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희의출발새아침] 이현숙 탁틴내일 대표 "박사방 공범 청소년, 신상공개 어려운 문제"

[노영희의출발새아침] 이현숙 탁틴내일 대표 "박사방 공범 청소년, 신상공개 어려운 문제"

2020.04.13. 오전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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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20년 4월 13일 (월요일)
□ 출연자 : 이현숙 탁틴내일 상임대표

- 성표현물과 여성 비하, 혐오로 성적 대상화 경계심 사라져
- '미성년자' 연령을 낮추자는 고민도... 교육적 처벌 있어야
- 성범죄 청소년, 분리교육해야 변화 기회 있고 피해자 보호 가능
- 어릴 때부터 포괄적인 성교육과 학교의 토론형 커리큘럼 필요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노영희 변호사(이하 노영희): 디지털 성착취물 제작, 유포 사건과 집단 여중생 강간 사건 등 미성년 가해자들이 대두되면서 많은 분들이 큰 걱정하시고 계십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에게 올바른 성 가치관을 갖게 해줄 수 있을지 청소년들의 성 보호에 대해서 연구하고 계신 이현숙 탁틴내일 상임대표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 이현숙 탁틴내일 상임대표(이하 이현숙): 네, 안녕하세요. 저는 탁틴내일에서 일하고 있는 이현숙입니다.

◇ 노영희: ‘탁틴내일’이 무슨 뜻이에요?

◆ 이현숙: 탁 트인 내일이라는 뜻이고요. 청소년들이 살아갈 세상을 탁 트인, 열린 세상이 되었으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지은 이름입니다.

◇ 노영희: 우리 아이들이 탁 트인 열린 미래, 열린 내일에서 살게 해주고 싶다?

◆ 이현숙: 네, 맞습니다.

◇ 노영희: 그렇군요. 우선 이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디지털 성착취물 제작유포 사건, 일명 박사방. 이 박사방의 공동 관리자가 ‘부따’라고 하는 닉네임의 18살 미성년자였다는 게 지난번에 밝혀졌죠. 태평양이라고 하는 이름을 가진 친구도 미성년자였다고 하는 이야기가 나왔고요. 그동안 만 19세 미만의 청소년은 사실 신상공개 대상이 아니었는데, 이번에 전체적으로 221명이 이 사건과 관련해서 연루되어서 검거했다고 알려졌는데 그중에서 60명이 넘는 사람들이 미성년자라고 하는 것이 밝혀지면서 또 한 번 우리를 놀라게 했단 말이죠. 그러다 보니까 이들도 신상공개를 해야 한다고 하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미성년자 가해자 신상공개.

◆ 이현숙: 참 어려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사실 피해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굉장히 분노할 거고, 죄질이 너무 나쁘기 때문에 신상공개를 해야 한다고 하는, 국민들이 공분하고 이런 것들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 아이들이 청소년들이잖아요. 이 아이들이 왜 이렇게까지 되었는가를 생각할 때 사실 기성세대나 사회에서의 잘못도 굉장히 크게 때문에 그 아이들에게 모든 것을 책임지라고 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고, 또 어쨌든 성인으로 살아갈 앞으로 살 날이 많은 아이들이기 때문에 어떻게 변화시켜서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하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들이 있어서 이게 감정적으로 대응할 문제는 아닌 것 같고, 사회 전반을 돌아보면서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안인가에 대해서 깊이 있게 고민하는 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 노영희: 그러니까 부따라고 하는 18세 미성년자, 이 사람 같은 경우는 박사방의 참여자를 모집, 관리, 또 직접적으로 가상화폐를 조주빈에게 전달하는 중간 역할을 상당히 전문적으로 했단 말이에요. 이 아이들이 박사방에서 이런 식의 행동을 하고 내가 옆에서 도와주는 이 행위는 잘못된 거다, 이것을 모르고 하는 겁니까?

◆ 이현숙: 잘못된 것을 알고는 있었을 수 있는데 그게 어느 정도로 심각한 것인지 몰랐을 수도 있고, 아니면 아예 공감능력 자체가 없거나 그럴 수도 있고, 또 미성년자들은 이런 것을 놀이처럼 생각하는 아이들도 있고요. 그래서 이게 상대방한테 어떤 피해를 줄 것인지에 대해서 잘 이해를 못해요. 그리고 저희들이 가해 청소년들을 많이 만나 보는데 자신의 행동이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그냥 재미 삼아서 남들도 하고 그러니까, 또 이게 워낙 인터넷에서 많고 하니까 그냥 별 생각 없이 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 이게 어른들의 영향인 것 같은데. 그렇게 대해도 되는 여자 학생들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 노영희: 그게 무슨 말이에요?

◆ 이현숙: 여성들이 엄마라든지, 누나라든지, 이렇게 보호받을 여성들이 있는 것이고, 그렇지 않고 성적으로 문란하고 이러면 함부로 대해도 된다고, 이중적으로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이 고스란히 청소년들에서 나타나는 것 같아요. 이런 것에 상처를 받는 여성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그것 자체를 즐기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래서 그것에 대해서 죄의식이 깊지 않은 거죠.

◇ 노영희: 자기 식구들이나 자기 주변에 있는 여성들은 그러한 종류의 여성이 아니니까 내가 보호를 해주는 것은 당연하지만 예를 들어서 내가 지금 가해를 가하고 있는 그 여성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 혹은 다른 이유로 이런 성과 관련된 행동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애들이니까 내가 그 아이들을 이렇게 한다고 해서 문제가 될 게 없다, 이렇게 이중적으로 구분해서 생각한다는 거예요?

◆ 이현숙: 네, 그런 경향들도 많이 있어요. 저희들의 청소년 프로그램을 하다 보면 성에 대한 왜곡된 통념들을 굉장히 많이 가지고 있거든요. 그런 것들 중에 대표적인 게 여성과 남성을 구분해서, 남자와 여자의 성을 다르게 바라보고, 또 여성도 둘로 구분해서 보는 이런 것들이 은연 중에 아이들한테서 많이 나타나요.

◇ 노영희: 왜 그러나요, 아이들은?

◆ 이현숙: 그거는 우선 아이들이 경험하는 문화가 어떤지를 보실 필요가 있는데요. 예전하고 다르게 초등학교 고학년만 돼도 흔히 야동이라고 불리는 성 표현물을 굉장히 많이 봐요. 초등학생들도 많이 보고 있고. 자기가 원해서라기보다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자기도 모르게 그것을 접하게 되고, 그러면서 성적인 호기심이 왕성한 시기잖아요, 사춘기라는 시기가? 그러면서 내가 직접 성적인 행동을 할 수는 없고, 그것으로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게 대부분의 성 표현물인데요. 그 성 표현물의 내용들은 되게 폭력적이고, 여성을 가학적으로 대하고,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삼고, 이런 것들을 일상적으로 보게 되기 때문에 그런 여성들이 있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또 게임을 하거나 하면 커뮤니티를 하게 되잖아요. 사람들하고 대화를 나누는데 거기에 또래들끼리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또는 성인 남성들하고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런 과정 속에서 여성을 비하한다든지, 여성을 혐오한다든지,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고 놀리는 이런 것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농담으로 주고받고 하면서 그것에 대한 경계심이 굉장히 사라지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자기가 은연 중에, 모든 청소년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부의 청소년들은 그런 문화 속에서 그런 것이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이게 되고, 또 성에 대한 그런 공상을 하게 되고, 그러면서 이렇게까지 가게 되는 경우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 노영희: 커뮤니티 같은 곳에 가입하거나 어른들하고 그런 종류의 대화를 하거나 모임 같은 것을 하는 와중에도 이 아이들이 그런 식으로 잘못된 개념을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있군요.

◆ 이현숙: 성인들 음담패설을 하거나 그래도 이게 실제와 구분이 어느 정도 가능하잖아요. 그런데 아직 청소년들은 통합적인 사고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런 문화에 너무 많이 노출되어 있다 보면 쉽게 수용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 거죠.

◇ 노영희: 앞에 저희가 이야기하던 방향으로 가볼게요. 디스코드 성착취물 유포방, 여기서 한 운영자가 더 깜짝 놀라게도 만 12세 촉법소년으로 드러나지 않았습니까? 우리가 형사 미성년자는 만 14세를 기준으로 두고 있는데 12세라고 하면 처벌대상도 사실은 아니에요. 이거 어떻게 되는 겁니까?

◆ 이현숙: 사실 미성년자 연령을 낮춰야 한다고 하는 고민들은 하고 있어요. 저희가 처음에 이 운동을 시작했을 때는 중학교 2학년 정도의 청소년들이 가장 심각해서 그들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인터넷이 발달하게 되면서 그 연령이 초등학교 5, 6학년으로 내려왔어요. 그래서 아이들의 발달도 굉장히 다르고, 또 이런 접하는 문화도 다르기 때문에 교육적인 차원에서의 처벌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을 책임질 수 있는 과정들은 필요한 것 같습니다.

◇ 노영희: 이 아이들에 대해서 신상공개는 거의 불가능하겠죠. 형사 미성년자도 아닌 상황이기 때문에.

◆ 이현숙: 신상공개 같은 경우에는 사실 어쩔 수 없이 하는 측면들이 있는데, 그런 부분들이 신상공개의 취지는 징벌적인 의미도 있지만 아동 대상 성범죄자의 재범률이 높기 때문에 그들의 신상을 공개해서 그것을 예방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목적도 있는 것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보통은 성인들 중에서 상습적으로 아동을 성적으로 폭력하는 이런 사람들이 주대상이기 때문에 미성년자들 같은 경우는 무조건적인 신상공개보다는 일단 교육을 통해서 변화될 가능성이라든지, 여러 가지 것들을 보면서 해야 할 부분들이 있고, 대체적으로 청소년들이 이런 성폭력을 일으키는 경우에는 90% 이상 사춘기 발달 문제와 같이 가는 경우들이 있어서. 성인이 돼서 다시 자기의 과거를, 그때는 깨닫지 못하더라도 그런 경우들도 있고 하기 때문에 일단은 아이들의 경우에는 너무 가혹하게 하는 것은 조금 지나치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 노영희: 예를 들면 디스코드든, 박사방이든, n번방이든, 여기의 가해자로 지금 나와 있는 미성년자 아이들은 부모님들이나 주변에 있는 보호자들이 그 아이들이 그런 행동을 한다고 하는 것을 잘 모릅니까?

◆ 이현숙: 모를 수도 있고, 그 정도라고 생각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크고 작은 사건·사고는 치더라도 거의 손을 놔버린 상황에 있을 수도 있고요. 아니면 앞에서는 모범생처럼 하면서 뒤에서는 성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문제도 있고, 굉장히 다양하기 때문에 부모님이 그것을 아실 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노영희: 아이들도 엄마 앞에서는 이중적으로 행동하기도 하는군요.

◆ 이현숙: 그럼요. 저희가 이런 범죄를 저질러서 오는 청소년들을 보면 공부도 잘하고 집안도 좋고, 오히려 그런 스트레스 때문에 이런 범행을 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박사나 이런 경우는 아니지만 이렇게 화장실에서 불법 촬영을 한다든지, 그런 경우들도 상당히 많이 있어요.

◇ 노영희: 진짜 자기의 아이들 부모들이 신경 써서 봐야겠네요. 내 앞에서 얌전하고 올바른 말을 한다고 해서 진짜 그렇게 행동하는 게 아닐 수도 있겠군요?

◆ 이현숙: 그럴 수도 있어요.

◇ 노영희: 저는 이번에 또 깜짝 놀란 게 디지털 성 착취 문제만이 아니라 본인들이 여자친구 괴롭히는 학생과 친하다는 이유로 술을 먹이고 끌고 가서 성폭행해서 상해를 입히고, 이번에 문제가 된 중학교 남학생 두 명에 대한 이야기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구속적부를 본인의 DNA가 나오지 않았으니까 괜찮다고 하면서 구속적부 심사까지 청구했단 말이에요. 물론 기각이 됐지만 이런 상황은 어떻게 봐야 합니까?

◆ 이현숙: 사실 온라인에서 이런 일들이 예전에도 없었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제가 중학교를 다닐 때도 그런 피해를 입은 청소년들이 있었고. 그런데 그것이 지금처럼 광범위하게 일어나지 않았고, 드러나지 않았던 경향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지금은 온라인이나 문화적인 영향을 받아서 그런 것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많이 확산되어 있고, 또 하나는 아이들이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이런 범죄를 저지르거나 문제의 행동을 해도 어떻게 빠져나갈 수 있는지 정보도 너무 많은 거예요.

◇ 노영희: 그래요? 빠져나갈 정보를 애들이 알아요?

◆ 이현숙: 네, 그러다 보니까 그것을 가지고 자기를 방어한다든지, 그러면서 계속 그렇게 해도 괜찮다고 하는, 얘는 괜찮을 거야, 피해자에 대해서 그런 생각을 하는 거죠. 그러면서 그런 일을 하기도 하고요. 그렇습니다.

◇ 노영희: 내가 아직 미성년자니까 나는 얼마든지 빠져나가려고 하면 빠져나갈 수 있다. 내가 잘못을 해도 내가 어른들한테 미안하다고 반성하는 것처럼 보이기만 해도 어른들을 봐줄 거다. 그리고 나랑 친해서, 혹은 내가 피해를 입힌 그 학생은 그럴 만한 애다, 이렇게 생각하는 게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거네요?

◆ 이현숙: 그렇죠.

◇ 노영희: 그런데 사실 중학교까지가 우리나라에서 의무교육이에요. 그러면 이런 아이들이 중학생인 아이들이 문제를 일으켰다고 해도 학교를 그만 두라고 할 수 없잖아요? 그러면 그 아이들에게 할 수 있는 것은, 이런 촉법소년의 경우에는 학교를 계속 다니게 할 수밖에 없는데 그러면 같이 다니는 학생들도 피해를 많이 입는 거 아니겠습니까?

◆ 이현숙: 그렇죠. 그래서 분리 조치는 반드시 필요하고, 그리고 그냥 학교를 다니게 하는 것은 아니고요. 소년 사건이나 형사 사건은 결과에 따라서 처분이 내려질 것이고, 그전까지는 분리시켜서 교육을 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거를 위 스쿨(Wee Scholl)이든, 위 센터든, 그런 센터도 좋을 것 같고. 이렇게 학교에서 폭력 사건이나 이런 것에 연루된 아이들이 별도로 교육을 받으면서 변화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얻기도 하고, 그 자체가 징벌적인 성격을 갖는. 그리고 피해자도 보호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이 조금 더 강화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노영희: 그러니까 이 아이들이 전학을 가는 것도 임의대로 갈 수가 없고, 그렇다고 해서 공부를 안 시킬 수도 없고, 그러니까 조금 전에 말씀하신 그런 종류의 대안적인 시스템 속에서 공부를 하기도 하지만 또 영구히 거기에 있을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다시 돌아오는 거잖아요. 이게 문제인 것 같은데요. 아마 처음에 이런 식의 사건을 접하게 되거나 물들게 되는 것도 유튜브 등 이런 루트를 통해서 가는 경우들도 있겠네요?

◆ 이현숙: 보통 건강한 아이들 같은 경우는 그런 게 이상하다 싶으면 하루만에 어른들한테 이야기를 하면서 이런 것을 봤다고 하는 아이들도 있고, 호기심에 더 탐닉하는 아이들도 있고요. 아이들마다 다른 것 같아요. 저희들이 10살 미만의 성적인 문제 행동을 일으킨 아이들을 연구해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 저희가 공통적으로 많이 발견했던 게 관계에서 문제가 있거나 애착에 문제가 있거나 뭔가 결핍된 감정이 있는 아이들이 다른 사람의 몸을 만지거나 성적으로 그런 일탈행위를 하거나 이런 것들을 볼 수 있어서 결국, 이런 문제를 예방하는 것은 그것만은 다는 아니겠지만 일상에서 좋은 관계를 경험하고 사람에 대해서 공감하거나 이런 것을 키워주는 게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 노영희: 제가 듣고 깜짝 놀란 게 이거였습니다. 중학생 집단강간 사건에서 학폭위가 열렸는데 피해자를 쫓아와서 가해자들이 조롱을 하고, 옆에 친구들도 다 부화뇌동했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죄의식이 없다고 하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이것은 어떻게 봐야 해요?

◆ 이현숙: 그런 아이들이 있죠. 죄의식이 없고, 만약에 그게 죄의식이 있었다고 한다면 처음부터 그런 행동을 안 했을 가능성도 높고, 그것이 여럿일 때는 아이들이 어리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해요. 왜 그랬느냐고 하면 쟤도 그랬어요, 쟤도 했어요, 저만 한 거 아니에요, 그러면서 여럿이 같이 했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 그것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을 하는. 사실 범죄의 입장에서 보면 그것은 모의한 것이고, 집단이기 때문에 사실은 더 중범죄인데 아이들은 그렇게 생각을 안 하고, 다른 사람도 하면 이게 괜찮은 거다, 이렇게 생각을 하기도 하고, 그리고 아이들의 사건도 보면 결국에는 권력관계 반영되어 있어요. 그래서 취약한 아이들이거나 만만해 보이거나 이렇게 해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다든지, 저항을 하지 못할 것 같다든지, 이런 권력관계도 있고, 또 다수가 소수일 경우 다수의 힘이 워낙 커지기 때문에 계속 그런 식으로 놀리거나 소용없을 것이라고 상대방을 무기력하게 만든다든지 통제하려고 하는 방식 중에 하나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노영희: 책임을 분산하는 그런 효과도 있고, 또 아이들끼리도 권력관계가 있기 때문에 권력이 높은 아이들이 약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을 괜찮은 것으로 받아들이는 잘못된 것도 있군요.

◆ 이현숙: 그런 것도 있고, 계속 그런 통제 안에서 무기력하게 만들어야 하니까 그런 시도를 못하게 하는 심리적인 것도 있는 거죠.

◇ 노영희: 그렇군요. 마지막으로 하나만 여쭐게요. 아이들 성교육, 어떻게 해야 합니까?

◆ 이현숙: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좋은 관계를 경험하게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고, 어릴 때부터 그런 포괄적인 성교육이라고 해서 굉장히 다양한 측면에서 사고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특히 성과 관련된 문제는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게 많기 때문에 인간관계를 어떻게 형성해야 할 것인지, 의사소통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생각이 다를 때는 어떤 식으로 협상할 것인지, 이런 것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어릴 때부터 배워야 할 것이고, 성과 관련된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바로 질문하고, 물어볼 수 있고, 토론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게 가정에서는 가장 필요하고. 또 인터넷 안전과 관련해서 아이들이 누구와 노는지, 뭘 하는지를 계속 부모님께서 아셔야 하고. 어떤 경우에 반드시 부모님에게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그 경계에 대해서 알려주시는 게 필요하고요. 학교 같은 경우에는 이런 것들을 더 체계적으로 다양하게 토론식으로 할 수 있는 그런 커리큘럼들을 개발해서 1년에 적어도 12시간 이상씩은 제대로 교육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이 만들어지는 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 노영희: 대화를 많이 하고, 교육을 시키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현숙: 네, 감사합니다.

◇ 노영희: 지금까지 이현숙 탁틴내일 상임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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