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법 위반 지적…암 환자 복용 막기 어려워
"펜벤다졸 복용 후 증세 호전" 증언 잇따라
펜벤다졸 복용 국내 암 완치 없어…부작용 우려
"펜벤다졸 복용 후 증세 호전" 증언 잇따라
펜벤다졸 복용 국내 암 완치 없어…부작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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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의 말기 암 환자가 개 구충제의 일종인 '펜벤다졸'을 먹고 암을 치료했다는 사연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말기 암 환자들에겐 마지막 희망처럼 여겨지고 있는데요.
'펜벤다졸' 품귀현상까지 벌어지면서, 정부가 나서 임상시험을 해달라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했습니다.
'팩트와이'에서 사실관계를 따져봤습니다.
홍성욱 기자입니다.
[기자]
강아지 구충제의 일종인 동물 의약품 펜벤다졸.
'기적의 항암제'로 알려지면서 시중에서 쉽게 살 수 없을 정도로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 약국 약사 : (제품 살 수 있나요?) 살 수 있는데, 진짜 필요한 분들을 못 드리잖아요.]
▲ '부작용 우려' 수입금지 조치?
펜벤다졸은 제품명이 아닌 성분 이름입니다.
2003년부터 펜벤다졸이 들어간 동물 구충제, 42종이 수입되고 있는데, 암 환자들이 찾는 건 이 가운데 두 종류입니다.
최근 항암제로 사용하면 부작용 우려가 있어 정부가 일부 제품의 수입을 금지했다는 내용이 인터넷과 SNS상에서 돌고 있지만,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닙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 : 동물 의약품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수입금지를 할 명분이 없는 거죠.]
사람이 먹을 목적이라는 걸 알고 펜벤다졸을 팔면 수의사법 위반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암 환자들이 복용하는 걸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 암 완치 사례 있나?
폐암 투병 중인 개그맨 김철민 씨를 비롯해, 유튜브에는 지금도 펜벤다졸을 먹고 증세가 호전됐다는 증언이 잇따릅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다양한 치료 요법을 병행하고 있어서, 펜벤다졸만의 효과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습니다.
[박영철 / 펜벤다졸 복용 호전 사례자 : 너무 펜벤다졸만 고집하지 말고 병원에 주기적으로 피검사라든지 간 수치라든지 확인하면서 본인 몸에 맞게끔 하는 게 괜찮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완치됐다고 판단할만한 사례는 국내에 아직 없고, 간염 같은 부작용 우려도 크다는 게 의학계 공통된 견해입니다.
[김대하 / 의사협회 홍보이사 : 펜벤다졸을 먹다가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가 상당히 있다고 계속 보고가 되고 있고요. 시간이 지나면 종합이 돼서 (부작용 사례)자료가 나올 수 있을 겁니다.]
▲ 임상시험, 일부러 안 한다?
2018년 8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산하 온라인 저널에 실린 펜벤다졸 관련 논문입니다.
펜벤다졸은 개의 몸에서 기생충이 영양분을 흡수하는 걸 막아 굶어 죽게 하는데, 암세포에도 똑같이 작용합니다.
그런데, 이건 약효를 내는 원리가 그렇다는 것일 뿐,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려면 반드시 임상시험을 거쳐야 합니다.
일부에서는 제약사들이 수익성 떨어지는 펜벤다졸을 항암제로 개발하지 않으려고 일부러 임상시험을 하지 않는다는, '음모론'도 나옵니다.
그러나 펜벤다졸이 아닌 사람에게 쓰는 구충제 성분으로 항암제를 만들기 위한 임상시험은 미국, 스웨덴, 이집트의 의료 기관 5곳에서 이미 진행되고 있습니다.
펜벤다졸과 원리가 같은 사람용 구충제 성분으로 만든 항암제가 2∼3년 안이면 시판될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입니다.
[명승권 /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교수 : (정부가 임상시험)하면 할 수 있는데, 굳이 할 이유가 없죠. 강아지한테만 사용했던 것을 굳이. 빨리 끝나면 2~3년 안에 (임상시험) 보고서가 나올 수도 있어요.]
그러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암 환자들의 간절한 바람에 호응하고,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부작용 가능성에도 대응하기 위해, 보건당국이 더 적극적으로 펜벤다졸 논란을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미국의 말기 암 환자가 개 구충제의 일종인 '펜벤다졸'을 먹고 암을 치료했다는 사연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말기 암 환자들에겐 마지막 희망처럼 여겨지고 있는데요.
'펜벤다졸' 품귀현상까지 벌어지면서, 정부가 나서 임상시험을 해달라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했습니다.
'팩트와이'에서 사실관계를 따져봤습니다.
홍성욱 기자입니다.
[기자]
강아지 구충제의 일종인 동물 의약품 펜벤다졸.
'기적의 항암제'로 알려지면서 시중에서 쉽게 살 수 없을 정도로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 약국 약사 : (제품 살 수 있나요?) 살 수 있는데, 진짜 필요한 분들을 못 드리잖아요.]
▲ '부작용 우려' 수입금지 조치?
펜벤다졸은 제품명이 아닌 성분 이름입니다.
2003년부터 펜벤다졸이 들어간 동물 구충제, 42종이 수입되고 있는데, 암 환자들이 찾는 건 이 가운데 두 종류입니다.
최근 항암제로 사용하면 부작용 우려가 있어 정부가 일부 제품의 수입을 금지했다는 내용이 인터넷과 SNS상에서 돌고 있지만,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닙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 : 동물 의약품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수입금지를 할 명분이 없는 거죠.]
사람이 먹을 목적이라는 걸 알고 펜벤다졸을 팔면 수의사법 위반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암 환자들이 복용하는 걸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 암 완치 사례 있나?
폐암 투병 중인 개그맨 김철민 씨를 비롯해, 유튜브에는 지금도 펜벤다졸을 먹고 증세가 호전됐다는 증언이 잇따릅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다양한 치료 요법을 병행하고 있어서, 펜벤다졸만의 효과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습니다.
[박영철 / 펜벤다졸 복용 호전 사례자 : 너무 펜벤다졸만 고집하지 말고 병원에 주기적으로 피검사라든지 간 수치라든지 확인하면서 본인 몸에 맞게끔 하는 게 괜찮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완치됐다고 판단할만한 사례는 국내에 아직 없고, 간염 같은 부작용 우려도 크다는 게 의학계 공통된 견해입니다.
[김대하 / 의사협회 홍보이사 : 펜벤다졸을 먹다가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가 상당히 있다고 계속 보고가 되고 있고요. 시간이 지나면 종합이 돼서 (부작용 사례)자료가 나올 수 있을 겁니다.]
▲ 임상시험, 일부러 안 한다?
2018년 8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산하 온라인 저널에 실린 펜벤다졸 관련 논문입니다.
펜벤다졸은 개의 몸에서 기생충이 영양분을 흡수하는 걸 막아 굶어 죽게 하는데, 암세포에도 똑같이 작용합니다.
그런데, 이건 약효를 내는 원리가 그렇다는 것일 뿐,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려면 반드시 임상시험을 거쳐야 합니다.
일부에서는 제약사들이 수익성 떨어지는 펜벤다졸을 항암제로 개발하지 않으려고 일부러 임상시험을 하지 않는다는, '음모론'도 나옵니다.
그러나 펜벤다졸이 아닌 사람에게 쓰는 구충제 성분으로 항암제를 만들기 위한 임상시험은 미국, 스웨덴, 이집트의 의료 기관 5곳에서 이미 진행되고 있습니다.
펜벤다졸과 원리가 같은 사람용 구충제 성분으로 만든 항암제가 2∼3년 안이면 시판될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입니다.
[명승권 /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교수 : (정부가 임상시험)하면 할 수 있는데, 굳이 할 이유가 없죠. 강아지한테만 사용했던 것을 굳이. 빨리 끝나면 2~3년 안에 (임상시험) 보고서가 나올 수도 있어요.]
그러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암 환자들의 간절한 바람에 호응하고,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부작용 가능성에도 대응하기 위해, 보건당국이 더 적극적으로 펜벤다졸 논란을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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