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이 버렸다" 자수해 DNA 검사했더니 '황당'

"내가 아이 버렸다" 자수해 DNA 검사했더니 '황당'

2019.07.23. 오전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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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승민 앵커
■ 출연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박성배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경남 밀양에서 신생아 유기사건이 발생했는데 이 유기 사건의 범행을 자백했던 여성이 신생아와 유전자 감식을 해 봤더니 친어머니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어요.

[이수정]
이게 굉장히 흥미로운 사건입니다.

[앵커]
황당한 사건인데.

[이수정]
왜 허위자백을 했는지 사실 좀 연구가 필요할 정도로 흥미롭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이게 지난 11일날 경남 밀양에서 일어난 사건인데 사실은 갓 태어난 아이, 영아죠.

영아가 지금 저렇게 보시다시피 아주 쓰레기 더미 속에서 그러다 보니까 아이가 온 몸에 물린 자국, 벌레들에 의해 쏘인 자국들 이런 것들이 있는 상태로 아이는 구조돼서 지금 생존을 한 상황이고요.

그런데 이 아이를 그러면 출산한 사람이 있을 것 아닙니까?

그래서 그 지역에서 출산한 사람을 찾기 위해서 경찰이 여기저기 알아본 것으로 추정이 되고 CCTV도 확인을 하고 그랬는데 결국에는 그중 어떤 분이 아마 여청계에서 알고 있던 사람 같은데 그분이 내가 그 아이의 엄마다, 내가 아이를 출산해서 버렸다.

이렇게 얘기를 해서. 자백하는 사람이 있으니 그런가보다 했는데 문제는 확인하려고 DNA 검사를 넘겨보니까 엄마가 아니라는 거예요.

그래서 진술 번복을 했는데 내 딸이 결국에는 아이를 낳은 것 같은데 그 딸을 두둔하기 위해서 딸을 보호하기 위해서 내가 거짓말을 했노라고 현재는 진술 번복을 하기는 했으나 어쨌든 이 모녀와는 이 영아가 아무 관계가 없는 것으로 확인이 되고 있습니다.

[앵커]
보통 일반적으로 보면 저희가 사건사고를 전할 때 보면 자신이 아이를 낳았는데 여러 가지 사정상 키우지 못해서 그냥 버리고 가는 경우는 있어도 자신이 낳지도 않은 아이를 내가 낳았다라고 주장하는 경우는 처음 인 것 같아요.

[박성배]
저도 처음 보는 것 같은데 경찰 입장에서도 처음에는 이 여성의 진술을 믿었죠. 이례적인 진술이니까요.

그와 반대되는 진술을 할 리가 없다고 판단을 했기 때문인데요. 여성이 다른 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들고 있던 손가방이랑 현장에 남아 있던 손가방이 비슷해 보였다는 겁니다.

그리고 경찰이 아이를 버린 시간대를 야간으로 추정을 했는데 여성이 진술하는 자신이 아이를 버렸다는 시점도 야간대로 시간이 일치한다는 거죠. 여러 정황을 어느 정도는 정황에 부합하도록 진술을 하고 있으니까 이 여성의 진술을 그대로 믿고 더 이상 수사를 제대로 진행을 못하고 있었는데 황당하게도 DNA 검사 결과 여성과 아이는 관계가 없고 말씀하신 것처럼 딸이 아이를 낳은 것으로 생각을 해서 보호해 주려다가 이런 진술을 했다고 하지만 그 딸과도 이 아이는 전혀 무관한 것으로 밝혀져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러면 여기서 의문이 남는 것이 대체 이 여성은 왜 이런 거짓말을 한 걸까요?

[이수정]
물론 거짓말을 하는 게 좀 이상해 보일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에 따라서는 이런 종류의 관심이라도 꼭 받고 싶다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는 거거든요.

왜냐하면 사실은 일단은 경찰이라는 곳에서 많은 경찰들이 와서 수선을 피면서 나의 진술을 받기 위해서 기다리고 있고. 그리고 결국 내가 무슨 얘기를 하면 아주 경청을 하고 받아적어주고 그런 데서 오는 일종의 존재감, 비뚤어진 존재감을 확인하고 싶다는 욕망이 있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어요.

그래서 지금 프로파일러들이 추정하기에는 아마 연극성 성격장애가 아니겠느냐, 일종의 히스테리성 성격장애를 가진 여성들 같은 경우에 관심의 중심이 되고자 하는 욕망은 틀림없이 존재하거든요.

그런데 그것과 동시에 또 다른 추정은 아마도 영아나 출산과 연관된 굉장히 아까 트라우마 얘기가 잠깐 나왔지만 그런 회복하기 어려운 경험 같은 걸 혹시 여성이나 딸이 갖고 있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도 해 볼 수가 있습니다.

예컨대 과거에 피해 경험 같은 게 있었다면 그래서 그로 인해서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서 혼동하여 잠깐 동안 허위자백을 했던 건 아닌지, 이렇게까지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좀 더 허위자백을 한 분에 대한 치료적 개입 이런 것들이 필요한 상황이 아닌가 이런 생각은 해 볼 수가 있겠습니다.

[앵커]
그러면 실제로 이 수사에 참여한 프로파일러의 얘기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방원우 / 경남지방경찰청 범죄심리분석관 : 히스테리성 성격장애 혹은 연극성 성격장애로 불리는 유형으로... 그런 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이 관심받는 상황이나 타인을 조정하려는 시도가 많습니다.]

[앵커]
비슷한 얘기를 교수님께서도 해 주셨는데 이게 심리적인 부분이다 보니까 히스테리성 성격장애 이런 병명이 있나 보군요.

[이수정]
히스테리성 성격장애가 진단 기준에서 이름이 바뀌어서 지금은 연극성 성격장애라고 불립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이 사건에서 사실 엄마를 찾는 게 중요하잖아요.

그런데 지금 허위자백을 한 기간이 얼마 되지 않아서 그래서 결국 DNA 검사 결과 아닌 게 확인이 돼서 아마 지금 이 시점에라도 CCTV를 분석을 하면 틀림없이 영아를 출산한 엄마를 찾아내는 데는 크게 어려움은 없을 걸로 보여서 허위자백 자체가 중대범죄도 아니고 처벌을 하는 것보다는 치료적인 개입을 하는 게 이 여성분에게는 더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일각에서는 경찰이 너무 이 여성의 진술만 믿고 또 이 내용 공표를 한 게 아니냐 이런 지적들도 나오고 있거든요. 초동수사에 대한 부분을 지적받고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박성배]
결과를 보면 비판을 받아 마땅하죠. 처음부터 다시 수사를 진행해야 되는데 현장 감식부터 새로 수사를 시작해야 되겠죠. 시간이 지나서 현장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시골 주택가라서 어느 정도는 보존되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장감식을 통해서 아이를 버린 부모의 흔적을 찾아야 될 것이고 탐문수사를 통해서 부모의 실체를 파악해야 되는데 분명히 그 마을에서 임신한 여성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은 분명히 있었을 겁니다.

혹여나 외지에서 와서 아이를 버리고 갔다고 하면 외지에서 오고 나갈 때 그 모습을 본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겁니다.

CCTV 분석뿐만 아니라 마을 주민 전체에 대해서 탐문수사를 하다 보면 충분히 아이를 버린 부모를 찾을 수는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이라도 현장감식과 탐문수사를 통해서 적절하게 수사를 이어나감으로써 아이의 부모를 찾아야 되고 부모를 찾음으로써 아이와의 DNA 검사를 통해서 아이의 부모인지 확정짓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겠습니다.

[앵커]
친부모를 찾는 게 시급한 상황인데 그러면 거짓말을 한 여성에게는 어떤 처벌을 따로 하거나 그러지는 않는 거죠?

[박성배]
거짓말을 한 여성을 생각해 볼 수 없습니다. 생각해 볼 수 있는 게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를 볼 수 있는데 허위진술했다고 해서 내가 범인이라고 진술했다고 해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는 아닙니다.

그 정도에 이를테면 증거를 조작해서 수사 기관을 기망할 정도가 돼야 돼요. 허위진술하는 것은 수사기관이 기본적으로 진위 여부를 가릴 의무가 있습니다.

진위 여부를 제대로 못 가린 건 수사기관의 책임이지 그 허위진술을 한 사람을 처벌할 수 없거든요.

그런데 이 허위진술을 한 것 자체가 일종의 정신질환으로 보이기 때문에 보호자가 있다면 보호자에게, 보호자가 없다면 관계기관에 적절하게 치료를 받도록 경찰이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뉴스픽은 여기까지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그리고 박성배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두 분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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