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유람선 생존자 전언, '쾅' 아닌 '쿵,쿵' 울렸을 뿐"

"헝가리 유람선 생존자 전언, '쾅' 아닌 '쿵,쿵' 울렸을 뿐"

2019.05.31. 오전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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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19년 5월 31일 금요일
□ 출연자 : 문창석 목사 (헝가리 현지)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지금 헝가리 당국에서도 이번 침몰사고를 아주 중대한 사건으로 규정하고 긴밀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현지에 차관급 인사가 나와서 구조작업을 직접 지휘하고 있다, 이런 소식도 전해졌고요. 지금 헝가리 현지 상황은 어떨지, 헝가리 현지에 있는 한국 교민 한 분을 저희가 전화 연결을 해서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문창석 목사,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목사님, 안녕하세요.

◆ 문창석 목사(이하 문창석): 네, 안녕하세요.

◇ 전진영: 늦은 시간에 전화 연결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정말 크고 또 안타까운 사고 소식이라서 헝가리 현지에서도 침몰사고에 대해서 굉장히 애통해하는 분위기가 클 것 같은데, 지금 현지 분위기나 언론 보도들은 어떻게 나오고 있나요?

◆ 문창석: 우리 여기 있는 한국 사람들은 두말할 것 없고, 현지인들도 여기에서 이런 일이,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서 참 미안하다. 이렇게 아주 이야기하는 분들도 참 많고, 그런 분위기입니다.

◇ 전진영: 저희 한국에서 나온 보도를 보면 헝가리 다뉴브강에 지금 한 달 가까이 비가 계속 내리고 있는 상황이었어서 구조작업이 더 어려웠다, 라는 분석이 있는데 지금도 비가 오나요?

◆ 문창석: 오늘은, 그러니까 어제죠. 헝가리 시간으로 어제, 어제 오후부터는 개어서 구름은 끼어 있지만 비는 거의 그친 상태였어요. 그렇지만 물이 이미 많이 불어 있고 또 유속이 빠르고, 그러다 보니까 구조작업은 상당히 어려운 형편이죠.

◇ 전진영: 사고 발생 이후 유람선 운항은 물론일 것 같고, 주변 교통이 통제됐다고 들었는데 지금 상황은 어떤가요?

◆ 문창석: 예, 주변 교통은 그냥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요. 왜냐면 사실 그 사고 현장 자체는 지금 통제할 이유가 없는 상태거든요. 수색작업이 또 거기에서 일어나기보다는 하류 쪽으로 내려가면서 진행이 되니까. 그래서 강변도로 자체는 통제되진 않았어요. 그러나 유람선 운항은 전면 금지됐습니다.

◇ 전진영: 지금 헝가리 현지 시각이 굉장히 늦은 시각인데 구조작업은 계속해서 지금 이뤄지고 있습니까?

◆ 문창석: 아마 이 밤에는 지속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실제적으로 낮에도 구조작업이 아주 어려운 형편이거든요. 물이 탁하고 유속이 빠르고, 또 물이 불어나고. 그래서 실제 잠수부가 물속에 들어가서 2분을 버티기 어렵다, 이렇게 얘기할 정도예요.

◇ 전진영: 우리 정부가 신속대응팀을 파견했는데 현장에 도착을 했습니까? 혹시 보셨나요?

◆ 문창석: 아마 도착을, 그러니까 지금 사고 수습하는 현장이라고 하기보다는 아마 헝가리에 도착하는 정도였을 거예요, 어젯밤에. 제가 알기로는 그 정도였을 겁니다. 사실 한국에서 오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 전진영: 헝가리 당국에서도 차관급 인사가 나와서 구조작업을 직접 지휘했다. 이런 보도도 나왔는데, 헝가리 당국은 어떻게 지금 대처하고 있는 상황인가요?

◆ 문창석: 좀 적극적인 부분이 있다고 해요. 그래서 지금 도나우강, 혹은 다뉴브라고도 하고 헝가리말로는 두너라고 하는데 이 강이 굉장히 길잖아요. 헝가리 앞에는 오스트리아가 있고, 또 슬로바키아 있고, 독일에서부터 흘러서 헝가리에 오는데 헝가리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세르비아, 루마니아를 거쳐서 흑해까지 가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심각한 상황이죠. 헝가리에서 구조작업이 안 되고 그 다음 나라인 세르비아에도 해야 할 상황이기도 하다. 그런데 지금 헝가리 내에서 뉴스들을 보면 세르비아까지도 헝가리 정부가 구조를 요청한 상태다, 하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 전진영: 시신이 거기까지 떠내려갈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협조도 필요할 수 있겠군요.

◆ 문창석: 아주 심하면 그렇게까지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전진영: 예, 그렇군요. 목사님께서는 헝가리에 거주하신 지 몇 년이나 되셨습니까?

◆ 문창석: 지금 26년차입니다.

◇ 전진영: 굉장히 오래 계셨네요.

◆ 문창석: 네, 좀 그런 편이죠.

◇ 전진영: 그러면 다뉴브강에서,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정말 유명한 관광지이기도 하고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인데 이렇게 큰 침몰사고가 지난 20여 년간 난 적이 있었습니까?

◆ 문창석: 제 기억으로는 없습니다. 이렇게 가벼운 추돌사고 정도는 있었다고 얘기되는데, 사실 이렇게 큰 사고는 제 기억엔 없어요. 아주 굉장히 큰 사고죠, 이건. 

◇ 전진영: 사고가 발생한 시간이 헝가리 시간으로 밤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습니다. 이때가 워낙 다뉴브강에 유람선이 많이 몰리는 시간이라고 하더라고요.

◆ 문창석: 유람선을 타는 이유는 야경 때문에 타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낮시간보다는 밤시간에, 일몰 이후에 유람선이 몰릴 수밖에 없죠.

◇ 전진영: 몰려서 이렇게 추돌사고가 날 만큼 유람선이 그렇게 다뉴브강에 많습니까?

◆ 문창석: 제 개인적인 견해로 본다면 많다고 해도 무슨 추돌사고 염려 정도는 아닐 것 같은데, 자꾸 언론에서는 그쪽 방향으로 이렇게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 전진영: 네, 워낙 유람선이 강 위에 많이 떠 있어서 그런 부분도 있다. 이런 분석도 있긴 있거든요.

◆ 문창석: 왜냐면 제 생각으로는, 이건 객관적인 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좁은 도나우강에 많은 유람선이 떠 있는 것은 위험한 것 아니냐, 이렇게 보는데 사실 유람선들의 속도가 그렇게 빠르지 않거든요.

◇ 전진영: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유람선이 그렇게 많은 게 문제가 될 건 아니지 않나, 이렇생각하고 계시는 거죠?

◆ 문창석: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

◇ 전진영: 그리고 또 한국에서 궁금해하는 부분이, 유람선 탑승자들의 구명조끼를 입고 있지 않았다는데 왜 입지 않았나. 이 부분과 관련해서 의문을 갖고 있는데요. 현지에서는 이 부분과 관련해서 전해진 내용이 있나요?

◆ 문창석: 법령은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사실 제가 그렇게 오랫동안 여기 있으면서 유람선도 여러 번 탔죠. 또 한국 사람만 타는 것도 아니고. 주로 한국 여행객들, 단체 여행객들은 배 한 척을 이렇게 전세를 내서 타는 경우가 많고, 이번에도 그런 상황이었는데 그런 배만 구명조끼를 입지 않는 게 아니라 그냥 개인적으로 어떤 시간에 맞춰서 가서 타는 그런 유람선도 제가 여태까지 구명조끼를 입은 경우는 못 봤거든요.

◇ 전진영: 목사님께서도 유람선을 타본 경험이 있다고 하셨잖아요.

◆ 문창석: 그렇죠. 여러 번 있죠.

◇ 전진영: 네, 구명조끼는 한 번도 안 입어보신 거죠?

◆ 문창석: 저만 안 입은 건 아니고. 아마 제 기억 속에 구명조끼 입은 경우는 없었던 것 같아요.

◇ 전진영: 그럼 설치도 안 돼 있습니까, 배 내부에?

◆ 문창석: 된 것에 대한 기억도 사실 없는 것 같습니다.

◇ 전진영: 눈에 보이는 자리에는 구명조끼의 여부가 안 보일 정도로.

◆ 문창석: 예, 그냥 제 기억에는 그게 거의 없는 것 같고요. 그러네요.

◇ 전진영: 사실 한국 입장에서 생각하면 한강에서 유람선을 탄다고 가정했을 때 구명조끼를 대부분 안 입긴 하거든요. 유람선이 워낙 속도도 느리고, 강물의 유속이 빠른 게 아니기 때문에. 하지만 눈에 보이는 곳에 구명조끼가 늘 비치돼 있다는 생각이 있거든요. 그런데 헝가리 유람선에는 눈에 보이는 곳에 그런 구명조끼나 어떤 구명튜브나, 이런 건 못 보셨다는 말씀이시네요.

◆ 문창석: 튜브는, 인원에 맞게 있었던 것은 정확히 모르는데, 튜브는 좀 있었죠. 제 기억으로는. 그런데 제 기억을 믿을 만한지도 못하니까. 어쨌든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제가 여기 살아오면서 구명조끼를 입어본 적도 없고, 다른 사람이 입은 것도 본 적이 없는 건 확실합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앞으로 사고 관련해서 구체적인 원인은 조금 더 조사가 필요하겠지만, 헝가리 현지에서는 침몰사고의 원인이 이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언론 보도가 나온 게 있습니까?

◆ 문창석: 제가 어제 상당히 긴 시간을 구조 받은 여섯 분하고 같이 있었거든요.

◇ 전진영: 아, 같이 계셨다고요?

◆ 문창석: 네, 네. 

◇ 전진영: 저희 한국인 생존자분들이랑 같이 계셨단 말씀이시죠?

◆ 문창석: 그렇죠.

◇ 전진영: 어떻게 같이 만나셨어요?

◆ 문창석: 그분들 제가 도울 일이 없을까 해서 가서 옆에 좀 있었습니다.

◇ 전진영: 그러셨군요. 

◆ 문창석: 네, 네. 그런데 그분들이 종합적으로 이야기하는 것, 같이 얘기를 나눴는데 그분들 가운데 일곱 분이 생존해 계시잖아요. 그런데 여섯 분, 한 분은 갈비뼈에 약간의 문제가 있어서 아직 병원에 계시고요. 여섯 분은 이제 퇴원을 다 해서 한 호텔에 묵고 계세요. 이제 그 호텔에서 같이 좀 반나절 정도 있었는데. 그분들 중에 여섯 분 중에 대부분 선상에 있었다고요, 위에. 그 야경 사진을 찍으려고 했던 거죠. 그리고 후미에 있어서 후미에서 국회의사당을 찍느라고 후미에 있었던 사람들이에요, 거기 몇 분이. 그런데 그분들의 똑같은 이야기가 뭐냐면 후미의 왼쪽, 그러니까 배 끄트머리의 뒷부분, 왼쪽 부분을 그 큰 배가 와서 세게 받은 것도 아니랍니다. 꽝 소리도 아니었대요. 바로 눈앞에서 그분들이 목격한 거니까. 그런데 뭐라고 하느냐면 그저 그냥 쿵, 쿵 하고 두 번 그렇게 부딪혔는데 두 번째 부딪히고 나서, 그러니까 받친 거죠, 배가. 그러고는 오른쪽으로 순간에 뒤집히면서 위에 있던 분들이 쏟아져 물속으로 빠져버린 상황이 됐다. 이렇게 말씀들을 하셨어요. 그리고 크루즈 선박이 앞에서 보면 왼쪽, 그러니까 전면을 볼 때 왼쪽 아래쪽에 부딪친 상처가 있거든요. 그렇다면 그게 맞아떨어지는 거죠, 그 얘기가. 그래서 생존하신 분들의 증언으로 보면 오히려 이게 더 정확한 게 아닌가 싶어요.

◇ 전진영: 예, 어쨌든 직접 목격하신 분이 한 분도 아니고 여섯 분이나 계신 상황이기 때문에 그분들께서 보신 부분이 훨씬 더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 저도 그런 생각이 드네요. 목사님께서 같이 계셨다고 하니까 제가 또 궁금해지는 게 있는데, 지금 그러면 그분들의 건강상에는 큰 문제가 없나요, 아까 입원하셨다는 분 말고는?

◆ 문창석: 그런데 육체적인 부분은 그중에 다섯 분은 그렇게 호소하는 부분은 없었고요. 한 분이 왼쪽 어깨 부분, 그러니까 팔뚝 부분에 타박 통증을 좀 말씀하셨어요.

◇ 전진영: 신체적으로 큰 부상은 없으셨지만 그래도 아무래도 굉장히 심리적으로 힘드실 것 같은데요.

◆ 문창석: 정신적으로 지금 굉장한 충격이죠. 이루 말할 수 없어요.

◇ 전진영: 그래서 목사님께서도 직접 가셔서 좀 이런저런 이야기도 많이 나누셨던 거고요.

◆ 문창석: 네, 같이 있어준 것뿐이죠.

◇ 전진영: 지금 그분들은 숙소에 머물고 계십니까?

◆ 문창석: 네, 네.

◇ 전진영: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목사님, 오늘 전화 연결해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 문창석: 네, 네. 감사합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헝가리 현지의 문창석 목사님 전화 연결해서 저희가 현재까지 상황을 들어봤고요. 한국인 생존자들을 직접 만나고 오신 분이기 때문에 그분들의 사고 당시의 목격담, 그리고 그분들의 건강 상태까지 어떤지 저희한테 생생하게 전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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