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11년...고층빌딩 뒤엔 아픔이

용산참사 11년...고층빌딩 뒤엔 아픔이

2020.01.20. 오전 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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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철거민을 포함해 6명이 목숨을 잃은 용산참사가 일어난 지 오늘로 꼭 11년이 지났습니다.

지금은 참사가 일어난 자리에 고층 건물까지 들어서고 있지만, 11년이 지나도 유족의 상처는 치유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다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1년 전 오늘, 이주 대책을 요구하며 옥상에서 농성을 벌이던 철거민 다섯 명이 집채만 한 불길에 휩싸여 목숨을 잃었습니다.

"안에 사람들 있어요, 지금요."

참사가 일어났던 자리에 지금은 올려다보기도 힘들 정도로 높은 빌딩이 들어섰습니다.

생채기에 굳은살이 박이고도 남을 세월이지만 유족은 그날의 잔상이 자꾸만 떠오릅니다.

[이충연 / 故 이상림 씨 아들 : 지금도 이렇게 춥지만, 그 당시 새벽 6시, 아침 7시도 되기 전이었는데 더 추웠거든요.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이 아직도 지워지지 않습니다.]

당시 경찰의 과잉진압이 화를 불렀다는 논란이 일었지만, 검찰은 경찰이 아닌 철거민에게 사고 책임이 있다고 봤습니다.

9년이 지나서야 검찰과 경찰은 각각 위원회를 꾸려 조사했지만, 경찰의 진압이 무리했다는 점과 검찰 수사가 미비했다는 결론만 내놨습니다.

공소시효 등을 문제로 책임자 처벌이나 재수사 결정 없이 사과 권고만 내려 반쪽자리 조사라는 비판이 나온 대목입니다.

[민갑룡 / 경찰청장 (지난해 7월) : 안타깝게 순직한 경찰 특공대원과 유가족에게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11년째 책임자 처벌과 재수사를 요구해온 진상규명위원회는 번번이 부딪치는 현실의 벽에 지쳐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낡은 방 한 칸이 진상규명위원회 사무실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곳곳엔 참사의 흔적이 가득하지만, 긴 시간이 흐른 만큼 사실상 동력을 잃은 지 오랩니다.

유족은 잊혀가는 게 두렵다고 말합니다.

[전재숙 / 故 이상림 씨 부인 : 그날이 돌아오면 다들 아프고 마음도 허전하고 그냥 어디다 누구한테 얘기할 수가 없잖아요. 그런데 이번 11주기에는 정말 소외된 느낌 나고 버려진 거 같아서 더 마음들이 아프다고 그래요.]

유가족은 공소시효를 연장하는 특별법을 만들어서라도 책임자를 처벌해달라며 무관심 속에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YTN 김다연[kimdy081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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