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앞두고 기숙학원에서 성추행...학원은 '선처' 종용

수능 앞두고 기숙학원에서 성추행...학원은 '선처' 종용

2019.11.16. 오후 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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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 재수생 A 씨, 여자 기숙사 몰래 들어가 추행
피해 학생이 소리 지르자 도망…사감에게 잡혀
기숙사에는 CCTV만…방문도 안에서 못 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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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주 치러진 수능시험을 앞두고 한 기숙학원에서 성추행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관리 책임이 있는 학원 측은 가해 학생의 선처를 요구하는 등 사건을 덮기에 급급했습니다.

나혜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수능시험을 불과 나흘 앞둔 지난 10일,

불 꺼진 기숙학원의 여자 기숙사 복도를 한 남학생이 돌아다닙니다.

어둠 속으로 사라지더니, 몇 분 뒤 황급히 달아납니다.

잠을 자던 여학생 방에 들어가 추행했다가 피해자가 놀라서 깨 소리를 지르자 달아난 겁니다.

[피해 학생 아버지 : 새벽에 일어났을 때 (문을 열고) 들어왔대요. 처음부터 딸 방에 들어간 게 아니라 한 바퀴 훑으면서…. 사감은 딸이 소리 지르고 그때 나왔어요.]

철저한 관리를 자랑하는 기숙학원이었지만 여학생 기숙사 보안시설은 CCTV 외에 따로 없었습니다.

학원 측은 관리 편의를 위해 기숙사 방문을 안에서 잠그지도 못하게 해놨습니다.

[학원 관계자 : 여학생 같은 경우에 둘이 싸워. 안에 잠겨 있으면 어떻게 통제가 될까요? 안 됩니다.]

남학생과 여학생 기숙사는 이렇게 각각 다른 건물에 분리돼 있지만, 가해 학생은 새벽 시간 아무런 통제 없이 빠져나와 여학생 기숙사로 들어갔습니다.

성추행 사건이 일어났지만 학원 측의 대응은 의외였습니다.

경찰에 신고하기는커녕, 피해 학생에게 가해자 부모와 만남을 주선하며 합의를 종용한 겁니다.

[피해 학생 아버지 : 경찰차가 학원에 들어오면 학생들이 동요하니까, 가해자가 이런저런 사정이 있으니까 용서해달라고….]

[학원 관계자 : CCTV를 다 봤으니까, 조사는 수능 끝나고 했으면 좋겠다고 한 거죠. 나도 지금 피해자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감독기관에서 할 수 있는 사후조치도 뾰족한 방법은 없습니다.

[교육청 관계자 : 생활지도 불철저로 일어난 부조리로 (시정명령) 했습니다. 1년 안에 3회 반복돼야 아웃(등록 말소)이 되는 거라서….]

결국, 성추행 피해는 물론 1년을 준비한 시험을 망치는 일까지 고스란히 피해 학생의 몫으로 남았습니다.

YTN 나혜인[nahi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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