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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9년 5월 22일 (수요일)
■ 대담 :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서균렬 “한수원 해명은 배임,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지난 10일, 한빛 원전 1호기에서 사고가 있었습니다. 원자력 발전소의 원자로는 출력 제한치가 있는데, 한빛원전 1호기가 5% 출력 제한치를 초과해 18%까지 높아졌고, 그 즉시 원자로를 멈췄어야 하는 상황인데 12시간이 지나서야 수동으로 정지됐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죠. 시민단체들은 체르노빌 원전 사고처럼 될 뻔했다, 이런 주장까지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얼마나 위험하고 심각한 사고였는지, 전문가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서균렬 교수 연결합니다. 교수님?
◆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이하 서균렬)> 네, 안녕하십니까.
◇ 이동형> 사고 경위를 먼저 살펴보죠. 제어봉 검사 도중에 원자로 열 출력이 18%까지 급상습했다, 출력 제한치는 5%. 즉시 원자로를 멈췄어야 하는데, 12시간이 지나서 정지했다. 이번 사고의 심각성, 어떻게 보십니까?
◆ 서균렬> 일단은 그런 일이 있지 않았어야 하는데요. 첫 번째는 이것은 자동차로 치면 제어장치니까 브레이크죠? 이거는 운전면허를 가진 운전사가 작동해야겠죠. 그런데 면허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어쨌든 간에 이 제어봉이라고 하는 것은 천천히, 천천히 규정에 따라서 빼내지 않으면 갑자기 원자로가 뜨거워지고 경우에 따라서는 물이 끓을 수가 있어요. 그래서 기술지침서에 5%를 넘으면 안 된다는 규정이 있는데, 그것을 먼저 넘겨버린 것이죠. 그러니까 위반한 겁니다. 그리고 위반하게 되면, 즉시 원자로를 멈춘다. 그러니까 이 두 가지가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건데, 다행히도 보조 급수라는 게 들어가고 해서 식혀졌으니 망정인데, 그렇지 않았으면, 물론 출력 폭주라든지, 체르노빌 같지는 않겠지만, 조금 위험한 상황이 될 수도 있었을 겁니다.
◇ 이동형> 조금 위험한 상황이라면 어느 정도일까요?
◆ 서균렬> 예를 들어서 과열된다는 것이죠. 물이 끓는 것이고, 증기가 나오는 것이고, 증기가 나오면 수소가 나올 수 있고, 이런 겁니다. 그러면 점점 온도가 올라가는 거니까 국부적으로나마 비등이라고 하는 거 있지 않습니까? 물이 끓었을 수도 있다. 원자로 안에서 물이 끓으면 안 됩니다. 왜냐하면 물이 끓게 되면 점점 연료봉 껍질부터 뜨거워지기 때문에 일부 녹을 수가 있는 것이죠.
◇ 이동형> 제어봉이 아까 자동차로 치면 브레이크라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교수님도 말씀하셨지만, 이거를 면허가 없는 사람이 조작했다. 이것도 상당히 심각한 문제가 되는 거죠?
◆ 서균렬> 네, 그게 사실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고요.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면허증을 가진 사람의 관리·감독 하에 보조를 할 수는 있습니다. 법적으로 문제없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면, 그러면 안전관리에 커다란 구멍이 뚫렸던 것이죠.
◇ 이동형> 이게 매뉴얼이 있을 것 아닙니까?
◆ 서균렬> 그렇죠. 당연히 있습니다.
◇ 이동형> 그러면 그 매뉴얼을 다 어겼다는 이야기네요?
◆ 서균렬> 그렇습니다. 알게 모르게 어긴 것이죠. 물론 면허를 가진 조종사, 소위 운전자가 있었을 수도 있는데, 어찌 되었든 간에 감독을 소홀히 한 것이죠. 그렇지 않고는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없습니다.
◇ 이동형> 출력 제한치가 5%인데, 18%까지 높아졌다. 이거 어떤 의미입니까? 조금 쉽게 설명해주시죠?
◆ 서균렬> 이거는 1분 만에 5% 이상을 넘기게 되면 그다음부터는, 최악의 경우에는 소위 폭주를 하게 된다고 하는데요. 원자로가 통제하기 힘들 만큼 뜨거워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고, 그렇게 된다는 게 아니고, 그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기술지침서는 무조건 5%를 1분 동안에 넘지 않게 조금씩, 조금씩, 천천히. 제어봉이라는 게 쑥 나오는 게 아니고, 톱니바퀴처럼 물려 있어요. 그래서 몇 바퀴씩. 예를 들어서 6바퀴, 12바퀴, 이렇게 착착 돌려야 하는데, 아마도 감독이 소홀한 틈을 탔거나 조종사가 몰랐거나 해가지고 성급하게 뽑아버리면 어떻게 되냐면, 그 안에 중성자라는 게 있는데, 이게 많이 들어가게 되죠. 그러면 일종의 성냥불 같은 거니까 이게 불이 더 많이 붙는 것이죠. 그래서 천천히, 천천히, 규정에 맞게 빼야 하는데, 어떤 이유로 해서 많이 빼버렸으니까 원자로에 불이 조금 더 많이 붙었는데, 다행히 물이 들어가서 식혔습니다만, 만약에 제때 물이 들어오지 않았다면, 국부적이지만 과열되고, 끓을 수도 있다. 일단 물이 끓게 되면 복잡합니다. 후쿠시마와 같은 상황이 되는 것이죠.
◇ 이동형> 그러니까 5%가 넘으면 위험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지기 때문에 5% 이하로 항상 유지해야 하는데.
◆ 서균렬> 그렇습니다. 꼭 지켜야 합니다.
◇ 이동형> 제어봉을 잘못 조작했든, 어쨌든 간에 이게 18%까지 올라갔기 때문에 상당히 위험했다, 이 말씀이군요.
◆ 서균렬> 그렇습니다. 이거는 단순한 실수라고 보기에 너무 크죠. 세 배 이상, 거의 네 배 가깝게 올라갔기 때문에 굉장히 심각한, 그 당시에는요. 5월 10일 당시에. 오전 10시 33분에는 위험한 상황이었죠. 어쨌든 그 이후로 제어봉은 모두 집어넣고, 정상 회복을 했다고 하니까 그나마 일단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겠죠.
◇ 이동형> 지금 한수원에서 12시간 동안 원전 가동 중지를 안 한 것에 대해서 이미 제어봉을 집어넣어서 안정화가 됐고, 5% 이상이 되면 원전 가동을 중지시켜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 것을 몰랐다, 이렇게 해명했는데, 이 해명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서균렬> 그러니까 그 해명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이거는 배임이거든요. 있을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원자로를 한두 개 운전하는 회사가 아니고, 하루, 이틀 한 회사가 아니지 않습니까? 그리고 정말 성능 좋은 원전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은 정말 상상하기 힘들어요.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겁니다. 절대 그래서는 안 됩니다. 법은 지켜야 합니다.
◇ 이동형> 시민단체의 주장은 체르노빌 원전사고 때처럼 될 뻔했다, 이렇게 이야기했는데, 교수님은 아까 그 정도는 아니다, 이렇게 말씀하셨잖아요?
◆ 서균렬> 아, 그거는, 체르노빌 같은 경우는 아예 환전 장치가 완전히 빠져 있었어요. 그러니까 브레이크가 안 들어갔을 때 제2, 제3 안이 있습니다. 우리 같은 경우는 다음 조작해서 들어가지 않습니까? 그리고 또 물이 들어와서 식혀주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체르노빌에서는 이 두 가지가 다 불능화시켜버려서요. 그러니까 애시당초부터 체르노빌만큼 갈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안전이라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으니 그만큼 또 조심했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은 남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체르노빌처럼 소위 출력 폭주, 이거는 물리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 이동형> 체르노빌은 사태가 일어나고 나서 그 지역이 완전히 사람이 살 수 없는 동네가 되어 버리지 않았습니까?
◆ 서균렬> 그렇습니다. 지금 자연 생태계는 복원되고 있습니다. 야생 동물이 돌아오고요. 이제 그쪽은 완전히 신재생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제부터는 주민들이 조금씩 들어가고 있습니다. 프리피얏트라라고 하는 도시가 살아나고 있는데요. 그동안은 정말 유령도시가 되어 있었죠. 살 수 없는 도시였습니다.
◇ 이동형> 다행스럽게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만, 심각한 사태가 있었으면 우리도 그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 될 수 있었다, 이 말씀이죠?
◆ 서균렬> 그렇습니다. 아까 말씀드렸지만 만약에 금방 다시 삽입 안 됐었다면, 고착이라는 게 있습니다. 그랬다면 정말 큰일 났고, 그리고 보조급수라는 게 들어가지 않았다면 정말 뜨거워졌을 것이고, 그런데 용케도 그런 부분이 다 제대로 작동한 겁니다. 그런데 안전이라고 함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게 되지 않았을 때도 안전해야 한다는 것이죠. 만약에 그게 안 됐으면 정말 우리도 안심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상당 부분, 경우에 따라서는 과열되고, 증기가 생기고, 일부 녹아내리고, 이런 일이 있을 수도 있었겠죠.
◇ 이동형> 매뉴얼을 한수원에서 어겼고, 운영기술지침서의 명기되어 있는 것도 어겼는데, 중요한 것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 서균렬> 그렇죠. 그런데 한 술 더 떠서 그게 있다는 것을 몰랐다고 하는. 그거는 정말 이해가 안 됩니다.
◇ 이동형> 교수님이 봤을 때 재발 방지책은 어떤 것이 있어야 할까요?
◆ 서균렬> 그런 생각을 합니다. 절대 소위 안전의 끈, 이것을 놓으면 안 되는 것 같아요. 우리가 항상 보통 때도 안전띠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가 안전을 잘하다 보면 가끔씩 떼버려요. 지금이 그런 경우입니다. 그러니까 제발 그 매뉴얼이라고 하는 안전지침서를 숙지하고, 또 숙지하고, 그리고 보조원이 운전할 때는 바로 그 옆에 있는 정식 직원이, 면허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합니다. 아주 간단해요. 이런 것을 소홀히 하다 보면 금방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거든요. 그래서 안전은 언제든지, 처음부터 끝까지, 그리고 언제나 지켜야 하는 겁니다.
◇ 이동형> 이런 일이 거의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방심한 것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드는데요?
◆ 서균렬> 그럴 수도 있고요. 그리고 원자로를 운전하다 보면 가끔씩은 일어납니다. 그리고 가끔씩은 공식화되지 않지만 미국에서도 일어났었고,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났을 겁니다. 단지 5%가 아니었을 수는 있죠. 그러다 보니까 괜찮아, 괜찮아, 하고 넘어가는데, 이번에는 5%를 넘겨버린 거죠. 그래서 이제는 다시 한 번. 그렇지 않아도 탈원전으로 어려운 상황인데, 지금 이런 안전문제가 겹치게 되면 정말로 우리 국민께서 원자력을 다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 이동형> 알겠습니다. 다른 문제도 여쭤보겠습니다. 어제 한국원자력학회가 방사능 수치로 보면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은 상관없다. 그러니까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에 찬성한다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 교수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서균렬> 그러게요. 그것도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단을 불렀다면 참 잘못된 겁니다. 세미나였으면 몰라도 이거는 아마도 일본 도쿄대학의 명예교수를 불러다가 들은 것 같아요. 물론 그분의 연구결과, 이거는 연구입니다. 그리고 연구라고 함은 이 교수가 거기서 나는 수산물 수백 톤, 수십만 톤을 검사했을까요? 몇 마리 했겠죠. 그리고 그동안 잡힌 수산물일 거란 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앞으로 하루에 백만 톤이 넘는 방사선 누출 수를 바다로 넘깁니다. 그러기 직전에 일본이 왜 이 교수를 보냈을까요? 미리 방어막을 치는 것이죠. 그런데 거기에 왜 원자력학회가 동조하느냐. 이거는 이해가 안 돼요. 물론 이 교수가 조사한 몇 마리 생선은 괜찮을 수가 있습니다만, 과연 그럴까요? 그리고 앞으로 방사선 오염 수가 백만 톤이 넘게 나갈 텐데, 그러면 괜찮을까요? 앞으로가 문제란 말이죠. 그런데 왜 우리 원자력 학회가 일본 원자력학회가 해도 우리가 화가 날 지경인데, 일본, 특히 도쿄 전력에, 후쿠시마에 면죄부를 줍니까? 이거는 잘못됐다고 봐요.
◇ 이동형> 그런데 교수님도 학회 회원 아니십니까?
◆ 서균렬> 그렇습니다. 그런데 저는 사실 회원 중에 조금 변방이 있는, 중심에는 들어가지 못합니다. 그러니까 밖에 있는데요. 어쨌든 할 말씀은 해야 하는 것 같아요. 이거는 그냥 기술적인 발표, 논문으로 끝났다면 이해가 되죠. 그런데 이거는 기자를 불러서 했다. 이거는 격이 맞지 않습니다. 원자력학회가 있다. 사실 제주도 학회가 있어서 지금 와 있습니다만, 내일 가면 한 번 도대체 어떻게 된 건지 한 번 알아보려고 합니다.
◇ 이동형> 그래요. 알아보시고 저희한테 인터뷰 다시 한 번 합시다.
◆ 서균렬> 네, 그러겠습니다.
◇ 이동형> 그러니까 세미나에서 이런 주장을 할 수도 있는데, 굳이 기자들을 불러서 이렇게 이야기한 것은 이해가 안 되신다, 이 말씀이죠?
◆ 서균렬> 그렇습니다. 일본 학자도 자인을 했어요. 자기는 이쪽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다. 그런데 왜 원자력학회가 이런 자리를 마련한 것이며, 그리고 왜 앞으로 백만 톤 이상 방출할 텐데 괜찮다고 면죄부를 주는 건지. 그리고 더욱이 세계무역기구가 2심에서 우리나라 손을 들어줬잖아요. 그런데 왜 그것을 또 마치 뒤집는 것처럼 이런 발언을 하는 건지, 이런 홍보를 하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는 것이죠.
◇ 이동형> 알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학회 세미나 중이신데, 인터뷰 감사하고요. 다음에 다시 한 번 연결하겠습니다.
◆ 서균렬> 네, 감사합니다.
◇ 이동형> 지금까지 서균렬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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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4.5 (18: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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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서균렬 “한수원 해명은 배임,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지난 10일, 한빛 원전 1호기에서 사고가 있었습니다. 원자력 발전소의 원자로는 출력 제한치가 있는데, 한빛원전 1호기가 5% 출력 제한치를 초과해 18%까지 높아졌고, 그 즉시 원자로를 멈췄어야 하는 상황인데 12시간이 지나서야 수동으로 정지됐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죠. 시민단체들은 체르노빌 원전 사고처럼 될 뻔했다, 이런 주장까지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얼마나 위험하고 심각한 사고였는지, 전문가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서균렬 교수 연결합니다. 교수님?
◆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이하 서균렬)> 네, 안녕하십니까.
◇ 이동형> 사고 경위를 먼저 살펴보죠. 제어봉 검사 도중에 원자로 열 출력이 18%까지 급상습했다, 출력 제한치는 5%. 즉시 원자로를 멈췄어야 하는데, 12시간이 지나서 정지했다. 이번 사고의 심각성, 어떻게 보십니까?
◆ 서균렬> 일단은 그런 일이 있지 않았어야 하는데요. 첫 번째는 이것은 자동차로 치면 제어장치니까 브레이크죠? 이거는 운전면허를 가진 운전사가 작동해야겠죠. 그런데 면허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어쨌든 간에 이 제어봉이라고 하는 것은 천천히, 천천히 규정에 따라서 빼내지 않으면 갑자기 원자로가 뜨거워지고 경우에 따라서는 물이 끓을 수가 있어요. 그래서 기술지침서에 5%를 넘으면 안 된다는 규정이 있는데, 그것을 먼저 넘겨버린 것이죠. 그러니까 위반한 겁니다. 그리고 위반하게 되면, 즉시 원자로를 멈춘다. 그러니까 이 두 가지가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건데, 다행히도 보조 급수라는 게 들어가고 해서 식혀졌으니 망정인데, 그렇지 않았으면, 물론 출력 폭주라든지, 체르노빌 같지는 않겠지만, 조금 위험한 상황이 될 수도 있었을 겁니다.
◇ 이동형> 조금 위험한 상황이라면 어느 정도일까요?
◆ 서균렬> 예를 들어서 과열된다는 것이죠. 물이 끓는 것이고, 증기가 나오는 것이고, 증기가 나오면 수소가 나올 수 있고, 이런 겁니다. 그러면 점점 온도가 올라가는 거니까 국부적으로나마 비등이라고 하는 거 있지 않습니까? 물이 끓었을 수도 있다. 원자로 안에서 물이 끓으면 안 됩니다. 왜냐하면 물이 끓게 되면 점점 연료봉 껍질부터 뜨거워지기 때문에 일부 녹을 수가 있는 것이죠.
◇ 이동형> 제어봉이 아까 자동차로 치면 브레이크라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교수님도 말씀하셨지만, 이거를 면허가 없는 사람이 조작했다. 이것도 상당히 심각한 문제가 되는 거죠?
◆ 서균렬> 네, 그게 사실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고요.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면허증을 가진 사람의 관리·감독 하에 보조를 할 수는 있습니다. 법적으로 문제없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면, 그러면 안전관리에 커다란 구멍이 뚫렸던 것이죠.
◇ 이동형> 이게 매뉴얼이 있을 것 아닙니까?
◆ 서균렬> 그렇죠. 당연히 있습니다.
◇ 이동형> 그러면 그 매뉴얼을 다 어겼다는 이야기네요?
◆ 서균렬> 그렇습니다. 알게 모르게 어긴 것이죠. 물론 면허를 가진 조종사, 소위 운전자가 있었을 수도 있는데, 어찌 되었든 간에 감독을 소홀히 한 것이죠. 그렇지 않고는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없습니다.
◇ 이동형> 출력 제한치가 5%인데, 18%까지 높아졌다. 이거 어떤 의미입니까? 조금 쉽게 설명해주시죠?
◆ 서균렬> 이거는 1분 만에 5% 이상을 넘기게 되면 그다음부터는, 최악의 경우에는 소위 폭주를 하게 된다고 하는데요. 원자로가 통제하기 힘들 만큼 뜨거워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고, 그렇게 된다는 게 아니고, 그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기술지침서는 무조건 5%를 1분 동안에 넘지 않게 조금씩, 조금씩, 천천히. 제어봉이라는 게 쑥 나오는 게 아니고, 톱니바퀴처럼 물려 있어요. 그래서 몇 바퀴씩. 예를 들어서 6바퀴, 12바퀴, 이렇게 착착 돌려야 하는데, 아마도 감독이 소홀한 틈을 탔거나 조종사가 몰랐거나 해가지고 성급하게 뽑아버리면 어떻게 되냐면, 그 안에 중성자라는 게 있는데, 이게 많이 들어가게 되죠. 그러면 일종의 성냥불 같은 거니까 이게 불이 더 많이 붙는 것이죠. 그래서 천천히, 천천히, 규정에 맞게 빼야 하는데, 어떤 이유로 해서 많이 빼버렸으니까 원자로에 불이 조금 더 많이 붙었는데, 다행히 물이 들어가서 식혔습니다만, 만약에 제때 물이 들어오지 않았다면, 국부적이지만 과열되고, 끓을 수도 있다. 일단 물이 끓게 되면 복잡합니다. 후쿠시마와 같은 상황이 되는 것이죠.
◇ 이동형> 그러니까 5%가 넘으면 위험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지기 때문에 5% 이하로 항상 유지해야 하는데.
◆ 서균렬> 그렇습니다. 꼭 지켜야 합니다.
◇ 이동형> 제어봉을 잘못 조작했든, 어쨌든 간에 이게 18%까지 올라갔기 때문에 상당히 위험했다, 이 말씀이군요.
◆ 서균렬> 그렇습니다. 이거는 단순한 실수라고 보기에 너무 크죠. 세 배 이상, 거의 네 배 가깝게 올라갔기 때문에 굉장히 심각한, 그 당시에는요. 5월 10일 당시에. 오전 10시 33분에는 위험한 상황이었죠. 어쨌든 그 이후로 제어봉은 모두 집어넣고, 정상 회복을 했다고 하니까 그나마 일단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겠죠.
◇ 이동형> 지금 한수원에서 12시간 동안 원전 가동 중지를 안 한 것에 대해서 이미 제어봉을 집어넣어서 안정화가 됐고, 5% 이상이 되면 원전 가동을 중지시켜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 것을 몰랐다, 이렇게 해명했는데, 이 해명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서균렬> 그러니까 그 해명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이거는 배임이거든요. 있을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원자로를 한두 개 운전하는 회사가 아니고, 하루, 이틀 한 회사가 아니지 않습니까? 그리고 정말 성능 좋은 원전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은 정말 상상하기 힘들어요.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겁니다. 절대 그래서는 안 됩니다. 법은 지켜야 합니다.
◇ 이동형> 시민단체의 주장은 체르노빌 원전사고 때처럼 될 뻔했다, 이렇게 이야기했는데, 교수님은 아까 그 정도는 아니다, 이렇게 말씀하셨잖아요?
◆ 서균렬> 아, 그거는, 체르노빌 같은 경우는 아예 환전 장치가 완전히 빠져 있었어요. 그러니까 브레이크가 안 들어갔을 때 제2, 제3 안이 있습니다. 우리 같은 경우는 다음 조작해서 들어가지 않습니까? 그리고 또 물이 들어와서 식혀주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체르노빌에서는 이 두 가지가 다 불능화시켜버려서요. 그러니까 애시당초부터 체르노빌만큼 갈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안전이라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으니 그만큼 또 조심했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은 남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체르노빌처럼 소위 출력 폭주, 이거는 물리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 이동형> 체르노빌은 사태가 일어나고 나서 그 지역이 완전히 사람이 살 수 없는 동네가 되어 버리지 않았습니까?
◆ 서균렬> 그렇습니다. 지금 자연 생태계는 복원되고 있습니다. 야생 동물이 돌아오고요. 이제 그쪽은 완전히 신재생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제부터는 주민들이 조금씩 들어가고 있습니다. 프리피얏트라라고 하는 도시가 살아나고 있는데요. 그동안은 정말 유령도시가 되어 있었죠. 살 수 없는 도시였습니다.
◇ 이동형> 다행스럽게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만, 심각한 사태가 있었으면 우리도 그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 될 수 있었다, 이 말씀이죠?
◆ 서균렬> 그렇습니다. 아까 말씀드렸지만 만약에 금방 다시 삽입 안 됐었다면, 고착이라는 게 있습니다. 그랬다면 정말 큰일 났고, 그리고 보조급수라는 게 들어가지 않았다면 정말 뜨거워졌을 것이고, 그런데 용케도 그런 부분이 다 제대로 작동한 겁니다. 그런데 안전이라고 함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게 되지 않았을 때도 안전해야 한다는 것이죠. 만약에 그게 안 됐으면 정말 우리도 안심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상당 부분, 경우에 따라서는 과열되고, 증기가 생기고, 일부 녹아내리고, 이런 일이 있을 수도 있었겠죠.
◇ 이동형> 매뉴얼을 한수원에서 어겼고, 운영기술지침서의 명기되어 있는 것도 어겼는데, 중요한 것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 서균렬> 그렇죠. 그런데 한 술 더 떠서 그게 있다는 것을 몰랐다고 하는. 그거는 정말 이해가 안 됩니다.
◇ 이동형> 교수님이 봤을 때 재발 방지책은 어떤 것이 있어야 할까요?
◆ 서균렬> 그런 생각을 합니다. 절대 소위 안전의 끈, 이것을 놓으면 안 되는 것 같아요. 우리가 항상 보통 때도 안전띠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가 안전을 잘하다 보면 가끔씩 떼버려요. 지금이 그런 경우입니다. 그러니까 제발 그 매뉴얼이라고 하는 안전지침서를 숙지하고, 또 숙지하고, 그리고 보조원이 운전할 때는 바로 그 옆에 있는 정식 직원이, 면허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합니다. 아주 간단해요. 이런 것을 소홀히 하다 보면 금방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거든요. 그래서 안전은 언제든지, 처음부터 끝까지, 그리고 언제나 지켜야 하는 겁니다.
◇ 이동형> 이런 일이 거의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방심한 것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드는데요?
◆ 서균렬> 그럴 수도 있고요. 그리고 원자로를 운전하다 보면 가끔씩은 일어납니다. 그리고 가끔씩은 공식화되지 않지만 미국에서도 일어났었고,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났을 겁니다. 단지 5%가 아니었을 수는 있죠. 그러다 보니까 괜찮아, 괜찮아, 하고 넘어가는데, 이번에는 5%를 넘겨버린 거죠. 그래서 이제는 다시 한 번. 그렇지 않아도 탈원전으로 어려운 상황인데, 지금 이런 안전문제가 겹치게 되면 정말로 우리 국민께서 원자력을 다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 이동형> 알겠습니다. 다른 문제도 여쭤보겠습니다. 어제 한국원자력학회가 방사능 수치로 보면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은 상관없다. 그러니까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에 찬성한다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 교수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서균렬> 그러게요. 그것도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단을 불렀다면 참 잘못된 겁니다. 세미나였으면 몰라도 이거는 아마도 일본 도쿄대학의 명예교수를 불러다가 들은 것 같아요. 물론 그분의 연구결과, 이거는 연구입니다. 그리고 연구라고 함은 이 교수가 거기서 나는 수산물 수백 톤, 수십만 톤을 검사했을까요? 몇 마리 했겠죠. 그리고 그동안 잡힌 수산물일 거란 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앞으로 하루에 백만 톤이 넘는 방사선 누출 수를 바다로 넘깁니다. 그러기 직전에 일본이 왜 이 교수를 보냈을까요? 미리 방어막을 치는 것이죠. 그런데 거기에 왜 원자력학회가 동조하느냐. 이거는 이해가 안 돼요. 물론 이 교수가 조사한 몇 마리 생선은 괜찮을 수가 있습니다만, 과연 그럴까요? 그리고 앞으로 방사선 오염 수가 백만 톤이 넘게 나갈 텐데, 그러면 괜찮을까요? 앞으로가 문제란 말이죠. 그런데 왜 우리 원자력 학회가 일본 원자력학회가 해도 우리가 화가 날 지경인데, 일본, 특히 도쿄 전력에, 후쿠시마에 면죄부를 줍니까? 이거는 잘못됐다고 봐요.
◇ 이동형> 그런데 교수님도 학회 회원 아니십니까?
◆ 서균렬> 그렇습니다. 그런데 저는 사실 회원 중에 조금 변방이 있는, 중심에는 들어가지 못합니다. 그러니까 밖에 있는데요. 어쨌든 할 말씀은 해야 하는 것 같아요. 이거는 그냥 기술적인 발표, 논문으로 끝났다면 이해가 되죠. 그런데 이거는 기자를 불러서 했다. 이거는 격이 맞지 않습니다. 원자력학회가 있다. 사실 제주도 학회가 있어서 지금 와 있습니다만, 내일 가면 한 번 도대체 어떻게 된 건지 한 번 알아보려고 합니다.
◇ 이동형> 그래요. 알아보시고 저희한테 인터뷰 다시 한 번 합시다.
◆ 서균렬> 네, 그러겠습니다.
◇ 이동형> 그러니까 세미나에서 이런 주장을 할 수도 있는데, 굳이 기자들을 불러서 이렇게 이야기한 것은 이해가 안 되신다, 이 말씀이죠?
◆ 서균렬> 그렇습니다. 일본 학자도 자인을 했어요. 자기는 이쪽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다. 그런데 왜 원자력학회가 이런 자리를 마련한 것이며, 그리고 왜 앞으로 백만 톤 이상 방출할 텐데 괜찮다고 면죄부를 주는 건지. 그리고 더욱이 세계무역기구가 2심에서 우리나라 손을 들어줬잖아요. 그런데 왜 그것을 또 마치 뒤집는 것처럼 이런 발언을 하는 건지, 이런 홍보를 하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는 것이죠.
◇ 이동형> 알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학회 세미나 중이신데, 인터뷰 감사하고요. 다음에 다시 한 번 연결하겠습니다.
◆ 서균렬> 네, 감사합니다.
◇ 이동형> 지금까지 서균렬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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