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CCTV 녹화장치 바꿔치기 정황"

"세월호 CCTV 녹화장치 바꿔치기 정황"

2019.03.28. 오후 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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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박석원 앵커
■ 출연 : 차유정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앞두고 있지만 명확한 진상규명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세월호 CCTV 녹화장치가 바뀌었다는 정황. 이 사건 취재한 차유정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일단 바뀌었다고 의혹이 제기된 CCTV 녹화 장치부터 어떤 장치인기 설명을 해 주시죠.

[기자]
세월호 선내에는 모두 64개의 CCTV가 곳곳에 달려 있었습니다. 쉽게 말해 CCTV 영상들을 저장하는 이른바 기록장치, 한꺼번에 저장하는 기록장치로 보시면 되는데요. CCTV가 워낙 선내 곳곳에 달려 있다 보니까 이 저장장치가 세월호 침몰의 원인과 구조 과정을 밝힐 핵심 증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장치는 참사 이후 약 두 달이 지난 6월 22일에 해군에 의해서 비로소 수거가 됐습니다.

[앵커]
두 달 뒤에, 그러니까 조금 뒤늦게 수거된 것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는데 여기에 또 조작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가 됐거든요. 어떤 내용이었죠?

[기자]
그 경위를 먼저 말씀드리면 22일에 해군이 수거한 걸 해경이 넘겨받았고 이틀 뒤인 6월 24일에 검찰이 제출을 받습니다. 그런데 검찰이 복원을 했는데 딱 침몰, 정확히 3분여 전까지의 영상 기록만 남아있던 것이었습니다. 세월호 침몰 발생 시각이 오전 8시 49분 48초로 지금 기록돼 있는데요. 영상 마지막 녹화 시간이 딱 8시 46분. 3분 전입니다. 침몰 직전까지 영상이 남아 있는 것도 석연치 않은데 기록과 불일치하는 생존자들의 증언도 나왔습니다. 세월호가 이미 기울었던 오전 9시 반쯤에 CCTV 화면을 봤다는 생존자들의 증언이 나왔는데요. 녹화장치는 CCTV 영상을 그대로 기록하는 거라서 실제 CCTV가 그때도 작동됐다면 녹화 장치 기록도 남아있어야 하는 겁니다. 하지만 그 8시 46분까지만 기록이 남아있죠. 현재까지 조작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었습니다.

[앵커]
이게 사실 침몰 전까지의 영상이라고 하지만 물에 잠기기 직전, 배가 기울기 시작한 이후부터는 영상이 없기 때문에 물에 잠겨서라고 의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인데요. 이런 가운데 검찰이 확보한 이 CCTV 장치와 또 해군이 수거한 장치가 다르다는 정황이 포착됐다고요?

[기자]
오늘 발표된 내용인데요. 쉽게 말해서 바꿔치기됐을 수도 있다는 정황이 발견된 겁니다. 조사위가 검찰에 제출된 장치와 해군이 직접 수거했을 때 촬영한 장치가 다른 장치로 의심된다, 이런 정황이 오늘 핵심 발표 내용인데요. 핵심 증거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저 녹화장치 손잡이 부분이 좀 다른데요. 이게 지금 오른쪽에 있는 게 수중에서 찍은 건데 오른쪽에 손잡이에 원래 고무가 달려 있었는데 없습니다. 그런데 사진은 솔직히 잘 보이지 않는데 왼쪽에는 회색으로 고무패킹이 살짝 보입니다. 그러니까 수중 영상에는 없던 것이 검찰이 확보한 거에는 지금 있는 그런 상황이 됐고요. 잠금장치도 이제 또 핵심 증거로 오늘 나왔는데요. 수중 영상에서는 닫힌 상태였는데 검찰이 받은 건 잠금 해제 상태인 데다 내부 잠금 걸쇠도 부러져 있습니다. 지금 영상을 보시면 오른쪽에 나와 있는 게 수중 영상인데요. 이때는 잠겨 있었는데 나중에는 잠금 상태가 해제돼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검찰이 확보한 장치 사진은 수중 촬영 뒤 30여 분 뒤에 찍은 것이어서 짧은 시간 내에 이렇게 모양이나 상태가 달라져 있다는 건 의심스럽고 석연치 않은 정황입니다.

[앵커]
고무패킹 같은 경우는 없던 게 생겼기 때문에 어떤 자연적인 유실보다는 인위적인 접촉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는 거고요. 이렇게 장치를 직접 수거해온 또 해군 관계자 진술도 석연치 않다고 하던데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해군 관계자는 3층 안내데스크에서 녹화 장치를 수거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녹화 장치와 여러 선들이 달려 있을 텐데 그걸 묶은 커넥터들을 직접 나사를 분리해서 풀고 나왔다, 이렇게 진술을 했는데요. 하지만 조사 결과 커넥터가 분리된 정황이 없었습니다. 선체를 인양해서 커넥터들을 찾았는데 커넥터들이 아예 발견이 안 된 겁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잠수사들은 중요한 물건을 찾았으면 확보할 때 영상부터 남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런데 이 장치 수거 과정에서 카메라로 한 번도 비추지 않고 배를 빠져나온 창문에서부터 이 장치가 처음 화면에 잡히기 시작하거든요. 이런 정황들이 석연치 않고 앞뒤가 안 맞는 부분이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석연치 않은 부분들이 많이 있는데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조작된 것을 추정해 볼 수 있을까요?

[기자]
특별조사위원회에서는 아주 조심스러워하는 부분인데요. 특별조사위원회 국장이 하나의 가능성을 제기했는데요. 22일 이전에 미리 수거가 된 뒤 그 뒤 녹화 장치 디스크를 확보한 뒤에 작업 장면을 22일에 오히려 수거하는 장면을 연출했다는 의혹도 오늘 나왔습니다. 한번 진상규명 국장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박병우 /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국장 : 그래서 필요에 의해서 사전에 수거를 할 수도 있었겠다, 사전에 수거 해서 포렌식을 진행해서 내용을 살펴봤을 수도 있겠다. 그 데이터들에 손을 댔는지 대지 않았는지까지는 저희는 그 부분까지도 지금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뭔가 국민에게 발표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을 수 있고 그러다 보니 이런연출이 필요했던 것 아닌가...]

[기자]
이렇게 여러 가능성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특별조사위원회가 오늘 긴급하게 중간발표를 한 거거든요. 당시 해군 관계자들이 지금 현역에 근무하고 있어서 증거 인멸의 가능성도 우려돼서 오늘 긴급하게 발표했다고 했고요. 여러 가능성들을 조사해서 최종 조사 결과 때 다시 발표할 예정입니다.

[앵커]
보다 조심스러운 정황 추청인 만큼 더욱더 앞으로 확실한 조사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차유정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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