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다] 홍성수 교수가 말하는 ‘혐오표현’이란?

[모두다] 홍성수 교수가 말하는 ‘혐오표현’이란?

2019.06.26. 오후 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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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나 포털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면 ‘여혐’, ‘남혐’, ‘맘충’, ‘김치녀’, ‘한남’ 등의 표현들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지난 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서는 '온·오프라인 상에서 혐오 표현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10명 중 8명(83.8%)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혐오표현의 심각성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약 54%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답했다.

지난 2월에는 국가인권위원회 차원에서도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 등에 적극 대응하겠다며 혐오표현 인식 실태조사와 인식개선 캠페인 등을 벌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점차 대두되는 혐오 표현 문제를 홍성수 숙명여자대학교 법학부 교수와 살펴봤다.

혐오 표현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기에 앞서 먼저 '혐오 표현'의 정의에 대해 짚어봤다.

홍성수 교수는 “혐오 표현이란 개인적인 감정이나 태도에서 오는 말이나 표현 전부를 뜻하지 않는다"며 "말이나 표현이 여성, 장애인, 이주 노동자 등 약자나 소수자를 향할 때, 특히 소수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나 편견이 담긴 동시에 이들이 겪는 차별을 고착화하는 경우라야 혐오 표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체적인 예로 ‘집에 가서 애나 봐!’라는 말을 여성에게 던진 것과 남성에게 던졌을 때 나타나는 사회적 효과는 다르다”며 “여성들은 정말로 집에서 애나 봐야 했던 취급을 당했던 역사가 있고, 지금도 그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않은 상황인 반면, 남성들은 그러한 표현이 단순히 기분 나쁘거나 부적절한 질책이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해당 발화를 통해 차별을 받는다거나 남성이 정말 집에서 애나 봐야 하는 존재로 몰릴 가능성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혐오 표현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홍 교수는 "혐오 표현에 노출된 개인이 단순히 기분 나쁜 것에 그치지 않고, 우울감, 불안감 등의 심리 반응을 겪게 되는 것은 물론, 학교나 직장에 가기 싫다거나, 사실상 사회 구성원으로서 사회 참여권을 저해하는 수준으로 갈 수 있다"며 "개인적 문제로 치부하기에는 굉장히 심각한 사회 문제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혐오 표현을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혐오 표현에 노출된 당사자가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자리에 함께 있던 제3자가 함께 지적하고 싸워주는 일들이 필요하다”면서도 “이런 일들이 개인적인 노력으로만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에 조직적인 분위기 형성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외국에서는 유치원 때부터 성인이 돼서도 끊임없이 혐오 표현과 차별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며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교육이 얼마나 이루어지고 있는가에 대해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무래도 혐오 표현은 사회적인 학습으로 내재되는 것인 만큼 결국엔 인식을 바로잡기 위한 사회적 차원의 노력, 즉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끝으로 홍 교수는 “혐오 표현을 내뱉는 당사자가 자신이 뱉은 말이 혐오 표현에 해당한다는 것을 인식조차 못 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루아침에 혐오 표현 문제가 해결될 순 없겠지만 소수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적어도 문제가 확산될 여지는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고 마무리했다.

연출 : 서정호 PD(hoseo@ytn.co.kr)
제작 : 강재연 PD(jaeyeon91@ytnplus.co.kr)
취재 : 강승민 기자(happyjournalist@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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