않습니다. 주목받는 이슈에서 이런 경우들이 종종 있어 왔는데 이런 사건이 일어나고 나면 진행되는 수사에 영향이 있는 겁니까?

[권일용]
아마 여러모로 영향은 미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핵심 당사자이기 때문에 당사자의 진술이 가장 중요한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확보할 수 없는 상황이 되니까 이런 경우에는 향후에 보다 더 광범위한 참고인 조사를 통해서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한 노력들이 진행돼야 한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앞으로 수사 전망, 어떻게 할 수 있어요?

[김대근]
일단 여론을 짚어봤으면 좋겠는데 여론 같은 경우에는 검찰이 과잉 수사한 거 아니냐, 또는 거물에 대한 망신 주기, 표적 수사 아니냐 이런 목소리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아까 교수님이 말씀했던 것처럼 수갑을 차고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가는 모습 같은 것들이 좀 본인에게 망신이라고 생각되는 거 아니냐. 그런 주장도 있고 그런데 한편에서는 세월호 유가족 등 민간인을 사찰한 혐의를 받던 인물이었는데 지금 사건 이후에 다르게 평가하는 건 문제 아니냐는 지적도 있거든요.

그래서 일단 검찰 같은 경우에는 피의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수사의 절차나 정당성을 문제 삼는 여론이 많이 불까 봐 의식을 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으로 보이고요. 그래서 앞으로는 이런 분위기를 의식하고 수사를 진행되지 않을까 이런 분석도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사건 이후에 바로 입장을 내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에는 따로 접촉하지 않았고 일정 조율도 하지 않았다, 이런 입장을 밝히기도 했거든요. 그러니까 일단 좀 피의자가 사망한 만큼, 숨진 만큼 신중하게 분위기를 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어떻게 수사가 진행될지 모르겠지만 권 교수님 말씀대로 핵심 피의자가 사망했기 때문에 수사 차질은 불가피할 것 같습니다. 오늘 여기서 마무리하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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