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 장애 산모 '늑장 이송'..."산후조리원 처벌 강화"

의식 장애 산모 '늑장 이송'..."산후조리원 처벌 강화"

2019.12.10. 오전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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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조리원 입소 산모 의식 장애로 심한 멍
산후조리원 ’부부싸움’으로 착각하고 ’늑장 이송’
감염 관리 교육 필수 대상자는 원장뿐…처벌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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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YTN은 어제 산후조리원의 '늑장 이송'으로 세균에 감염된 신생아가 결국 숨진 사건을 전해드렸습니다.

산모와 신생아에 대한 산후조리원의 부실한 관리 실태가 끊이지 않고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데요.

정부는 뒤늦게 처벌 강화 대책을 내놨습니다.

송재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윤 모 씨의 아내는 지난 7월, 머물던 산후조리원에서 위급 상황을 겪었습니다.

새벽에 갑자기 의식 장애가 생겨 쓰러지면서 얼굴에 심한 멍까지 들었습니다.

[윤 모 씨 / 피해 산모 남편 : 처음에는 무슨 범죄인 줄 알았습니다. 완전 몸부림을 많이 쳐서 온몸에 다 멍이….]

하지만 산후조리원 측은 발견한 지 4시간이 지나서야 보호자와 119에 연락했습니다.

지레 엉뚱한 상상을 하고 말도 제대로 못 하던 산모를 방치했던 겁니다.

[산모 최초 발견자(지난 7월) : 혹시 아빠가 와 부부싸움을 해 눈이 그런가 싶어서. 그래서 사모님이 말을 안 하나 창피해서? 이렇게 생각했죠, 저흰.]

산후조리원은 현행법상 임산부나 아이에게 질병이 의심될 때 즉시 의료기관으로 옮기는 등 조치해야 합니다.

하지만 윤 씨 아내 경우처럼 '늑장 이송'을 해도 해당 산후조리원은 대부분 경고성 행정처분만 받습니다.

[산후조리원 관계자 : 저희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다 그런 행정 처분, 시정 조치까지 다 받았는데….]

산후조리원의 늑장 대응 사례가 잇따르는 데다, 산후조리원 내 감염 피해 사례도 매년 400건이 넘다 보니 산모들은 응급 상황이 생길까 두렵기만 합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감염 관리 등 의료 교육은 산후조리원 원장만 받으면 돼 불신은 커집니다.

정부는 피해 사례가 줄을 잇자 처벌 강화 등 개선책을 내놨습니다.

다음 달부터 산후조리원의 잘못으로 임산부나 영유아의 생명이 위험해지거나, 장애나 불치 상태에 이른 경우엔 산후조리원 폐쇄 명령까지 할 수 있습니다.

[박호균 / 의료 전문 변호사 : 특성상 보건분야 업무로서 성격을 갖고 있어서, 산모나 신생아의 건강상태를 면밀히 살펴보다가, 이상 증세가 발생하면 신속히 전문 의료기관으로 이송하는 등 업무상 주의 의무가 일반인보다 높게 부가됩니다.]

요즘에는 산모 네 명 가운데 세 명꼴로 산후조리원을 이용할 정도로 '필수'에 가깝습니다.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철저한 관리와 감독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YTN 송재인[songji10@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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