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의대 단톡방 성희롱 가해자들, 증거 인멸 시도도

경희대 의대 단톡방 성희롱 가해자들, 증거 인멸 시도도

2019.12.30. 오후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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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의대 단톡방 성희롱 가해자들, 증거 인멸 시도도
사진 출처 = 페이스북 '의학과·의예과 대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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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학교 의과대학 남학생들이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같은 동아리 동기 여학생들을 성희롱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28일 경희대 의대 학생자치기구 '인권침해사건 대응위원회'(이하 '인침대위')는 이 단톡방에 있던 같은 학번 남학생의 신고로 성희롱, 모욕적 발언 사실이 알려졌다고 밝혔다. 이 단톡방에는 가해자 3명과 신고자 1명, 그리고 같은 동아리 소속 4명, 총 8명이 있었다.

'인침대위'는 해당 카톡방에서 가해자들은 상상에 기반한 성희롱과 모욕을 일삼았다고 밝혔다. 가해자들은 단톡방뿐 아니라 일상적인 자리에서 학내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성적인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침대위'에 따르면 가해자 3인은 본인들의 발언에 문제의 소지가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성희롱과 모욕을 지속했으며 대화 내용이 유출될 시 문제가 생길 수 있음을 인지하고 주기적으로 증거인멸을 시도해왔다.

지난 19일 '인침대위'가 해당 동아리 특정 학번 전체를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가해자 A는 본인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가해자 B는 조사에 출석하지 않았으며 C는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감을 느낀다고 진술했다.

이뿐 아니라 '인침대위'는 "조사 시행 후 가해자 A는 B, C, 신고자, 그리고 방관자 4명에게 연락해 채팅 내용 중 문제될 내용을 다같이 삭제하자는 발언을 했다. 또 신고자에게는 '동아리 담당 지도교수님의 압력을 통해 사건 처리를 무산시키겠다'라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이후 가해자 A는 신고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의심하고 동아리 선배에게 조사의 부당함과 본인의 결백을 호소했고, 동아리 담당 지도교수에게 면담을 요청하는 등 반성보다는 사건을 무마하려는 언행을 보였다는 게 '인침대위'의 설명이다.

그러나 사건이 공론화됨에 따라 가해자 A, B는 공개 사과를 했다.

사과문에서 A는 "많은 분께 실망을 안겨드렸던 저 자신이 많이 부끄럽고 반성하고 있다"라며 "조사 당시 대부분의 사건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부인했었지만, 단톡방을 처음부터 읽어보니 저희가 저지른 행동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학교 측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징계 결과를 응당하게 받아들이며, 피해자가 수락할 시 특정 피해자에게 직접 용서를 구하겠다"라고 했다.

가해자 B는 "처음에 사건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피해를 본 분들에게 사과가 늦어져 또다시 마음의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반성한다"라며 "저의 행동에 책임을 지고 징계를 달게 받을 것이며 저의 신중하지 못한 행동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라고 전했다.

가해자 C의 공개 사과문은 아직 올라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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