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에서 보고싶지만"...갈 길 먼 장애인 관람권

"영화관에서 보고싶지만"...갈 길 먼 장애인 관람권

2019.12.10. 오전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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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가고 싶지만"…요원한 장애인 관람권
스마트폰 앱 통해 장애인도 극장에서 영화 관람
비장애인에게 불편 없이 좌석별로 기술 제공 가능
장애인들, 상영관에 장비 설치 촉구…법정 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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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각장애인들은 최신 영화가 개봉해도 극장에서 관람할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대형 상영관 측이 비용 등의 문제로 편의 제공을 거부하고 있는 건데, 관련 재판이 시작한 지 3년이 훌쩍 지났지만, 해결은 요원해 보입니다.

김우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앵커]
장애인들이 한 발 한 발 조심스럽게 깜깜한 영화관 안으로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영화가 시작되자, 좌석별로 설치된 스마트 폰을 통해 보이지 않는 화면을 귀로 담습니다.

[박승규 / 시각장애인 : 사실 영화를 완벽하게 이해하면서 보기에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그런 (화면)설명 등이 들어가 있어서 좋았던 거 같고.]

증강현실 구현이 가능한 안경은 잠시나마 시청각장애인들의 귀와 눈을 대신하는 데 부족함이 없습니다.

자막과 화면해설 제공이 가능한 이 스마트 글라스를 통해 주변 관객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고, 영화를 즐길 수 있습니다.

장애인들이 극장 안에서 자유롭게 영화를 즐기는 데 필요한 기술 설치 비용은 상영관 당 일주일간 만 원.

[유진희 / '하나캡션' 대표 : 개개인이 무선단말기에서 자기가 원하는 기능을 찾아서 골라서 보거나 듣거나 할 수 있습니다.]

장애인들은 3년 전,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주장하면서 상영관 측에 이 같은 기술을 제공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복합 상영관 측은 비장애인의 시청권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맞섰고, 결국, 법정 다툼으로까지 번졌습니다.

[김재왕 / 변호사 : 영화 사업자들이 시각 장애인들이나 청각 장애인들이 영화를 볼 수 있도록 자막이나 화면해설을 제공하지 않아서, 2016년 2월에 소를 제기하게 됐고….]

1심 재판부는 장애인들을 소외시키는 환경이 계속돼선 안 된다며, 원고의 승소 판결을 내렸지만, 피고 측이 항소해 2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장애인 단체들은 당연한 권리를 위한 싸움이 3년 넘게 이어지면서 신체가 아닌 환경에서 만들어지는 또 다른 장애를 절감하고 있습니다.

YTN 김우준[kimwj022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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