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점] "당한 것도 억울한데"...보이스 피싱 공범 된 피해자

[중점] "당한 것도 억울한데"...보이스 피싱 공범 된 피해자

2019.05.23. 오전 05:43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보이스 피싱, 이제는 속이는 방법뿐만 아니라 돈을 빼가는 방식도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당국의 추적을 피하려고 교묘하게 피해자들을 인출책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건지, 김대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최근 보이스 피싱을 당한 김 모 씨는 또 다른 피해자라는 사람에게 문자를 받았습니다.

보이스 피싱 일당에 속아 김 씨 통장에 천만 원을 입금했으니 돌려달라는 겁니다.

[보이스 피싱 피해자 (실제 통화 내용) : 일단 그거 빨리 좀 돌려줘요. 내 돈인데 왜 카드 결제를 얘기하는 거야? 당신 돈 아니잖아. 나 당신 신고하고 고소할 거야.]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어느 날 김 씨 통장에 모르는 사람에게서 천만 원이 들어왔습니다.

그러더니 은행이라며 연락이 왔습니다.

업무 착오로 잘못 입금됐다며 직원을 보낼 테니 현금을 직접 건네주라는 겁니다.

[김 모 씨 / 보이스 피싱 피해자 : 아무 의심이 없었어요, 나 같은 경우에. 너무나 완벽하게 그 사람도 시간 맞춰서 왔고, 국민 행복 기금에서 오셨냐고 하니깐 맞다 이러니깐.]

현금을 받아 챙긴 사람은 은행원이 아니라 보이스 피싱 인출책이었습니다.

계좌 추적을 피하려고 피해자들의 통장을 이용한 겁니다.

이른바 '삼각 사기' 수법입니다.

속은 것도 억울한데 피해자는 1년 동안 계좌 사용이 금지되고 경찰 조사까지 받아야 합니다.

[양태정 / 변호사 : 정말 순진하게 속은 피해자 같은 경우에는 책임이 없을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 고의나 과실이 있다고 보면 손해배상 책임을 법원에서 인정하고 있습니다.]

피해를 보면 입출금을 막기 위해 즉각 은행에 신고하는 게 중요합니다.

만약 인출이 안 됐다면 피해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이성호 / 금융감독원 불법금융대응단 팀장 : 만일 보이스 피싱으로 돈을 이체했다고 그렇게 인식이 되면 최대한 빨리 금융회사에다 지급정지 신청을 하시고 피해구제 신청을 하시면 피해 구제를 받으실 수도 있고….]

특히, 피해 발생 30분 안에 신고하면 지연 인출제도 때문에 보이스 피싱 일당은 계좌에 있는 돈을 빼내거나 이체할 수 없습니다.

신고가 늦어 이미 인출된 상태라면 보상받기는 사실상 힘들어집니다.

YTN 김대겸[kimdk1028@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