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보경찰, '눈엣가시' 대안언론 압박..."후원 뒤지고 고소로 압박"

단독 정보경찰, '눈엣가시' 대안언론 압박..."후원 뒤지고 고소로 압박"

2019.05.31. 오후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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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YTN은 박근혜 정부 당시 정보경찰의 전방위 언론 사찰을 자세히 추적해 보도하고 있습니다.

당시 정보경찰이 눈엣가시였던 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타파와 팟캐스트 등에 대해서도 집요하게 사찰한 사실이 YTN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운영 기반인 후원 규모까지 깨알같이 취합해 대안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방안을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전준형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세월호 참사 발생 이튿날 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타파는 정부 구조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장을 여과 없이 보도했습니다.

[뉴스타파 보도 : 학부모들이 그렇게 얘기를 해 이 양반아. 왜 민간 잠수부들이 못 들어가게 막습니까? 그건 거짓말입니다. 거짓말인 게….]

뉴스타파의 보도는 유튜브에서 며칠 만에 백만 조회를 넘을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습니다.

예의주시하던 당시 정보 경찰이 나서 뉴스타파를 좌파 매체로 규정하고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한 보고서가 YTN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세월호 진실을 전하려는 비판 보도를 허위 왜곡 방송으로 간주해 최대한 통제해야 한다고 주문한 겁니다.

마지막엔 '조치 고려사항'이란 항목으로 뉴스타파 등 대안 언론을 제압할 세부 방안도 제시합니다.

뉴스 모니터를 강화해 왜곡 방송은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고, 수사기관에 고소하는 방안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하는가 하면, 보수 언론을 이용해 인터넷 매체도 심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여론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구체적으로 건의했습니다.

비슷한 시기 세월호 참사 대처를 비판해온 고발뉴스에 대해서도 성장세를 제어할 필요가 있다는 사찰 보고서가 청와대에 올라갔습니다.

특히 뉴스타파와 고발뉴스에 대해서는 운영 기반인 후원금 모집 방법과 자금원까지 세세하게 파악해 보고서에 담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용진 / 뉴스타파 대표 : 짐작은 했습니다만 상당히 놀랍고, 과거 정권의 속성을 좀 더 확실히 알게 된 계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당시 큰 관심을 끌며 대중화된 팟캐스트도 사찰 대상이었습니다.

지난 2014년 '나는 꼼수다'의 후속으로 새로운 팟캐스트 프로그램들이 속속 등장하자 정보경찰은 곧바로 '팟캐스트 활용 좌파진영의 최근 움직임과 고려사항'이란 보고서로 대처 방안을 만들어 청와대로 보냈습니다.

또 협동조합 체제로 운영되는 국민TV 방송이 출범할 때도 '좌파 대안 방송 설립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는 문건을 만들어 사찰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정준희 /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겸임교수 : (팟캐스트 등은) 대부분 대안 언론의 형태로 만들어졌어요. 방송사들이 많이 (정부 권력에) 장악된 상태에서, 거기서 탈출했거나 대안적인 목소리를 내려고 했고…정부에 잠재적으로 비판적이거나 현재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신생 언론들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볼 수 있는 거죠.]

경찰의 사찰 보고서에는 박근혜 정부 당시 급부상한 독립 대안 언론들에 대해 다양한 통제 방안을 고심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하지만 기존 언론보다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운 대안 언론에 대해선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YTN 전준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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