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포토라인 무시하고 '친정' 앞 회견 강행

檢 포토라인 무시하고 '친정' 앞 회견 강행

2019.01.11. 오후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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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친정 격인 대법원 앞 회견을 고집했습니다.

사법부 수장 출신으로 검찰 포토라인에 서는 것은 피했을지 모르지만 의도한 만큼 효과를 거뒀는지는 미지수입니다.

김대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친정으로 여기는 대법원 앞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맞은 것은 구속하라는 구호였습니다.

정문 위아래로 양 전 원장의 구속과 사죄를 촉구하는 팻말을 든 사람들로 막혀 대법원 청사도 화면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법원 공무원 노조원 60여 명이 이른 아침부터 정문 앞을 가로막은 겁니다.

양 전 대법원장은 굳은 표정으로 회견을 이어나갔지만, 거센 함성과 구호에 발언이 묻히기도 했습니다.

[양승태 / 前 대법원장 : 검찰 수사 전에 법원에 들렸다 가고 싶은... (기자회견 그만두고!)]

양 전 대법원장은 경찰이 마련해준 철제 폴리스 안에서 반대 시위자들에게 둘러싸인 채 5분 만에 회견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지난해 6월 성남 자택 앞 유치원 회견 당시 여유 있었던 표정과 달리, 이번 회견에는 줄곧 어두운 표정을 유지했습니다.

전날 양 전 대법원장 측이 대법원을 둘러보기까지 했지만, 정작 대법원에는 어떤 요청도 하지 않아 예상됐던 결과입니다.

검찰 수사 이후 법원 재판을 염두에 두고 후배 판사들의 마음을 움직이려 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왔습니다.

[양승태 / 前 대법원장 : 절대 다수의 법관들은 국민 여러분에게 헌신하는 마음으로 사명감을 갖고 성실하게 일하고 있음을 굽어 살펴주시기를...]

전임 사법부 수장의 일방적인 회견으로 출근길이 늦어진 김명수 대법원장은 국민께 미안하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김명수 / 대법원장 : 일단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이외에 다른 말씀을 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검찰에 소환되며 검찰 포토라인은 그냥 지나쳤을지 모르지만, 친정인 대법원 앞 회견 강행은 사법부 수장을 떠난 뒤에도 아직도 제왕적인 태도란 지적도 나옵니다.

YTN 김대겸[kimdk102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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