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그 장난감 받지 마"...완구업계 대통령의 갑질

단독 "그 장난감 받지 마"...완구업계 대통령의 갑질

2019.02.11. 오전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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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YTN 단독 보도, 오늘은 완구업계 대통령으로 알려진 손오공이 영향력을 이용해 신생 회사를 파산 지경까지 몰고 갔다는 갑질 의혹을 고발합니다.

손오공 측이 시장 진입을 막으려고 유통업체 등에 압력을 행사하면서 젊은 사업가의 꿈은 무참히 짓밟혔습니다.

김우준 기자입니다.

[기자]
정부 지원을 받아 지난 2016년, 어린이 완구 스타트업에 뛰어든 이 모 씨.

1년 넘는 연구 끝에 변신 장난감 '듀얼비스트카'를 출시했습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이 씨는 완구업계 1위 손오공의 극심한 견제에 시달렸습니다.

[이 모 씨 / 완구업체 대표 : 아무래도 신제품이다 보니까 많은 기대가 있었는데, 진입하고 난 다음에는 영업방해로 인해서 굉장히 분위기가 많이 어두워졌고요.]

압박은 전방위적이었습니다.

손오공 측은 판로 개척에 가장 중요한 어린이 방송국에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이 씨의 장난감을 주인공으로 한 만화영화 '듀얼비스트카'를 방영하지 못하도록 막은 겁니다.

[A 방송사 관계자 : (손오공이) '듀비카' 틀면은 광고 아예 안주고 다 빼버린다고 했어요.]

방송사 측은 최대 광고주 가운데 하나인 손오공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B 방송사 관계자 : (듀얼비스트카) 광고 걸지 마라. 광고비를 줄이겠다. 이런 식으로….]

손오공은 또, 유통 총판에도 압력을 가했습니다.

[유통 총판 관계자 : 손오공에서 연락이 왔는데, 저기 하는 데는(듀얼비스트카) 유통자제를 해달라고 연락이 왔다고 그러더라고.]

손오공의 갑질에 공정 경쟁은 애초 불가능했습니다.

결국, 이 씨는 20억 원 가까이 손해를 입었고, 현재는 파산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에 대해 당시 손오공 관계자인 A 씨는 이 씨가 먼저 특허를 침해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A 씨 / 당시 손오공 관계자 : '물건 좀 받지 마세요' 이런 류의 뉘앙스의 이야기는 할 수 있다고 난 생각을 해요. 그리고 그게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하지만 시장 장악력을 앞세워 부당하게 경쟁사를 배제한 손오공의 영업 활동은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는 지적입니다.

[정성훈 / 변호사 :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서 특정 사업자에 대한 거래를 거절하게 한다거나, 특정 사업자의 사업 활동을 방해하는 행동이 되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공정거래법상 제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손오공 측은 회사 관계자 A 씨가 이미 퇴사해서 관련 사실을 전혀 모른다며 자신들과 관련 없는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A 씨는 당시 손오공 대표이사의 장남이 새로 차린 어린이 콘텐츠 회사의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YTN 김우준[kimwj022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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