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청소와 함께 사람들의 마음까지 치유하는 클린어벤져스 이준희 대표

집 청소와 함께 사람들의 마음까지 치유하는 클린어벤져스 이준희 대표

2020.10.05. 오후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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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 방송 : FM 94.5 (17:10~19:00)
■ 방송일 : 2020년 10월 4일 (일요일)
■ 대담 : 이준희 클린어벤저스 대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집 청소와 함께 사람들의 마음까지 치유하는 클린어벤져스 이준희 대표' 


◇ 이성규 한국장애인재단 이사장(이하 이성규)> 어벤져스 지상 최대의 슈퍼 히어로 팀이죠. 청소 어벤져스도 있다고 합니다. 청소에 관한 전문가들이 모인 팀인데요. 이분들의 손길이 닿는 곳은 모두 깨끗해진다고 합니다.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젊은 청소인 모임 클린어벤져스의 이준희 대표입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 이준희 클린어벤져스 대표(이하 이준희)> 네. 반갑습니다.

◇ 이성규> 클린어벤져스는 정확히 어떤 모임이죠?

◆ 이준희> 젊은 청소인들이 모여서 서로 청소 노하우나 홍보하는 방법이라든가 그런 것들을 공유를 하면서 한편으로는 어렵게 사시는 분들, 그 다음에 쓰레기 더미에 갇혀서 사시는 분들에게 저희가 미약하나마 도움을 같이 드릴 수 있는 모임입니다.

◇ 이성규> 청소하시는 현장을 담은 유튜브도 운영을 하시고 계시더라고요. 근데 구독자분들의 반응이 어떠세요?

◆ 이준희> 처음에는 인상을 찌푸리면서 보시다가 더러운 장면들이 많이 나오니까. 마지막에는 댓글 중에는 사이다 마신 것처럼 시원해졌다 이런 느낌들을 많이 받으시는 것 같아요.

◇ 이성규> 영상을 보니까 쓰레기 산 같은 그런 꽉 찬 가정집이 나오던데. 그게 연출하신 건 아니죠?

◆ 이준희> 연출을 하기가 참 어려울 것 같아요. 수많은 쓰레기를 저희가 어떻게 수집을 해서 거기다 뿌려놔야 되는데.

◇ 이성규> 근데 그 부분을 또 촬영하시게 됐습니다. 무슨 생각으로 시작하셨어요?

◆ 이준희> 처음에는 저랑 같이 창업을 시작한 원래 회사를 같이 다녔던 동생이었어요. 그 친구랑 같이 청소업체를 조그맣게 창업을 해서 운영을 하다가 고객분들을 한 분, 두 분 만나다보니까 쓰레기 집이라는 데를 우연치 않게 들어가게 된 거예요. 쓰레기 집이 처음에는 저희도 겁이 나고 못 하겠더라고요. 근데 그분들의 집을 한 번, 두 번 치우다보니까 그분들하고 대화를 나누고 그분들이 왜 이렇게 사셨는지에 대해서 얘기를 들어보니까 흥미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내용들을 우리만 알게 아니라 우리가 이거를 통해서 처음에는 솔직히 말해서 홍보 목적으로 유튜브를 시작을 했던 거예요. 점점 듣고 이분들의 심정을 이해를 하게 되면서 저희가 거기에 동화가 됐던 부분이 많죠.

◇ 이성규> 지금 관여하셨던 집은 몇 군데나 되세요?

◆ 이준희> 제가 직접 현장에서 치웠던 집만 3~4년 동안 300군데 정도. 일단 쓰레기집 문의만 저희 클린어벤져스 쪽으로 한 달에 100건 정도 와요.

◇ 이성규> 그 집이라는 공간이 그 사람의 삶을 보여주지 않나요?

◆ 이준희> 그렇죠. 저도 사실 청소를 평상시에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제가 막상 청소를 업으로 삼고 돌아다녀보니까. 자기의 집 상태가 자기의 마음 상태랑 똑같다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음이 어지럽고 정리가 안 되신 분들일수록 쓰레기집이나 지저분한 집에 살 확률이 높더라고요. 환경이 사람을 참 많이 바꾸고 많이 만드는구나라는 생각들을 많이 합니다.

◇ 이성규> 저장강박증 이런 말이 있던데.. 비슷해요?

◆ 이준희> 저장강박증을 갖고 계시는 분들은 비교적 나이대가 많으신 분들이에요. 폐지나 고물을 주우시는 분들. 누가 봐도 쓰레기 같은 물건에 가치를 부여해서 집안에 쌓아놓는 병인 거고요. 쓰레기집은 우울증에서 비롯된 무기력 때문에 밖에 나갈 수도 없고 집안에서만 생활하시는 분들이 쓰레기 하나 버리러 나가는 게 어렵기 때문에 집안에 쌓아놓는 현상을 쓰레기집이라고 하는 거고요.

◇ 이성규> 2.5t 트럭이 세 차례나 쓰레기를 실어간 적이 있다고... 이런 집에 만약에 청소를 하려면 어벤져스 소속 팀에 있는 분들이 몇 분이 달라붙어야 이걸 해드려요?

◆ 이준희> 며칠 전에도 불과 2~3일 전에도 7t 가량 쓰레기가 나온 집을 들어갔었어요. 2.5t 두 대랑 1t 짜리 두 대를 불렀었어요. 집에 저희가 8명이 들어가서 7시간 정도 작업을 했었어요. 한나절이 다 가는 거죠.

◇ 이성규> 거기에 뭐가 그렇게 많아요?

◆ 이준희> 상상초월이에요. 별게 다 있어요. 이게 아직은 한국에서는 이슈가 안 됐는데. 애니멀호도들이라고 있어요. 본인이 외로우니까 동물들을 키우는 거예요. 그러다가 동물들한테 신경을 잘 못 쓰게 되면 동물 사체가 나올 때도 있고. 구더기나 바퀴벌레는 일상적으로 나오는 거고. 상상도 못할 방송용으로 쓰지 못할 것도 많이 나오기 때문에.

◇ 이성규> 그렇게 7시간을 치울 때 어떤 순서나 청소하는 노하우가 있나요?

◆ 이준희> 일단 저희가 쓰레기 집을 들어가면 무조건 동선이 없어요. 다 쓰레기고 허리, 어깨까지 차있기 때문에. 쓰레기 위에 서 있으면 머리가 천장에 닿아요. 저희가 최우선적으로 동선을 뚫어놔야 되기 때문에. 동선을 저희가 만들어서 거기에 있는 쓰레기들을 다 치우고 그 다음에 동선이 확보가 되면 인원들이 쭉 들어가서 나머지 쓰레기를 다 빼고 청소를 마무리하고 바퀴벌레 방역과 바이러스 소독 같은 것까지 다 하고 나옵니다.

◇ 이성규> 대표님 이 일을 얼마나 하셨다고 했죠?

◆ 이준희> 제가 이 일을 한 거는 4년 정도 됐어요.

◇ 이성규> 어쩌다가 청소를 하시게 됐어요?

◆ 이준희> 이건 굉장히 솔직한 얘기긴 한데. 중견기업에서 사무직으로 회사 생활을 10년 정도 했었는데. 서울에서 회사 생활을 하면서 서울에서 살림을 하고 가정을 꾸려나가기가 너무 어렵더라고요. 너무 박봉인 것도 있고 서울의 집값이나 물가가 너무 비싸기 때문에. 제가 회사 생활을 하면서 곰곰이 생각해봤어요. 10년 뒤에 내 미래를 생각해봤는데 비슷하겠더라고요. 10년 후에도 여전히 쪼들리게 살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내가 돈을 벌기 위해 창업을 해봐야 되겠다라고 생각을 해서 그때 당시 같이 회사를 다녔던 동료와 창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 이성규> 4년 동안 창업 하셔서 이겨낼 때 상당한 고비들도 있었을 것 같아요.

◆ 이준희> 아무래도 청소일이라는데 젊은 사람들이 하기에는 아직도 인식이 좋지 않아요. 밖에 나가서 청소를 하다보면 간혹 가다가 젊은 사람들이 오죽 할 게 없으면 청소를 하느냐라는 편견들도 갖고 계시고. 말 그대로 청소인 건데 인테리어를 바라시는 분들도 계세요. 그럴 때는 몸이 힘든 것보다 멘탈이 너무 힘들어서 중간 중간 포기 하고 싶을 때가 있었지만 그래도 이게 아니면 우리 아이들과 저희 아내가 힘들어지기 때문에 이 악물고 꾹 참아서 지금 어쨌든 좋은 결과를 냈기 때문에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 합니다.

◇ 이성규> 청소를 한 뒤에 집 정리 같은 것도 부탁하고 그러시나요?

◆ 이준희> 집 정리는 사실 저희랑은 결이 좀 틀려요. 집 정리정돈 전문가분들은 주로 디테일하신 것을 잘 하시는 여성분들이 많이 하시고. 저희는 주로 힘쓰는 일 위주로 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힘들었던 기억도 있지만 이런 일 하기를 잘했다 그런 생각 들으신 적도 있나요?

◆ 이준희> 그럼요. 저희가 한 번은 저희쪽에 사연을 보내주셔서 저희 집이 이런 상황이니 좀 도와달라 급박하게 연락이 오셔서 저희가 가서 사연을 듣고 열심히 치워드렸어요. 몇 달이 흐른 뒤에 며칠 전에 저한테 또 사진이랑 문자가 와서 집으로 초대까지 했어요. 그래서 그 집을 갔더니 너무 깨끗하게 그리고 그분도 우울증에서 많이 벗어나셔서 사회활동을 준비를 하시더라고요. 너무 보람을 많이 느껴서 제가 도와드렸지만 제가 고맙다고 말씀을 오히려 드렸어요.

◇ 이성규> 의뢰인 중에 가장 크게 머릿속에 남아있는 경우는 어떤 게 있습니까?

◆ 이준희> 이게 사실 클린어베져스 채널 가시면 헬프미 프로젝트라고 저희가 무료로 봉사해드리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할 때마다 매번 기억들이 업데이트 갱신이 돼요. 가장 최근에 했던 거는 세 모녀의 이야기였는데. 세 모녀가 충청도쪽에서 사시는데 아버지가 암 투병을 하시고 시한부 인생을 사시다가 돌아가신 다음에 세 모녀가 다 우울증이 온 거예요. 너무 좋은 아빠였던 거죠. 아이들은 너무 어리니까 청소라는 개념을 잘 모르고 어머니도 우울증과 무기력 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밖에 출입을 못하실 정도로. 쓰레기 무릎 이상까지 차있더라고요. 어머니와 아이들이랑 저랑 인터뷰를 하는데 너무 우는 거예요. 저도 되게 많이 울었어요.

◇ 이성규> 그 가정은 치워드리고 그 뒤에 많이 좋아지신 느낌이 드네요.

◆ 이준희> 그렇죠. 제가 아이들한테 너희들이 어리지만 벌써부터 너희들이 엄마를 걱정해야 되는 나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너희는 남들과 다른 환경이니 엄마를 좀 많이 도와서 꼭 집 밖에 나갈 때 쓰레기 하나라도 들고 나가는 습관을 들여야 된다고 얘기를 해서 지금은 며칠 지나진 않았지만 아직은 그래도 잘 실천하고 있다고 제가 듣고 있어요.

◇ 이성규> 쓰레기 치우시다가 우울증도 클린하시네요.

◆ 이준희> 얘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그분들한테도 뭔가 배설의 효과가 있는 것 같더라고요.

◇ 이성규> 이제는 어쩌다보니 아이들 생활 습관도 상담해주시고 그러네요.

◆ 이준희> 요즘 아이들은 젊은 부모들이 청소하는 법에 대해서 잘 안 알려주는 것 같은 느낌이 있어요. 제가 올해 39살인데. 저는 어머니, 아버지가 설거지라든지 청소도 매일 매일 검사를 하고 이런 것들을 해서 자취를 하면서도 그런 습관들 때문에 더러우면 당연히 치워야 된다는 개념이 있었는데. 사실 모르겠어요. 요즘 젊은 사람들은 청소하는 방법에 대해서 크게 교육을 받거나 이런 건 아닌 것 같아요.

◇ 이성규> 그런 현장을 다니시다보면 나의 인생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대표님께서는 여러 현장을 다니시면서 어떤 심리적 마음의 변화가 있으셨나요?

◆ 이준희> 처음에는 유튜브를 시작한 것도 당연히 사업을 시작한 것도 제가 막연히 부자가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을 했었어요. 유튜브도 홍보를 하면 할수록 내 사업이 잘 될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시작을 했었는데 일을 하면서 이 분, 저 분 만나고 다니고 저희가 의도치 않게 좋은 일을 시작을 하게 되면서 나 또한 점점 좋은 사람이 되어간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제가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들이 이 세상엔 너무 많구나. 내가 이해하지 못했던 사람들의 사생활을 어쩔 수 없이 청소를 하면서 보게 되잖아요.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들도 있구나라는 생각들을 굉장히 많이 하고.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들이 나랑 틀린 사람은 아니다. 나랑 다른 사람일 뿐이지. 그런 여러 가지 편견도 깨게 되는 계기가 됐어요.

◇ 이성규> 이준희 대표님은 앞으로 어떠한 기업가가 되고 싶으세요?

◆ 이준희> 저는 요즘에 말하는 선한 영향력이라는 걸 굉장히 믿고 있어요. 제가 제 의지든, 제 의지가 아니든 좋은 일을 계속 하다보면 그러한 것들이 큰 시너지가 돼서 결국 나한테 좋은 일이 생길 것이다라는 걸 저는 믿고 있거든요. 앞으로도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사회에 행함으로써 좋은 기운들이 또 좋은 일들이 저한테 많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그리고 회사가 그러한 것들로 인해서 같이 저와 성장을 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추석 연휴 한가위에 의뢰인과 여러 가지 생각하셔서 청취자분들께 덕담 한마디 해주시죠.

◆ 이준희> 아직도 사실 쓰레기 집에서 갇혀 사시는 분들이 많이 있으세요. 물리적으로 몸이 힘드신 분들도 있으시고. 정신적으로 많이 고통 받고 밖으로 못 나오시는 분들도 많이 계실 거예요. 사실 코로나 때문에 밖으로 많이 출입을 하면 안 되지만 저는 역설적으로 그분들한테는 밖으로 한 발 내딛었으면 좋겠다. 밖에 한 발 내딛으면 더 좋은 세상과 좋은 사람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한 발 좀 용기내서 다가오셨으면 좋겠고 나오셨으면 좋겠고. 혼자가 아니고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걸 제가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 이성규>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공간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청소해주는 젊은 청소인 모임 클린어벤져스의 이준희 대표였습니다. 대표님, 감사합니다.

◆ 이준희>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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