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밝히고 싶다" 故 최숙현 선수 동료들, 충격적 증언 (기자회견 전문)

"진실 밝히고 싶다" 故 최숙현 선수 동료들, 충격적 증언 (기자회견 전문)

2020.07.06. 오전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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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선수들에게 상습적인 폭행과 폭언"
"주장 선수, 최숙현 선수를 정신병자라고 부르며 이간질"
"팀 닥터, 최숙현 자살하게 만들겠다고 말해"
"최숙현과 함께 용기 내 고소하지 못한 점 유족에게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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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 / 미래통합당 의원]
고 최숙현 선수 사건 관련 추가 피해자 기자회견 시작하겠습니다.

오늘 최숙현 선수가 하늘로 떠난 지 10일째 되는 날입니다.

사명감을 가지고 나서주신 언론인 덕분에 뒤늦게나마 문체부,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협회 등 관련 기관들이 전담팀을 꾸려 가혹행위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김규봉 감독과 장 모 선수 등 가해자들은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오늘 고 최숙현 선수 사건으로 신체적, 정신적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동료 선수들이 당시 상황을 직접 증언하기 위해 큰 결심과 용기로 함께 이 자리에 서주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오늘 이 자리에는 함께해 주시지 못했지만 진술을 통해 도와주신 많은 선수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어떠한 불이익으로부터 선수 여러분들을 반드시 지켜드릴 것을 약속드립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이자 체육인의 선배로서 지켜드리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고 최숙현 선수와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신 동료 선수 그리고 고통을 받으신 체육인 여러분께 꼭 드리고자 합니다.

다시 한 번 지난 26일 고인이 되신 트라이애슬론 고 최숙현 선수의 한을 풀어주신 언론인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드리며 앞으로도 많은 협조 부탁드립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다음은 추가 피해자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고 최숙현 선수 동료]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고 최숙현 선수와 함께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선수생활을 한 동료 선수입니다.

오늘 저희는 그동안 보복이 두려웠던 피해자로서 억울하고 외로웠던 숙현이의 진실을 밝히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은 감독과 특정 선수만의 왕국이었으며 폐쇄적이고 은밀하게 상습적인 폭력과 폭언이 당연시되어 있었습니다.

감독은 숙현이와 선수들에게 상습적인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으며 주장 선수도 숙현이와 저를 집단 따돌림시키고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습니다.

감독은 16년 8월 점심에 콜라를 한 잔 먹어서 체중이 불었다는 이유로 빵을 20만 원어치 사와 숙현이와 함께 새벽까지 먹고 토하게 만들며, 또 먹고 토하게 시켰습니다.

또한 견과류를 먹었다는 이유로 견과류 통으로 머리를 때리고 벽으로 밀치며 뺨과 가슴을 때려 다시는 안 먹겠다고 싹싹 빌었습니다.

19년 3월에는 복숭아를 먹고 살이 쪘다는 이유로 감독과 팀닥터가 술 마시는 자리에 불려가서 맞았는데 이미 숙현이는 맞으면서 잘못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빌고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설거지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뺨을 때리고 부모님과의 회식 자리에서 감독님이 아버지께 다리 밑에 가서 싸우자고 말하며 어머니한테는 뒤집어 엎는다고 협박까지 했습니다.

경주시청 선수 시절 동안 한 달에 10일 이상 폭행을 당했으며 욕을 듣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로 하루하루를 폭언 속에서 선수생활을 하며 지냈습니다.

감독한테서 인센티브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국제대회에 나갈 때마다 지원금이 나오는데도 항상 80만 원에서 100만 원가량 사비를 주장 선수 이름의 통장으로 입금을 요구했습니다.

[고 최숙현 선수 동료]
가혹행위는 감독만 한 게 아니었습니다.

팀의 최고참인 주장 선수는 항상 선수들을 이간질하며 따돌림을 시키고 폭행과 폭언을 통해 선수들을 지옥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스스로 무너지게 만들었습니다.

그 선수 앞에서 저희는 사람이 아닌 존재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같은 숙소 공간을 쓰다 보니 훈련 시간뿐만 아니라 24시간 주장선수의 폭력, 폭언에 항상 노출되어 있었고 제3자에게 말하는 것도 계속 감시를 받았습니다.

주장 선수는 숙현이 언니를 정신병자라고 말하며 서로 이간질을 해 다른 선수들과 가깝게 지내지 못하도록 막았고 아버지도 정신병자라고 말하며 가깝게 지내지 말라고 막았습니다.

또한 숙현인 언니가 팀닥터에게 맞고 나서 방에서 혼자 휴대폰을 보면서 크게 울고 있는 것도 쇼하는 것이라며 휴대폰 보고 어떻게 우냐, 뒤에서 헛짓거리 한 것 같다며 숙현이 언니를 정신병자 취급하고 도망갈까 봐 달래줬다고 말했습니다.

주장 선수는 훈련을 하면서 실수를 하면 물병으로 머리를 때리고 고소공포증이 있는 저를 멱살을 잡고 옥상으로 끌고 데려가 뒤질 거면 혼자 죽어라, 뛰어내리라고 협박해 잘못했다고 살려달라고 사정까지 했습니다.

감기 몸살이 걸려 몸이 좋지 않았는데도 훈련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선배를 시켜 각목으로 폭행해 피멍 등 부상을 입어 훈련하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피로 골절에 의해 반깁스를 해 운동을 못하는 상황이었음에도 주장선수가 꼴보기 싫다며 내 눈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해 잠자는 시간 빼고는 하루 종일 웨이트장이나 창고에서 숨어서 지내기도 하였습니다.

심지어 주장 선수는 술에 취해 잠이 든 상태에서 몰래 방에 들어와 휴대폰에 지문 인식을 시켜 휴대폰 잠금을 풀고 카톡을 읽었으며 자신이랑 사이가 좋지 않은 사람이랑 연락했다는 이유로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고 새벽에 억지로 연락을 하도록 시키는 등 폭언과 무시를 하며 지속적으로 괴롭혔습니다.

그러고는 팀을 나간다고 말하자 너 팀 나가면 명예훼손으로 신고하겠다, 때리고 그런 적 없다고 협박하고 발뺌을 했습니다.

팀닥터는 자신이 대학교수라고 말했으며 수술을 하고 왔다는 말도 자주 했을 뿐만 아니라 치료를 이유로 가슴과 허벅지를 만지는 등 성적 수치심을 느꼈습니다.

심지어 심리치료를 받고 있는 숙현이 언니를 극한으로 끌고 가서 자살하게 만들겠다라고까지 말했습니다.

경주경찰서 참고인 조사에서는 담당수사관은 최숙현 선수가 신고한 내용이 아닌 자극적인 진술은 더 보탤 수 없다며 일부 진술을 삭제했으며, 어떻게 처리될 것 같냐는 질문에 벌금 20~30만 원에 그칠 것이라고 말하면서 고소하지 않을 거면 말하지 말라고 하여 혹여나 벌금형을 받게 되면 제가 운동을 그만두지 않는 이상 대회장에서 계속 가해자들을 만나고 보복이 두려워 고소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진술인 조사 이후에는 훈련을 하지 못할 정도로 불안감까지 느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발 디딘 틈이 경주시청이었고 감독과 주장의 억압과 폭력이 무서웠지만 쉬쉬하는 분위기에 그것이 운동선수들의 세상이고 사회인 줄 알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선수생활 유지에 대한 두려움으로 숙현이 언니와 함께 용기내어 고소하지 못한 점에 대해 숙현이 언니와 유가족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고 최숙현 선수와 저희를 비롯한 모든 피해자들은 처벌 1순위로 주장 선수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가해자들이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져 모든 운동선수들의 인권이 보장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기를 바랍니다.

아직까지 다른 피해자가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서 체육계 선수들 구조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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