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경비원 갑질' 의혹..."동대표 이삿짐까지 옮겨"

또 '경비원 갑질' 의혹..."동대표 이삿짐까지 옮겨"

2020.06.22. 오전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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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의 한 아파트 동대표가 경비원에게 개인 이삿짐을 옮기라고 시키는 등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경비원은 수시로 해고하기도 했다는데, 해당 동대표는 아파트를 위한 일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안윤학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해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

경비원 두 명이 손수레 가득 이삿짐을 옮깁니다.

같은 단지의 다른 동으로 이사하게 된 동대표 A 씨가 시킨 일이라는 게 경비원들의 주장입니다.

[김 모 씨 / 아파트 경비원 : 우리 업무를 해야 하는데, 그게 아니에요. 노예 식으로 그냥 일을 시키는 거예요. (우리가 할 일이 아닙니다, 얘기할 수도 있잖아요?) 그러면 잘려요. 바로 잘려요.]

1년쯤 지난 이번 달 초에도 지하주차장에서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1톤 화물차에 침대 매트리스 등을 싣는 경비원들, 이번엔 A 씨 딸의 이삿짐입니다.

동대표가 경비업무 외 개인적인 일에까지 자주 동원령을 내리자, 경비원들은 참았던 불만을 터뜨립니다.

[아파트 경비원 : (부당하다고 생각하신 부분이 있었어요?) 그런 건 있죠. 그 사람이 경비들도 많이 자르고, 그랬으니까. (동대표가 그런 권한이 없잖아요?) 그러니까….]

텃밭을 일군다며 4~5일씩 일을 시킨 적도, 자녀 결혼식 축의금을 내라고 압박한 적도 있다고 전합니다.

[김 모 씨 / 아파트 경비원 : 돈을 5만 원씩을 전부 냈습니다. 돈을 내지 않으면 바로 잘리게 돼 있어요. 그래서 A조 20만 원, B조 20만 원을 그렇게 맞춰준 거예요. 8명이니까. 피가 말라요, 피가.]

동대표 요구로 3개월 만에 일을 그만둬야 했다는 전 관리사무소 직원은 또 다른 '갑질'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김 모 씨 / 전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 제 후임으로 왔었던 경리가 있는데, 한 달 만에 그만뒀거든요. 많이 옆에서들 좀 집적댔나 봐요, 회장(동대표)하고. 당신이 나한테 한 얘기는 성희롱이 아니냐….]

동대표는 제기된 의혹들은 전혀 사실무근으로, 일부 주민들의 음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삿짐을 옮긴 건 경비원들이 자발적으로 도운 일이고, 다른 요구들은 살기 좋은 아파트를 만들기 위한 일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김 모 씨 / 아파트 동대표 : 팩트만 따지면, 갑질로 보일 수가 있어요. 근데 저희는 경비분들한테 다른 아파트에 비해서 복지 차원에서 잘해주고 있는….]

'경비원 갑질' 특별신고 기간을 운영하는 경찰은 관련 신고를 접수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YTN 안윤학[yhah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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