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 사망보도', 자살보도 권고기준에 얼마나 충족했나

'설리 사망보도', 자살보도 권고기준에 얼마나 충족했나

2019.10.21. 오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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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19년 10월 19일 (토요일)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백종우 중앙자살예방센터 센터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설리 사망보도', 자살보도 권고기준에 얼마나 충족했나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이번 설리 씨 사망 보도에 대한 전문가 이야기를 들어보겠는데요. 중앙자살예방센터의 백종우 센터장님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 백종우 중앙자살예방센터 센터장(이하 백종우)> 네, 안녕하십니까.

◇ 김양원> 네, 센터장님. 센터장님도 이번 주 초에 이 기사 접하셨죠?

◆ 백종우> 네.

◇ 김양원> 어떻게 보셨습니까?

◆ 백종우> 저희는 굉장히 마음이 무겁고, 또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 될 수 있어야겠다,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있습니다.

◇ 김양원> 우리는 지난 2004년에 처음 만들어졌고, 2013년과 2018년 두 차례 개정을 거쳐서 자살보도권고기준 3.0을 마련했어요. 이번에 故 설리 씨 자살 관련 보도. 이전 보도들과 차이점이 있었습니까?

◆ 백종우> 네, 다행스러운 것은 2017년 12월에 또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는데요. 그 당시에는 국내 언론에서 자살 수단을 보도하거나 추측성의 기사가 꽤 많았습니다. 반면에 워낙 세계적인 스타였기 때문에 해외 언론에서도 많이 기사가 있었는데, 수단에 대한 보도가 전혀 없고 자살예방 상담전화를 안내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참 이렇게 차이가 나는구나 하고 안타까웠는데, 이번에는 정말 다행히도 저희가 다음 날 600개 정도의 기사를 모니터링 해보니까 19개 정도만 권고기준을 벗어나있어서 수정을 요청 드렸거든요. 2년 전에 비하면 언론에서 자살에 대한 보도를 기준에 맞게 다뤄주시고 있어서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 김양원> 이렇게 연예인들의 극단적인 선택. 이런 일들이 발생하면 중앙자살예방센터에서는 어떤 조치가 따로 취해지는지 궁금합니다. 

◆ 백종우> 맞습니다. 이것은 해외나 저희나 이런 분들이 생기면 대부분의 분들은 물론 괜찮지만, 일부 위험에 빠져 있는 분한테는 커다란 영향이 있기 때문에 저희가 즉각적으로 하는 일에는 언론사에 보도권고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는 협조 공문도 보내고요. 경찰에 연락 드려서 경찰에서 보도자료를 낼 때부터 이 기준에 맞게 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하고. 그다음에 미디어 정보팀에서 관련 기사를 모니터링 하면서 피드백을 드리는 게 1단계입니다. 워낙 언론을 통해서 영향이 전파되기 때문에요. 그리고 두 번째로는 저희 중앙자살예방센터에서 전국의 60개 병원 응급실에 생명사랑 위기대응센터를 지원하고 있는데, 이분들이 자살 시도자 분들을 사례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이분들이 영향을 받지 않도록 조금 더 챙기고 해서 이 일을 하는 분들한테는 상당히 비상인 그런 상황입니다.

◇ 김양원> 그래서는 안 되지만 이번 사건으로 또 이른바 ‘베르테르 효과,’ ‘모방 자살’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거든요. 

◆ 백종우> 네, 그게 안타깝게 2017년에 그런 유명 연예인의 자살 사망 이후에 12월, 1월에도 자살률이 전년 대비해서 증가한 게 사실이고, 이 경우는 미국에서도 로빈 윌리엄스 배우가 사망했을 때 전에 비해서도 10% 정도 증가했고요. 저희가 최악의 영향을 미쳤던 것은 2008년 10월에 유명 연예인 사망 시에 전보다 1000명이 넘게 증가했고, 70%가 같은 방식을 사용했거든요. 왜냐하면 그때 저도 한 달 여 동안 많은 저의 환자분들께 저렇게 예쁘고 성공한 사람도 떠나는데 나는 살아서 뭐하느냐, 이런 이야기를 수십 명한테 들었습니다. 이런 안타까운 일 자체가 없으면 좋겠지만, 이게 어떻게 하면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하는 노력이 매우 중요한 시점입니다.

◇ 김양원> 네, 앞서 저희가 김언경 사무처장과도 말씀을 나눴는데, 언론에서는 故 설리 씨의 극단적인 선택의 이유로 악성 댓글, 악플이라고 하죠. 이것 때문이라는 추측성 보도를 많이 냈어요. 이렇게 단정적으로, 아직 경찰에서 정확한 사망 원인이나 이런 것들이 나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보도하는 것도 문제라는 진단을 저희가 앞서 했지만.

◆ 백종우> 맞습니다.

◇ 김양원> 사실 SNS 사용이 늘면서 이런 사이버 폭력, 점점 증가하는 추세 아닙니까?

◆ 백종우> 실제 의사소통에서 직접 만나고 대면해서 하는 소통의 비중보다 SNS가 점점 늘어나면서 특히 젊은 층에게는 굉장히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고, 향후에는 이게 더 커질 것이기 때문에 저희가 그 영향을 무시할 수 없고, 굉장히 중요하게 봐야 할 필요성은 늘어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저희가 보는 분들 중에도 본인의 스트레스 요인 중에 어떤 사람과의 관계에서 SNS에 관련된 것이 늘어나는 상황이 있고, 특히 청소년에서는 사이버 폭력 같은 것을 겪는 비중이 높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 김양원> 어린 나이에 이런 사이버 폭력, 이런 것들을 계속 겪는다면, 사실 심리적인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해서 걱정이 되거든요.

◆ 백종우> 우리나라의 청소년 자살은 OECD 국가에서 중간 정도이기 때문에 아주 높은 편은 아닌데, 성장기에 이런 SNS나 이런 것을 통해서 트라우마를 입으면 발달이나 성장에 방해가 되고, 또 너무나 고통이 되고, 어떤 신체 질환보다도 더 큰 문제로. 이게 우울증으로 이어지고, 자살로 이어지고, 위험성이 실제 있습니다. 또 반면에 SNS라는 공간이 점점 의미가 커지면서 일본에서도 SNS로 자살을 어떻게 하면 죽을 수 있느냐, 이런 글을 올린 10대를 거꾸로 유인해서 연쇄 살인이 일어난 적이 있었거든요. 작년에 이 일이 일어나서 9명이라는 사망자를 낳기도 했는데요. 결국, SNS에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한 범죄였습니다. 저희가 관심과 대처가 필요한 부분인데, 해외에서는 특히 청소년 같은 경우는 대면해서 말로 하는 것보다 SNS를 통해서 본인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아주 자연스럽기 때문에 채팅 상담의 비중을 많이 늘리는 그런 추세입니다.

◇ 김양원> 그렇군요. 센터장님, 저희가 급히 연락드렸는데, 오늘 인터뷰 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백종우> 네, 감사드립니다.

◇ 김양원> 지금까지 중앙자살예방센터의 백종우 센터장이었습니다. 이렇게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이나 지인이 있다면 자살예방 핫라인입니다. 1577-0199. 또 희망의 전화 129번, 생명의 전화 1588-9191. 또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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