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아지는 소주 도수...정말 목 넘김 때문?

낮아지는 소주 도수...정말 목 넘김 때문?

2020.05.11. 오전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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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하이트진로가 '참이슬 후레쉬'의 알코올 도수를 다시 한 번 낮추면서, 국내 주요 소주 도수가 17도 아래로 낮아지게 됐습니다.

주류회사들은 소주가 더 이상 쓰지 않고, 목 넘김도 부드럽다며 홍보하고 있는데요.

정말 이런 이유로 도수를 낮춘 걸까요?

이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희석식 소주의 제조 방법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희석식 소주는 고순도 에탄올인 주정을 물에 탄 뒤 감미료 같은 첨가물을 넣은 제품인데요,

쉽게 말하자면 알코올에 물을 탄 것이 희석식 소주라는 것이지요.

이 주정은 주류회사가 직접 만드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알코올을 사 와서 가공하는 형태입니다.

이는 바꿔 말하면, 주류회사가 희석식 소주의 원가를 낮추는 방법은 주정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주정을 줄이면 당연히 소주 도수는 떨어지는데요,

도수가 0.1도 내려가면 주정 값 0.6원이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주 도수가 20도였을 때와 비교해 볼까요?

현재 주요 소주의 도수인 16.9도와 비교하면 3.1도 낮아진 것이니,

단순히 계산하면 한 병에 18원 넘는 원가가 낮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우회적인 가격 인상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원가 절감 외에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국민건강증진법을 보면 17도가 넘는 술은 광고 방송을 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는데요,

소주 도수가 17도 아래로 떨어지면 TV 광고도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물론 주류 소비 시장에서 낮은 도수의 술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있는 건 분명합니다.

코로나19로 회식보단 집에서, 또 모여서 마시기보다 혼자 마시는 것이 대세가 된 건데요,

하지만 갈수록 순해지는 소주가 소비자만을 위한 선택인지는 따져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조태현[chot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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