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물 언제 솟구칠지 모를 '발밑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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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1. 오전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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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시설 긴급 보수…일부 노후관은 교체 예정
대형사고 1년…체계적인 노후관 관리 대책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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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겨울, 한 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친 고양시 백석역 온수관 파열 사고, 기억하십니까?

사고 1년이 지났지만 노후관 대부분이 아직 그대로 남아있고, 안전점검처럼 기본적인 절차마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면서 비슷한 사고가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김민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갑자기 솟구쳐 오른 뜨거운 물 폭탄에 1명이 숨지고 50여 명이 다친 경기도 고양시 백석역 온수관 파열 사고.

무려 27년 전 땅속에 묻힌 온수관이 노후화와 부실시공 탓에 터져버린 참사였습니다.

지난 15일에는 성남시 정자동의 한 고등학교 근처에서도 온수관이 터졌습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인근 지하보도 30m 구간이 뜨거운 물에 잠기고, 학교와 도서관 등이 단수됐습니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다른 공사를 하다 온수관을 건드린 게 이번 사고의 원인이었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평소 제대로 된 정기점검을 했다면, 이 같은 사고도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안전불감증이 문제라는 얘기입니다.

노후 수송관을 찾아내는 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지만, 정부는 부실 검사라기 보다는 지형 특성상 한계가 있다고 하소연 합니다.

[산업부 관계자 : 화상점검이 제대로 안 됐다기보다는 보통 저희가 관을 묻는 깊이보다 상당히 깊게 매설돼 있었습니다. 옆에 지하보도도 있다 보니까. 깊이 매설될수록 적외선카메라로 쉽게 볼 수 없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그러나 정부의 해명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조원철 / 연세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 : 열수송관 위에 토피가 2m 50cm 정도고 옆에 지하도가 있다고 하는 것은 오히려 열이 빠져나오는 것을 감지하기 더 좋습니다. 관리자들이 저렇게 황당한 변명을 하면 불안을 초래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는 1년 전 백석역 사고 직후 이상 징후가 보이는 시설들을 긴급 보수했습니다.

한국지역난방공사도 앞으로 4년 동안 2천억 원 넘는 돈을 들여 20년 이상 노후 온수관 70km를 교체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20년 넘은 노후관은 1000km에 달합니다.

체계적인 노후관 관리가 중요하지만 오히려 온수관 수리나 인근 공사 내역 등의 이력을 축적한 데이터베이스조차도 없습니다.

1년 전 대형사고가 터진 이후에도 도심 지하 온수 폭탄은 여전히 시민들에게 불안감을 주고 있습니다.

YTN 김민성[kimms070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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