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10만 원 깎아달라" 임차인에 100만 원 보낸 임대인

"월세 10만 원 깎아달라" 임차인에 100만 원 보낸 임대인

2020.11.06. 오후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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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10만 원 깎아달라" 임차인에 100만 원 보낸 임대인
ⓒ게티이미지뱅크 / 기사와 상관 없는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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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면서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임차인의 월세 인하 요청에 생활비를 보낸 '착한 임대인' 사연이 화제다.

경기 용인시에서 과일가게를 운영 중인 A 씨는 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신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해당 사연을 전했다.

A 씨는 "저는 2주 전부터 (월세 문제로 임대인에 전화를 드릴까) 고민했는데, 고민 진짜 오래 했다. 괜히 주인 마음을 건드리는 게 아닌가 그래서 고민하다가 문자를 드렸다"고 했다.

이어 A 씨는 문자 내용에 대해 "'사실 요즘 좀 어렵다. 오해하지 마시고 만약에 사장님께서 여유가 되시면 단 10~20만 원, 조금이라도 깎아주시면 제가 일하는 데 많은 힘이 될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정중하게 부탁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A 씨는 "저녁에 분명히 읽으셨는데, 답장이 없으셨다. 그래서 저는 내가 잘못했다, 괜히 보냈다, 이런 문자를 보내면 안 되는데 후회하고 있었다"며 "그런데 다음 날 (임대인한테) 전화가 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 씨는 문자를 괜히 보냈다는 생각에 전화를 받음과 동시에 죄송하다는 인사를 먼저 건넸다고 한다. 그런데 A 씨에 따르면 예상과는 달리 임대인은 '그간 많이 힘들었냐', '왜 진즉 얘기 안 했냐' 등의 위로를 먼저 건넸다고 전했다.

A 씨는 "(임대인이) '월세를 깎는 건 아닌 것 같다' 이렇게 얘기하시더라. 당연히 맞다고 이야기했다. 그랬더니 갑자기 계좌번호를 보내라고 하시더라"면서 "월세 깎는 건 아니고 생활비를 100만 원 보내줄 테니까 그걸로 생활비를 쓰라고 하시더라. 진짜 잘못 들은 줄 알았다"라고 말했다.

70대 어르신으로 알려진 임대인은 전화 통화가 끝나고 10분이 채 되지 않아 100만 원을 입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진짜 엄청 감사하다. 저는 10, 20만 원 생각하고 문자를 보내고 전화를 드린 건데 100만 원을 주셨다. 저한테는 엄청나게 큰 힘"이라며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도움을 받은 임차인 A 씨 또한 보육원에 과일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취약계층에게 과일나눔 활동을 하신다고 들었다'는 진행자의 질문에 "제가 사실 어렸을 때 불우하게 자라서 저도 그렇게 살았기 때문에 예전부터 보육원에 매달 두 번 정도 후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동네 이사 와서는 동네 한부모 가정을 돕고 있다"며 "애들이 여러 명인데 엄마 혼자서 아기 키우는 그런 집들만 해서 매달 과일이랑 채소랑 집에서 먹을 거 매달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따뜻한 임차인과 임대인의 사연이 코로나19로 얼어붙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앞서 이 사연은 지난 3일 한 커뮤니티에 '저희 가게 주인 사장님께서'라는 제목의 글로 올라와 온라인상에서 먼저 화제가 됐다.

YTN PLUS 이은비 기자
(eunbi@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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