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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19년 8월 5일 월요일
□ 출연자 : 유재순 JP뉴스 대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저희가 지난 금요일에 평화의 소녀상을 제작한 김운성 작가와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별 탈 없이 끝까지 전시가 잘 마무리 됐으면 좋겠다라고 제가 말씀을 드렸던 기억이 나는데요. 그런데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되고 말았습니다. 일본 최대의 예술 축제인 아이치 트리엔날레에 출품됐던 평화의 소녀상 전시가 결국 중단됐습니다. 일본 내부에서조차 '표현의 자유 침해'와 '과도한 검열'이다, 라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거기에 더해서 지난 금요일,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 이후 우리 정부의 대응책 마련에 대해서 일본에서는 어떤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는지, 또 현지 분위기는 어떤지, 유재순 JP 뉴스 대표, 전화 연결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 유재순 JP뉴스 대표(이하 유재순): 안녕하십니까. 유재순입니다.
◇ 전진영: 평화의 소녀상 전시가 시작된 지 겨우 사흘 만에 결국 중단이 됐고요. 이 내용에 대해서 지난 3일 토요일입니다. 행사 관계자가 기자회견을 통해서 입장을 이야기했는데, 전시 중단 이유에 대해서는 뭐라고 언급했습니까?
◆ 유재순: 네, 오무라 히데야키 아이치현 지사는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아이치현 트리엔날레 2019 국제예술제 운영위에 전화와 팩스 그리고 메일을 통해 비열하고 비인도적인 협박이 쇄도해서 안전상의 문제로 전시회 중지를 결정했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했습니다.
◇ 전진영: 안전상의 문제를 이유로 든 건데. 그러면 실제로 피부로 느낄 정도로 그렇게 안전에 위협을 느낄 정도로 항의가 심했나요?
◆ 유재순: 그런데 사실 피부로 느낄 정도의 항의가 있었는지는 일본 언론이나 주최 측에서 실질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고요. 다만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8월 1일 오픈하는 첫날에만 전화나 팩스, 그리고 메일로 약 200여 통의 협박이 왔었다고 합니다. 그중에는 가솔린을 뿌리고 불을 지르겠다는 협박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또한 전시관 직원들의 이름을 알아내서 인터넷에 공개하는 등의 협박도 있었다고 합니다.
◇ 전진영: 저희가 금요일에 작가님과 인터뷰할 때도 몇몇 그런 항의가 있긴 했지만 전시에 차질을 빚을 정도는 아니다, 이렇게 말씀을 해주셨기 때문에 사실 그렇게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빨리 중단될 거라고는 예상을 못했습니다. 그리고 또 일각에서는 전시 중단을 요구했던 나고야 시장의 발언도 있었고, 그리고 예술제에 대한 교부금 지원 여부에 대해 한 번 검토해보겠다, 라는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의 발언이 좀 압박이 됐을 거다. 이런 이야기도 있던데요.
◆ 유재순: 네, 그 문제 때문에 굉장히 지금 현재 시끄러운데요. 극우들의 협박도 협박이지만 무엇보다도 가와무라 다카시 나고야 시장의 노골적인 공개비난과,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의 문화청 교부금, 즉 나라가 지급하는 보조금의 지급중지 시사도 한 몫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와무라 나고야 시장은 지난 8월 2일 한 전시장을 시찰한 후에 국가 등의 공적자금을 사용한 장소에서 이런 것을 전시하면 안 된다고 맹렬하게 비판했는데요. 그리고 그 후 바로 전시회 실행 위원장이기도 한 오무라 아이치현 지사에게 일본 국민의 마음을 짓밟는 행위라면서 전시회 중지를 포함한 적절한 대응을 요구하는 항의문을 전달했습니다. 이어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보조금 교부의 결정에 대해서 추후 사실관계를 확인해서 정밀히 조사한 후에 적절히 대응해나가겠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해서 직접은 아니지만 간접적인 완곡한 압력에 가까워 주최 측에서는 결국 3일에 전시 중단 발표를 하게 됐습니다. 왜냐면 전시회 장소가 모두 공립미술관이거나 공공시설이어서 정부의 보조금이 없으면 운영 자체가 안 되는 그런 곳이기도 합니다.
◇ 전진영: 행사 주최 측 입장에서는 이런 교부금 같은 것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압박을 받았다고 한다면 압박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그런 분위기일 것 같은데요. 이번 전시 중단에 대해서 아사히신문과 도쿄신문이 비판하는 기사를 1면에 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비판 내용을 담았나요?
◆ 유재순: 네, 그렇습니다. 아사히신문에서는 거의 매일 크게 보도를 하고 있는데요. 전시회 중지 압력은 한마디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비열한 행위라고 비판하는 보도를 했습니다. 도쿄신문도 표현의 자유는 어떤 일이 있어도 지속돼야 한다며, 우익들의 압력에 의해 중지결정을 내린 아이치현의 관계자를 비판했고요. 다만 참고로 이번에 중지된 전시회는 3년에 한 번씩 열리는 국제 예술제로 올해에는 현대예술 무대예술 영상 음악 등 세계 90팀 이상의 아티스트들이 참가한 일본 국내에서는 최대 규모의 전시회입니다. 그런데 이 전시회 내용 성격이 좀 특별한데요. 그동안 공립미술관 등에서 한 번 정도 전시된 작품으로써 공권력에 의해 강제로 중지돼 철거를 당했거나, 전시가 거부된 작품 20여 점만을 모아서 이번에 국제전을 연 것인데요. 그래서 이번 국제예술제 타이틀도 <표현의 부자유 전, 그 후>입니다. 전시된 작품들을 보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의 동상인 평화의 소녀상뿐만 아니라 쇼와 히로히토 일본 국왕의 초상을 불태우는 영상이라든가, 군마현 조선인 강제연행 추모비, 심지어는 아베 수상의 모형을 눕혀놓고 입에 빨간 구두의 굽을 꼽는 그런 작품도 있습니다.
◇ 전진영: 행사의 타이틀이 <표현의 부자유전, 그 후>이기 때문에 이 행사 타이틀과도 취지가 전혀 맞지 않는다, 전시 중단이. 이런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요. 그래서 전문가들도 전시 중단에 대해서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고, 해당 예술제 큐레이터들도 기자회견을 가졌다는 이야기가 있던데요.
◆ 유재순: 네, 물론 대대적으로 현재 반발하고 있습니다. 또 정식으로 실행위원이 3일에는 항의 성명서도 발표했고요. 특히 4일 오후 2시경에는 인터넷을 통해 소식을 듣고 일본 전국에서 달려온 시민들이 아이치 문화예술센터 앞에서 표현의 자유를 말살하지 말라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표현의 자유를 지키자라고 외쳤습니다. 그런가 하면 오후 5시경에는 나고야 역에서 전시회 실행위원이 즉각 시민단체 등 약 200여명이 전시회 중지를 요구하는 가와무라 다카시 나고야 시장을 향한 항의의 집회를 열었는데요. 시민 한 명은 마이크를 들고 ‘가장 비판을 받아야 할 일들은 기획전시의 항의를 빙자한 협박을 한 사람들이다. 가와무라 시장 등 정치인의 행동이 그들을 부추기는 요인이 됐다’고 스가 관방장관을 빗대어 비판했고요. 또한 신주쿠 여성들의 전쟁과 평화박물관의 와타나베 미나 관장은 스가 관방장관이 정부 보조금 동결을 시사하고 있는데 정부 돈을 받으면 정부가 말한 대로 표현하라는 것은 국책예술에 불과할 뿐이다. 예술세계에서 정부가 지원하는 공립 전시관의 작품에 대해서 정부가 참견하지 않는 것은 세계적인 상식이다. 중앙정부에 의해 뒤집힌다고 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의 독립성에도 반하는 일이다라며 스가 관방장관의 개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 전진영: 이렇게 비판의 목소리가 굉장히 높은데 아사히 도쿄 신문 1면에 비판 기사를 실어준 언론들 말고 다른 언론들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 유재순: 네, 대대적으로 사실 보도를 하고 있는데요. 다만 극우성향의 산케이 신문 등에서는 폭넓은 층의 사람들이 감상하는 공적인 예술제의 표현의 자유는 무제한이 아니다. 예술과 표현의 자유를 방패막이로 한 정치적 선전, 즉 악질적이다. 공금을 사용한 행사로 형평성에 어긋나는 부적절한 내용이다라고 그런 논조를 보이며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산케이 신문은 그런 논조를 보이고 있고요. 어찌 됐건 지난주 금요일에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배제 공식결정 이후에 우리나라에서도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당정청의 대책 마련들이 계속해서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도 굉장히 강경한 어조로 입장을 밝히기도 했고요. 이런 한국의 정치권의 분위기에 대해서 일본의 반응은 어떤가요?
◆ 유재순: 네, 지난 2일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이 적반하장으로 오히려 큰소리치는 상황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 일본 정치인들이 발끈하고 나섰는데요. 가령 사토 마사히사 외무성 차관은 2일 밤 BS후지TV에 출연해서 ‘대통령이 가해자, 적반하장 같은 품위 없는 말을 쓰는 것은 비정상적이다’ 뿐만 아니라 일본에 대해 무례하다고 망언을 했고요. 세코 히로시게 경제 산업성 장관은 한국 정부가 과도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다른 정치인의 경우는 요 며칠 주말을 맞아서인지 현재는 별다른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 전진영: 일부 정치인들이 그런 이야기를 한 거군요.
◆ 유재순: 네, 각료들이 대부분 비판 발언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또 지금 우리나라 정치권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부분이 바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 파기 논란인데.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우리의 맞대응으로 지소미아를 파기해야 하느냐 마느냐, 이 부분을 가지고 계속 이야기가 나오고 있거든요. 일본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요?
◆ 유재순: 네, 기본적으로 일본 정부는 지소미아에 대해서는 연장하는 것을 원한다고 이미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한편에서는 한국 정부가 미국과의 관계 때문에 차마 지소미아 파기까지는 결정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은데요. 그렇지만 일부 언론에서는 지금 같은 최악의 분위기에서는 파기 수순으로 갈 수도 있다고 보도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럴 경우 일본 정부에서는 제3의 보복조치로 한국에 투입돼 있는 금융권을 일시에 거둬들인다는 이야기들이 난무하고 있고요. 말하자면 한국 기업 등에 빌려준 일본 엔화를 한꺼번에 회수해간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그런 상황이 벌어질 경우 한국 기업은 또 한 번 혼란스러운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지금 지소미아 파기 여부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의 대응책 마련을 고심 중인데, 방금 일본이 지소미아를 만약에 파기한다면 우리는 3차 보복대응으로 가겠다라고까지 말한 것처럼 섣불리 우리가 이렇게 하면 저기는 저렇게 할 것이다라는 식으로 강대강으로 맞불을 놓는 전략을 놓다가는 자칫 치킨게임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정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거든요. 대표님께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전망하시는지요?
◆ 유재순: 네, 제 개인적인 생각이기도 하지만 일본 언론이나 대부분의 정치인들도 앞으로도 당분간 이 같은 분위기가 계속 이어지지 않을까라는 의견이 많고요. 이유는 이미 아베 정부가 작정하고 시작한 일이기 때문에 쉽게 물러날 것 같지는 않다고 합니다. 다만 유일하게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아베 수상이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잘 듣기 때문에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를 한다면 해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그러는데요. 하지만 지난 7월 1일 반도체 소재부품 수출규제 조치를 취하기 전에 이미 트럼프 대통령과 사전에 교감을 나누고 경제보복 조치에 들어간 것이어서 앞으로의 전망도 매우 불투명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북한에서 어떤 또 다른 액션, 미사일을 쏜다든가 또 다른 액션이 취해질 경우에 아베 수상은 마지못해 한국 측에 화해를 요청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조금씩 대두되고 있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유재순: 고맙습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유재순 JP뉴스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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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19년 8월 5일 월요일
□ 출연자 : 유재순 JP뉴스 대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저희가 지난 금요일에 평화의 소녀상을 제작한 김운성 작가와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별 탈 없이 끝까지 전시가 잘 마무리 됐으면 좋겠다라고 제가 말씀을 드렸던 기억이 나는데요. 그런데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되고 말았습니다. 일본 최대의 예술 축제인 아이치 트리엔날레에 출품됐던 평화의 소녀상 전시가 결국 중단됐습니다. 일본 내부에서조차 '표현의 자유 침해'와 '과도한 검열'이다, 라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거기에 더해서 지난 금요일,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 이후 우리 정부의 대응책 마련에 대해서 일본에서는 어떤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는지, 또 현지 분위기는 어떤지, 유재순 JP 뉴스 대표, 전화 연결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 유재순 JP뉴스 대표(이하 유재순): 안녕하십니까. 유재순입니다.
◇ 전진영: 평화의 소녀상 전시가 시작된 지 겨우 사흘 만에 결국 중단이 됐고요. 이 내용에 대해서 지난 3일 토요일입니다. 행사 관계자가 기자회견을 통해서 입장을 이야기했는데, 전시 중단 이유에 대해서는 뭐라고 언급했습니까?
◆ 유재순: 네, 오무라 히데야키 아이치현 지사는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아이치현 트리엔날레 2019 국제예술제 운영위에 전화와 팩스 그리고 메일을 통해 비열하고 비인도적인 협박이 쇄도해서 안전상의 문제로 전시회 중지를 결정했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했습니다.
◇ 전진영: 안전상의 문제를 이유로 든 건데. 그러면 실제로 피부로 느낄 정도로 그렇게 안전에 위협을 느낄 정도로 항의가 심했나요?
◆ 유재순: 그런데 사실 피부로 느낄 정도의 항의가 있었는지는 일본 언론이나 주최 측에서 실질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고요. 다만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8월 1일 오픈하는 첫날에만 전화나 팩스, 그리고 메일로 약 200여 통의 협박이 왔었다고 합니다. 그중에는 가솔린을 뿌리고 불을 지르겠다는 협박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또한 전시관 직원들의 이름을 알아내서 인터넷에 공개하는 등의 협박도 있었다고 합니다.
◇ 전진영: 저희가 금요일에 작가님과 인터뷰할 때도 몇몇 그런 항의가 있긴 했지만 전시에 차질을 빚을 정도는 아니다, 이렇게 말씀을 해주셨기 때문에 사실 그렇게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빨리 중단될 거라고는 예상을 못했습니다. 그리고 또 일각에서는 전시 중단을 요구했던 나고야 시장의 발언도 있었고, 그리고 예술제에 대한 교부금 지원 여부에 대해 한 번 검토해보겠다, 라는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의 발언이 좀 압박이 됐을 거다. 이런 이야기도 있던데요.
◆ 유재순: 네, 그 문제 때문에 굉장히 지금 현재 시끄러운데요. 극우들의 협박도 협박이지만 무엇보다도 가와무라 다카시 나고야 시장의 노골적인 공개비난과,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의 문화청 교부금, 즉 나라가 지급하는 보조금의 지급중지 시사도 한 몫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와무라 나고야 시장은 지난 8월 2일 한 전시장을 시찰한 후에 국가 등의 공적자금을 사용한 장소에서 이런 것을 전시하면 안 된다고 맹렬하게 비판했는데요. 그리고 그 후 바로 전시회 실행 위원장이기도 한 오무라 아이치현 지사에게 일본 국민의 마음을 짓밟는 행위라면서 전시회 중지를 포함한 적절한 대응을 요구하는 항의문을 전달했습니다. 이어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보조금 교부의 결정에 대해서 추후 사실관계를 확인해서 정밀히 조사한 후에 적절히 대응해나가겠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해서 직접은 아니지만 간접적인 완곡한 압력에 가까워 주최 측에서는 결국 3일에 전시 중단 발표를 하게 됐습니다. 왜냐면 전시회 장소가 모두 공립미술관이거나 공공시설이어서 정부의 보조금이 없으면 운영 자체가 안 되는 그런 곳이기도 합니다.
◇ 전진영: 행사 주최 측 입장에서는 이런 교부금 같은 것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압박을 받았다고 한다면 압박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그런 분위기일 것 같은데요. 이번 전시 중단에 대해서 아사히신문과 도쿄신문이 비판하는 기사를 1면에 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비판 내용을 담았나요?
◆ 유재순: 네, 그렇습니다. 아사히신문에서는 거의 매일 크게 보도를 하고 있는데요. 전시회 중지 압력은 한마디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비열한 행위라고 비판하는 보도를 했습니다. 도쿄신문도 표현의 자유는 어떤 일이 있어도 지속돼야 한다며, 우익들의 압력에 의해 중지결정을 내린 아이치현의 관계자를 비판했고요. 다만 참고로 이번에 중지된 전시회는 3년에 한 번씩 열리는 국제 예술제로 올해에는 현대예술 무대예술 영상 음악 등 세계 90팀 이상의 아티스트들이 참가한 일본 국내에서는 최대 규모의 전시회입니다. 그런데 이 전시회 내용 성격이 좀 특별한데요. 그동안 공립미술관 등에서 한 번 정도 전시된 작품으로써 공권력에 의해 강제로 중지돼 철거를 당했거나, 전시가 거부된 작품 20여 점만을 모아서 이번에 국제전을 연 것인데요. 그래서 이번 국제예술제 타이틀도 <표현의 부자유 전, 그 후>입니다. 전시된 작품들을 보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의 동상인 평화의 소녀상뿐만 아니라 쇼와 히로히토 일본 국왕의 초상을 불태우는 영상이라든가, 군마현 조선인 강제연행 추모비, 심지어는 아베 수상의 모형을 눕혀놓고 입에 빨간 구두의 굽을 꼽는 그런 작품도 있습니다.
◇ 전진영: 행사의 타이틀이 <표현의 부자유전, 그 후>이기 때문에 이 행사 타이틀과도 취지가 전혀 맞지 않는다, 전시 중단이. 이런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요. 그래서 전문가들도 전시 중단에 대해서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고, 해당 예술제 큐레이터들도 기자회견을 가졌다는 이야기가 있던데요.
◆ 유재순: 네, 물론 대대적으로 현재 반발하고 있습니다. 또 정식으로 실행위원이 3일에는 항의 성명서도 발표했고요. 특히 4일 오후 2시경에는 인터넷을 통해 소식을 듣고 일본 전국에서 달려온 시민들이 아이치 문화예술센터 앞에서 표현의 자유를 말살하지 말라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표현의 자유를 지키자라고 외쳤습니다. 그런가 하면 오후 5시경에는 나고야 역에서 전시회 실행위원이 즉각 시민단체 등 약 200여명이 전시회 중지를 요구하는 가와무라 다카시 나고야 시장을 향한 항의의 집회를 열었는데요. 시민 한 명은 마이크를 들고 ‘가장 비판을 받아야 할 일들은 기획전시의 항의를 빙자한 협박을 한 사람들이다. 가와무라 시장 등 정치인의 행동이 그들을 부추기는 요인이 됐다’고 스가 관방장관을 빗대어 비판했고요. 또한 신주쿠 여성들의 전쟁과 평화박물관의 와타나베 미나 관장은 스가 관방장관이 정부 보조금 동결을 시사하고 있는데 정부 돈을 받으면 정부가 말한 대로 표현하라는 것은 국책예술에 불과할 뿐이다. 예술세계에서 정부가 지원하는 공립 전시관의 작품에 대해서 정부가 참견하지 않는 것은 세계적인 상식이다. 중앙정부에 의해 뒤집힌다고 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의 독립성에도 반하는 일이다라며 스가 관방장관의 개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 전진영: 이렇게 비판의 목소리가 굉장히 높은데 아사히 도쿄 신문 1면에 비판 기사를 실어준 언론들 말고 다른 언론들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 유재순: 네, 대대적으로 사실 보도를 하고 있는데요. 다만 극우성향의 산케이 신문 등에서는 폭넓은 층의 사람들이 감상하는 공적인 예술제의 표현의 자유는 무제한이 아니다. 예술과 표현의 자유를 방패막이로 한 정치적 선전, 즉 악질적이다. 공금을 사용한 행사로 형평성에 어긋나는 부적절한 내용이다라고 그런 논조를 보이며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산케이 신문은 그런 논조를 보이고 있고요. 어찌 됐건 지난주 금요일에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배제 공식결정 이후에 우리나라에서도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당정청의 대책 마련들이 계속해서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도 굉장히 강경한 어조로 입장을 밝히기도 했고요. 이런 한국의 정치권의 분위기에 대해서 일본의 반응은 어떤가요?
◆ 유재순: 네, 지난 2일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이 적반하장으로 오히려 큰소리치는 상황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 일본 정치인들이 발끈하고 나섰는데요. 가령 사토 마사히사 외무성 차관은 2일 밤 BS후지TV에 출연해서 ‘대통령이 가해자, 적반하장 같은 품위 없는 말을 쓰는 것은 비정상적이다’ 뿐만 아니라 일본에 대해 무례하다고 망언을 했고요. 세코 히로시게 경제 산업성 장관은 한국 정부가 과도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다른 정치인의 경우는 요 며칠 주말을 맞아서인지 현재는 별다른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 전진영: 일부 정치인들이 그런 이야기를 한 거군요.
◆ 유재순: 네, 각료들이 대부분 비판 발언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또 지금 우리나라 정치권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부분이 바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 파기 논란인데.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우리의 맞대응으로 지소미아를 파기해야 하느냐 마느냐, 이 부분을 가지고 계속 이야기가 나오고 있거든요. 일본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요?
◆ 유재순: 네, 기본적으로 일본 정부는 지소미아에 대해서는 연장하는 것을 원한다고 이미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한편에서는 한국 정부가 미국과의 관계 때문에 차마 지소미아 파기까지는 결정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은데요. 그렇지만 일부 언론에서는 지금 같은 최악의 분위기에서는 파기 수순으로 갈 수도 있다고 보도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럴 경우 일본 정부에서는 제3의 보복조치로 한국에 투입돼 있는 금융권을 일시에 거둬들인다는 이야기들이 난무하고 있고요. 말하자면 한국 기업 등에 빌려준 일본 엔화를 한꺼번에 회수해간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그런 상황이 벌어질 경우 한국 기업은 또 한 번 혼란스러운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지금 지소미아 파기 여부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의 대응책 마련을 고심 중인데, 방금 일본이 지소미아를 만약에 파기한다면 우리는 3차 보복대응으로 가겠다라고까지 말한 것처럼 섣불리 우리가 이렇게 하면 저기는 저렇게 할 것이다라는 식으로 강대강으로 맞불을 놓는 전략을 놓다가는 자칫 치킨게임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정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거든요. 대표님께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전망하시는지요?
◆ 유재순: 네, 제 개인적인 생각이기도 하지만 일본 언론이나 대부분의 정치인들도 앞으로도 당분간 이 같은 분위기가 계속 이어지지 않을까라는 의견이 많고요. 이유는 이미 아베 정부가 작정하고 시작한 일이기 때문에 쉽게 물러날 것 같지는 않다고 합니다. 다만 유일하게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아베 수상이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잘 듣기 때문에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를 한다면 해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그러는데요. 하지만 지난 7월 1일 반도체 소재부품 수출규제 조치를 취하기 전에 이미 트럼프 대통령과 사전에 교감을 나누고 경제보복 조치에 들어간 것이어서 앞으로의 전망도 매우 불투명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북한에서 어떤 또 다른 액션, 미사일을 쏜다든가 또 다른 액션이 취해질 경우에 아베 수상은 마지못해 한국 측에 화해를 요청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조금씩 대두되고 있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유재순: 고맙습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유재순 JP뉴스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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