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는Y] 신생아 입에 젖병이...생명 위협하는 '셀프수유' 덜미

[제보는Y] 신생아 입에 젖병이...생명 위협하는 '셀프수유' 덜미

2020.12.14. 오전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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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신생아에게 분유가 든 젖병을 물리는 이른바 '셀프수유'는 질식사로 이어질 수 있어 법으로도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데요.

서울 유명 산부인과 신생아실에서 '셀프수유'를 하다가 산모에게 덜미를 잡힌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병원 측은 직원을 사직 처리하고, 부모에게 사과했지만, 산모들의 분노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김우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여성전문병원.

산부인과를 포함해 산후조리원 시설까지 갖춘 8층 규모의 대형 병원입니다.

[인근 주민 : 손님 많아요. 여기 깨끗하더라고요. 아주 좋더라고요. (산모들에게도 유명하고요?) 네네.]

주변 임산부들이 자주 찾는 이 병원에서 '셀프수유'가 이뤄진 건 지난달 22일.

밤 11시쯤 신생아실을 방문한 산모가 팔다리를 제대로 가눌 수 없는 신생아 입에 분유가 든 젖병이 꽂혀 있는 걸 발견한 겁니다.

갓 태어난 아이에게 젖병을 물린 사람은 야간 당직 근무하던 간호조무사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병원 관계자 : 야간 전담을 하던 직원이 있었거든요. 직원이 잠깐 일손이 부족하다 보니까…. 중간중간 봤지만, 요즘 이슈라 하면 안 됐는데, 그때 어머니가 딱 보신 거예요.]

셀프수유 현장을 목격한 산모는 병원에 문제를 제기했고, 병원 측은 자체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신생아실에 설치된 CCTV 한 달 치를 확인해본 결과, 간호조무사는 산모에게 적발된 건 외에도 두 번이나 더 셀프수유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병원 관계자 : 갑자기 몰릴 때가 있거든요. 그때 잠깐 일어난 일들이고. (간호조무사가) 다 이거 사죄 다 드리고, 그분도 책임지고 관두겠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충격을 받은 건 병원을 이용했던 다른 산모들.

일주일에 2백만 원 가까이 내고, 병원 관리만 믿었던 터라 배신감마저 들었습니다.

[병원 이용했던 산모 : 산모들은 비싼 돈 내고, 가도 안전할 거로 생각하고 맡겼는데, 이런 일이 있다고 생각하니까 소름 돋고, 그게 우리 아이도 당했을 거로 생각하면 정말 끔찍합니다.]

아이 혼자 분유를 먹도록 입에 젖병을 물리는 '셀프수유'는 특히, 신생아에게 치명적입니다.

전문가들은 먹는 양과 속도 조절 능력이 없는 100일 미만 영아의 경우 자칫하면 질식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진주현 /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우유가 계속 기도로 흘러들어 가서 흡인성 폐렴이나 질식이 발생할 수 있고, 이에 대한 대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심한 경우 아기가 사망하거나 저산소성 뇌 손상으로 장애가 남을 수 있습니다.]

올해 초 개정된 모자보건법 시행령은 '셀프수유'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위반했을 경우 200만 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YTN 김우준[kimwj022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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