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치매 가족 “생색내기 치매정책 아닌 실질적 도움 필요”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치매 가족 “생색내기 치매정책 아닌 실질적 도움 필요”

2019.11.12. 오전 10:5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YTN라디오(FM 94.5)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9년 11월 12일 (화요일)
□ 출연자 : 치매 가족 간병 김○○ 씨, 배종빈 중앙치매센터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노영희 변호사(이하 노영희): 문재인 대통령 임기가 반환점을 돌았죠. 문재인 정부의 2년 반, 여러분은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박지원 의원은 60점 주셨고요. 그리고 우원식 전 원내대표는 80점 주셨습니다. 여러분의 점수가 궁금합니다. 그래서 출발새아침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 중간점검 시간을 하나씩 가져보려고 하는데요. 앞으로 부정기적으로 공약 중간 점검 해 보겠습니다. 오늘은 그 첫 시간 치매 관련 정책 짚어보겠습니다. 어제, 배우 윤정희 씨가 10년째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는 소식에 많은 이들이 가슴 아파 하셨는데요. 치매는 환자도 고통스럽겠지만, 보호자가 더 힘들다, 이런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 않습니까? 오늘은 치매에 87세 노모를 10년째 모시고 사는 치매 가족의 어려움을 한 번 생생하게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 씨(이하 김○○): 안녕하세요.

◇ 노영희: 지금 어디서 살고 계세요?

◆ 김○○: 마포구 대흥동에 살고 있어요.

◇ 노영희: 87세 되신 치매 어머니를 모시고 계시다, 그리고 10년 정도 됐다는 이야기를 우리가 했는데요. 그러면 처음 치매 판정을 받으신 것은 정확히 언제입니까?

◆ 김○○: 2010년 12월이요.

◇ 노영희: 그때 당시에는 그러면 치매가 경미한 상태였겠네요?

◆ 김○○: 집을 잘 못 찾아오시고, 집 앞에서 열쇠를 한 시간 이상 찾으시다가 열쇠공을 불러서 문을 따고 집에 들어와서 가방을 보니까 거기에 열쇠가 있고요. 장소도 잘 모르시고, 시간, 기억, 이런 것도 뒤죽박죽 되시고.

◇ 노영희: 지금 인터뷰하시는 분께서는 따님이신가요?

◆ 김○○: 네. 저희 엄마가 딸만 둘 낳으셔서 제가 첫 딸이에요.

◇ 노영희: 장녀로서 어머니를 모시게 된 거네요. 그러면 우리 어머님이 처음에 총기도 있으시고, 당연히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그렇게 열쇠도 못 찾고, 한 시간을 헤매다가 열쇠공을 불렀는데, 가방 속에 열쇠가 들어있고, 이런 것을 아셨을 때 어떤 심정이시던가요?

◆ 김○○: 당장 의료적인 도움을 받아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2010년도에 발병 전에 병원에 가서 3시간 이상, 그때는 엄마 먼저 들어가서 1시간 정도 인터뷰하고, 저하고 또 들어가서 1시간 이상 인터뷰하고요. 한 3시간 이상을 했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온 거예요. 그러고 나서 3, 4년이 지나니까 엄마도 그것에 대해서 본인도 내가 문제가 있구나, 그러고 2010년 12월부터 약을 먹기 시작한 거죠. 치매약을.

◇ 노영희: 치매 환자를 10년 동안 옆에서 모신다는 게 쉽지 않는데, 요즘에는 요양원에 모시는 게 일반적일 텐데요. 집에서 모시는 이유가 따로 있으십니까?

◆ 김○○: 엄마가 워낙 집에 대한 애착이 강하셨고요. 그리고 아무래도 환경이 바뀌어서 아무리 집 가까운 곳으로 모신다고 해도 제가 왔다 갔다 하는 것도 작은 문제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 노영희: 그러니까 어머니가 집에 대한 애착이 상당히 강했고, 환경이 바뀌면 불안한 상황이기 때문에 집에서 모실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혼자 힘으로 지금 집에서 치매 어머니를 돌보시는 겁니까? 가족들하고는 역할분담이 있나요?

◆ 김○○: 제가 엄마 기저귀를 갈아드린다든가, 이런 신체적인 것을 도와드린다면 또 요양 보호사 선생님께서 오세요. 그래서 그분이 한 달에 64시간을 도와주시거든요. 그리고 남편 같은 경우에는 정서적으로 도와주고, 힘을 써야 하면 또 같이 도와주고요. 제 동생 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경제적인 도움, 엄마가 필요하신 것들을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죠.

◇ 노영희: 그러면 가장 힘들다, 이렇게 느낄 때는 언제셨어요?

◆ 김○○: 지금은 저희 엄마가 말기로 들어가셨는데, 치매 초기에는 본인이 열쇠를 가지고 문을 열고 나가면 분명히 아무데나 가시니까 굉장히 불안했고요. 그다음에 성격이 너무 공격적이고, 막 안 하시던 욕도 하시고, 그다음에 한 번 예를 들어서 저 보고 도둑이다, 이러시면 지팡이 같은 것을 가지고 막 하시니까 굉장히 위험했어요. 치매 초기에는 어머니가 기운도 있으시고 하니까 그런 게 위험했고, 지금 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기력도 쇠하시고, 지금은 잘 안 드시고, 변비가 심하고 그런 신체적으로 쇠약하시고 이러시니까요.

◇ 노영희: 사실은 많이 힘든 상황이기는 한데, 그러면 국가적으로나 어떤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게 있지는 않으십니까?

◆ 김○○: 요양보호 선생님께서 오시는 것은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되고요. 그다음에 제가 국가에서 지원을 받는 것은 마포 치매안심센터, 거기를 통해서 엄마 치매 약값, 그것을 보조를 받고요. 그다음에 기저귀 한 달 두 팩인데, 한 팩에 10개가 들어있어요. 그거를 한 달에 두 개를 받는 거죠. 그리고 요즘은 돌봄 택시, 그게 도입돼서 병원 모시고 다닐 때 굉장히 편해요.

◇ 노영희: 요양 보호사도 오시고, 돌봄 택시 정책이 있어서 조금 낫다, 이런 이야기신데요. 이거 하나만 여쭙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사실은 저는 치매 가족 여러분들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픈 게 뭐냐면 정서적으로 가족 간에 너무 메말라가고 힘들어간다는 부분이거든요. 지원을 해주고, 나라에서 복지 정책을 펼치는 것과는 별개로 치매 가족을 모시고 사는 것으로 인해서 가족들이 남들에게는 말하지 못하는 고통이 상당히 심각하고요. 내가 그런 이야기를 하는 순간, 내가 불효자가 되는 듯한 느낌 때문에 죄책감에 시달리는 분들이 많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그런 부분들은 어떻습니까?

◆ 김○○: 이거는 종교적인 이야기인데, 저희가 종교를 믿고 있는데, 엄마가 기도도 열심히 하시고, 신앙심도 좋으셨는데요. 교회 선교들이나 이런 분들은 뭔가 잘못돼서 벌을 받고 있다. 엄마가 신앙생활을 잘못했기 때문에. 그런 편견 같은 것이 있으니까 그런 게 어려웠죠.

◇ 노영희: 그런 주변의 편견에 그렇게 고통을 받으시는군요. 정부 치매정책 지금 잘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 김○○: 조금 생색내기라는 생각이 많이 들고요. 돌봄 택시 같은 경우도 기사님들이 이야기하시는데 지금 시범 사업이고, 내년에는 이게 없어질 수 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까요. 그게 실제인지는 모르겠는데요. 그런 게 불안하고, 그다음에 저 같은 경우에 기저귀 같은 것도 많이 쓰실 때는 하루에 10개까지는 안 쓰시지만, 조금 실질적으로 그런 도움을 받으면 좋을 것 같아요.

◇ 노영희: 알겠습니다. 너무 진짜 오늘 인터뷰 감사드리고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김○○: 네.

◇ 노영희: 지금까지 치매 노모를 10년 동안 모시고 사시는 치매 가족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치매 가족의 부담이 하루 빨리 덜어졌으면 하는 바람인데요. 이번에는 중앙치매센터 부센터장인 배종빈 교수 연결해서요. 전문가 의견 들으면서 정부의 치매국가 책임제 2년을 점검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배종빈 중앙치매센터 교수(이하 배종빈): 안녕하세요.

◇ 노영희: 지금 치매 어머니를 모시고 계시는 분의 인터뷰를 들어보셨을 텐데요. 어떻게 느끼셨나요?

◆ 배종빈: 여러 가지 저희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아직 실제로 느끼시기에는 부족함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조금 더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요.

◇ 노영희: 실질적으로는 그래도 예전보다는 나아졌다, 뭔가 지원을 한다, 하기는 했지만 실질적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분들의 입장에서는 아직도 부족하다, 이런 이야기인 것 같아요. 그렇다면 치매국가 책임제 2년, 무엇이 달라졌다고 보십니까?

◆ 배종빈: 일단 첫 번째로 치매 평가와 관리에 많은 비용이 소모됐는데, 이런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것이 첫 번째였고요. 두 번째는 이런 경증 치매환자부터 여러 가지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었고요. 세 번째는 동이나 구 단위에서 치매 안심센터가 생겨서 검진, 관리까지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되게 되었습니다.

◇ 노영희: 경제적 비용이 조금 줄어들었고, 돌봄 부담이 줄어들었고, 그리고 관리가 되었다. 그러면 경제적 비용이 어떻게 줄었나요? 비용 혜택 같은 것은 그러면 뭔가요?

◆ 배종빈: 치매 같은 경우에는 경도, 중등도, 중증, 이렇게 구분을 할 수가 있는데요. 중증 치매환자 같은 경우에는 건강보험 적용 비중이 증가해서 환자 분들은 진료비의 10%만 부담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치매 평가를 하면 여러 가지 MRI 등 검사들이 진행되는데, 이런 각종 검사들이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이전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치매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 노영희: 비용이 완전히 없어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부담이 많이 줄어드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최근 뉴스에 보면요. 치매 가족을 두신 분들이 오래 돌보다가 너무 힘들다, 이러면서 아예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는 소식도 많이 나오고 있거든요? 이게 왜 그러는 걸까요?

◆ 배종빈: 맞습니다. 사실 치매환자를 돌보는 과정에서 정말 많은 가족분들이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경험을 하게 됩니다. 또한 원래 정상적이었던 가족분들이 아파가는 과정을 보는 것 자체도 가족분들에게 힘이 들고요. 저희 치매안심센터에서 이런 가족분들이 방문하시면 가족분들의 부담을 덜어드릴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들을 안내를 해드리고 있습니다. 또한 가족분들이 치매환자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돌볼 수 있을지, 그리고 마음을 어떻게 다스릴 수 있을지 하는 프로그램도 제공이 되고 있는데요. 이런 프로그램을 받으실 때 환자분들을 어떻게 할지 걱정이 되실 텐데, 치매안심센터에서는 그런 프로그램을 받는 동안 치매환자 분들을 돌봐드리고 있습니다.

◇ 노영희: 기본적으로 환자 자신도 문제지만, 돌보는 사람들의 정신건강도 문제이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효과적으로 돌볼 수 있는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이런 이야기시네요. 그리고 또 병원비 혜택이나 치매안심센터 내에서 운영하는 좋은 프로그램, 이런 것들에 대해서 잘 몰라서 활용을 못하시는 분들도 많다고 하는데, 정말 그렇습니까?

◆ 배종빈: 네, 맞습니다. 최근 수년간 여러 가지 각종 제도가 변화되었기 때문에 아직도 많은 분들이 이러한 다양한 서비스에 대해서 모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이런 혜택이 있다는 것도 모르고, 이런 것들을 누리지 못하시는 분들도 많은데요. 그래서 앞으로도 더 많은 홍보가 필요할 것 같고, 주변분들에게도 이런 서비스들이 있으면 알려주시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 노영희: 홍보가 생각보다 미흡한 부분이 있나 봐요?

◆ 배종빈: 치매환자 분들이 보통 노인 분들이라 정보 접근성이 약하시기 때문에 그런 분들에게 적합한 홍보 전략 같은 것도 앞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 노영희: 센터장님, 그러면 마지막으로 치매 가족을 돌보는 가족이 유의해서 생각해야 할 부분, 혹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 배종빈: 보호자 분들이, 앞서 가족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치매 환자분이 생기면 본인의 잘못은 아닌지, 그리고 치매 환자를 돌보는 과정에서 힘든 것에 대해서 죄책감을 느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치매라는 문제가 환자 개인의 문제,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서로 나눠서 짊어져야 할 문제라는 공감대 형성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현재 이런 치매환자 분들의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하는 각종 제도가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각종 제도가 너무 어려우시면 가까운 치매안심센터가 있으니 방문해서 상담을 받으시고, 또한 저희들 치매환자 콜센터가 24시간 운영되고 있으니까 1899-9988번으로 전화주시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 친절히 상담을 돕도록 하겠습니다.

◇ 노영희: 네, 고맙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배종빈: 네, 감사합니다.

◇ 노영희: 지금까지 중앙치매센터 부센터장 배종빈 교수였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