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이슈] 어느 30대 택배기사의 죽음...SNS 메시지로 "너무 힘들다"

[뉴스앤이슈] 어느 30대 택배기사의 죽음...SNS 메시지로 "너무 힘들다"

2020.10.20. 오후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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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박광렬 앵커
■ 출연 : 김세규 / 전국택배연대 노동조합 교육선전국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한 30대 택배기사가 카톡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지인에게 업무가 힘들다고 호소했던 노동자. 며칠 뒤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달 들어서만 두 번째 택배기사의 죽음인데 대책은 없는지 전국택배연대 노동조합 김세균 교육선진국장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국장님 나와계시죠?

먼저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고인의 명복을 빌겠습니다. 지금 숨지기 전에 카카오톡 메시지에 하소연이 있었습니다.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김세규]
고인께서 배송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시는 길에 동료분한테 남긴 카톡이었고요. 시간이 새벽 4시 28분이었습니다. 오늘 420개를 들고 나왔는데 지금 이 시간에 집에 들어가서 너무 힘들다라는 말씀이셨고.

어제도 새벽 2시까지 했고 오늘 집에 돌아가면 새벽 5시고 씻도 다시 터미널로 분류작업 때문에 나가야 한다, 너무 힘들다. 이런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앵커]
여기서 궁금증이 드는데 두 가지입니다. 왜 이런 근무환경이 생긴 거고 이게 택배기사분들한테 일반적인 상황인지 이것도 궁금하거든요.

[김세규]
저희가 새벽 4시 28분까지 배송을 하셨다는 것은 저희도 상당히 놀랐고요. 저희가 추석연휴 기간에 물량이 늘어나면서 당연히 배송물량이 많아지기 마련인데 새벽 늦게까지 한 경우들은 1시 정도까지는 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었지만 4시 넘어서까지 이렇게 배송한 건 저희도 상당히 놀란 사실이고요.

당일로 저희가 배송해야 되는 강요가 있기 때문에 당일배송을 하지 않으면 벌점이라든가 벌금 그리고 심지어는 재계약까지 하지 않는 이런 불이익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무리를 해서 배송한 것으로 저희는 파악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새벽까지 배송을 하게 되면 잠깐 정말 눈만 붙였다가 바로 또 출근을 해야 되는 상황인데 이런 심야배송을 향한 과로사, 타살과 다름 없다, 이런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지금 사측에는 어떤 점을 바라시는 겁니까?

[김세규]
지난 8월달에 택배회사와 노동부 장관이 함께 택배종사자들의 휴식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심야배송을 금지하겠다는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여전히 심야배송을 사실상 강요받고 있고 심야배송은 사실상 과로사,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죠. 특히 새벽 4시까지 배송을 하고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출근해야 하기 때문에 자지 못하고 또 일해야 하는 이런...

저희가 볼 때는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있었다는 말씀을 드리고. 그리고 사측이 이런 것들을 미연에 방지하고 하지 않을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을 했어야 되는데 사실상 방조한 거다, 저는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택배업체가 한진택배인데 두 가지 측면으로 반박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갯수 문제 그러니까 평소에 200개 정도 배송을 했다, 이렇게 얘기하고. 또 하나는 이게 숨진 고인의 지병이었다, 이렇게 두 가지 주장을 내고 있는데 이거 맞는 겁니까?

[김세규]
그러니까 지병 문제는 유가족분들이 인터뷰에서도 밝히셨지만 가족들도 모르는 지병을 한진택배가 만들어서 언론에 배포하고 있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고.

[앵커]
그러니까 가족분들이 약을 먹거나 병원 간 기록이 전혀 없다 이렇게 얘기하신 거죠?

[김세규]
네. 심지어 어머님조차도 모르는 병을 갖고 있다고 한진택배가 이야기하고 있는 거고요. 배송물량과 관련해서는 택배업계는 다 아는 사실이지만 한진택배나 롯데택배 같은 경우는 CJ택배보다 물량이 적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배송구역이 넓습니다.

그래서 배송시간만 계산했을 때는 한진에서의 200개는 CJ대한통운의 400개 정도 그리고 고인이 7일날 배송하셨던 420개는 CJ대한통운의 800, 900개에 달하는 배송시간이 달합니다.

이런 것들을 본사가 모르지 않고 있고요. 그리고 200개라는 것도 저희들한테는 상당히 큰 부담이고 시간당 한 30개씩 배송을 하기 때문에, 한진택배 기사들의 경우. 이것만 해도 거의 8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엄청난 일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한진택배에서 200개는 다른 회사의 300개, 400개 정도의 업무강도가 있었다, 이런 얘기시고. 이 같은 내용의 보도에 항상 달리는 일부 누리꾼들 반응이 있습니다.

물량을 줄이거나 아니면 구역을 더 나누면 되는 거 아니냐. 욕심이 과로로 불렀다 이런 지적이 있는데 동의하십니까?

[김세규]
전혀 동의할 수는 없고요. 그 카톡에도 물량을 줄이고 싶다, 구역을 떼고 싶다 이런 하소연을 한 것으로 나타나지 않았습니까? 저희가 물량으로 계약하는 게 아니라 구역으로 계약을 하기 때문에 이 구역을 뗀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것도 아니고 그 구역을 뗀다고 하면 그걸 누가 배송하겠습니까?

또 새로운 인력을 구하려면 그 새로운 인력에 맞는 구역을 일정 부분 보장해 줘야 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좀처럼 쉽게 일어날 수 없는 일이고 저희는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져 있는 거죠.

[앵커]
산재보험 부분 보겠습니다. 지금 미가입이 많은데 이게 기사와 업체가 5:5로 내는 거죠?

[김세규]
네.

[앵커]
그러면 회사 쪽에서 어쨌든 가입을 하면 추가비용이 나가니까 달가워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까, 어떻습니까?

[김세규]
당연히 달가워하지 않으시고요. 저희야 2~3만 원 수준에서의 보험료를 내지만 대리점 소장들은 적게는 10명, 많게는 40~50명까지도 기사들을 거느리고 있기 때문에 한 달에 산재보험료에 대한 부담이 있고 그것이 곧 적용 제외 신청서를 일정 강요하는 걸로 나타나고 있다고 저희는 파악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상황에서 산재보험 제외신청서를 대필, 대신 작성했다 이런 의혹도 있는데 이런 일도 현장에서 자주 있는 관행 같은 겁니까? 아니면 아주 특수한 상황입니까?

[김세규]
저희도 강요나 사실상의 협박에 의해서 쓴 경우들은 종종 비일비재해 왔는데 대필까지 할 줄은 저희도 상상을 못했고요. 이번 고 김원종 님 과로사 이후에 산재 적용제외 신청서를 살펴보는 과정에서 대필이라는 게 확인된 것에 대해서 저희도 많이 놀란 상황이고 이번에 노동부가 전수조사를 한다고 하니까 저희도 그 결과 발표를 지켜볼 예정입니다.

[앵커]
지금 올해에만 택배기사 관련해서 혹시 몇 번째 사망인지 여쭤볼 수 있을까요?

[김세규]
택배기사만 해서 9번째 사망이고요. 방금 전에도 과로사는 아닌데 부산지역에서 택배를 하시는 분이 자살했다는 소식이 방금 노조에 제보가 들어온 상황이라서 그것까지 나중에 밝힐 기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이번 사고 이후에 정부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먼저 관련 녹취부터 들어보시죠.

[이재갑 / 고용노동부 장관 : 주요 서브(Sub)터미널 40개소와 대리점 400개소를 대상으로 금주부터 과로 등 건강장해 예방을 위한 안전보건조치 긴급점검을 실시하겠습니다. 관련 법상 기준을 초과하는 과로가 이루어졌는지 여부와 과로 등에 의한 건강장해 예방조치 실시 여부 등을 확인하고,개선방안 마련 및 이행을 독려하는 한편원청인 택배 회사와 대리점이 택배 기사에 대한 안전 및 보건조치를 관련 법률에 따라 이행했는지 여부를 철저하게 점검하여 위반사항 확인 시 의법조치 할 계획입니다.]

[앵커]
앞서 저희 뉴스에서 문재인 대통령 발언까지 소개를 했는데 특단의 대책, 특별대책이 필요하다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지금 관련해서 어떤 점검 그리고 어떤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보십니까?

[김세규]
저희가 누누이 말씀드렸지만 장시간 노동, 과로사의 핵심원인은 분류작업에 있습니다. 그래서 분류작업 문제를 개선해야지만 과로사를 줄일 수 있다 저희는 이렇게 보고 있고 또 낮은 배송 수수료 문제라든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과로사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보고 있고요.

정부가 나름 노력은 하고 있는데 저희는 택배회사들이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대책을 내놓아야 된다는 입장이 강한 편입니다.

[앵커]
분류작업 관련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지금 여당 일부 의원, 김두관 의원이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토요일 배송을 아예 없애는 게 좋겠다 이런 입장을 내놨는데 이게 유효한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어떻습니까?

[김세규]
토요일에 배송을 금지하면 저희가 주5일 근무를 실현하는 건데요. 저희는 당연히 그렇게 되는 것에 찬성하는 입장이고요. 그렇다고 과로사 문제가 본질적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는 거기 때문에 핵심적인 문제는 분류작업문제에 대한 검토가 시급히 개정돼야 된다, 이렇게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전국택배연대 노동조합 김세규 교육선전국장과 함께 이야기 나누어봤습니다. 오늘 연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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