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호른바흐, 아시아 여성 비하 광고 항의에도 묵묵부답

독일 호른바흐, 아시아 여성 비하 광고 항의에도 묵묵부답

2019.04.15. 오후 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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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호른바흐, 아시아 여성 비하 광고 항의에도 묵묵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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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DIY 기업 호른바흐가 광고에서 아시아 여성을 비하했다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광고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호른바흐 광고가 공개된 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아시아인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광고는 정원에서 땀 흘리며 일한 중년 백인 남성들의 속옷이 진공 포장돼 자동판매기에서 판매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속옷을 구매한 아시아 여성이 냄새를 맡으며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이게 봄 내음이지'라는 카피가 나오고 광고가 마무리된다.

이후 아시아인을 중심으로 '#Ich_wurde_geHORNBACHt'(나는 호른바흐 당했다)라는 해시태그 달기 운동이 펼쳐졌다. 이 해시태그는 '호른바흐'를 '인종차별'의 대체어로 쓸 수 있을 정도로 광고가 명백히 인종차별적이라고 지적하는 뜻이다. 독일 청원 사이트에서 진행된 광고 중지 청원은 지금까지 4만여 명 가까이 서명했다.

그러나 호른바흐는 "오해가 있었으며 광고에 대한 불만을 산 점을 알고 있으나 우리의 의도가 아니었다"라고 유감의 뜻을 밝혔을 뿐 광고를 삭제하거나 공식 사과를 하지 않았다.

독일 현지 교민 여성 A 씨는 YTN PLUS와의 통화에서 "사실 독일에서 인종 차별을 자주 당했다"며 "나를 보고 '칭챙총'이라며 눈을 찢고 갑자기 와서 사람을 놀라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A 씨는 "이번 논란이 솔직히 놀랍지는 않다"며 "이들이 민감한 인종 차별은 유대인에 관한 것뿐이며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에는 그다지 자각이 없다"고 말했다.

아시아인들을 중심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자 주독 한국대사관도 차별 문제를 제기하며 호른바흐에 항의 서한을 보냈다. 한국대사관은 홈페이지에 "호른바흐사가 그동안 민간 차원의 여러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대사관에서는 동 광고로 인해 독일 교민사회와 한국사회 내 독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확산 우려를 전달하며 시정을 요구하는 서한을 4월 9일자로 호른바흐사에 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광고가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이라도 내용이 특정 인종이나 여성에게 혐오와 불쾌감을 불러일으킨다면 정당화될 수 없다"고 알렸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주독 일본대사관도 관련 항의 서한을 보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호른바흐사는 이후에도 사과 등 특별한 대응 없이 새로운 광고 캠페인을 올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종 차별 논란이 일어난 호른바흐사의 광고에는 지금도 아시아인들의 항의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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