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학대에 범법 행위까지' 도 넘은 유튜버들..."사후 조치로 될까"

[앵커]
다양한 방송을 하는 유튜버들이 늘면서 어두운 면도 커지고 있습니다.

조회 수를 높이기 위해 자극적이거나 폭력적인 소재를 앞세우는 경우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규제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엄윤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포획틀에 갇혀 있는 고양이, 이마가 벗어져 빨간 속살이 드러났습니다.

정신을 잃은 고양이를 마구 두드리기도 합니다.

유튜버 A 씨가 올린 길고양이 학대 영상입니다.

입에 나뭇가지를 찔러 넣거나, 양발을 묶은 채 괴롭히는 끔찍한 영상들을 지난 10월부터 계속해서 게시했습니다.

[영상 제보자 : 제가 볼 당시에는 조회 수가 6천 정도였고, 가장 많은 조회 수는 2만 정도 되네요.]

최근까지도 영상이 올라왔는데, 동물보호단체가 고발한 뒤에야 채널 계정이 해지됐습니다.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 출소 날, 이동하는 동선 곳곳 유튜버들로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호송차에 올라가 차를 부수며 난동을 부리는가 하면,

조두순 집의 가스 배관을 타고 오르거나, 집 앞에서 배달 음식을 시켜 먹은 유튜버까지 있었습니다.

앞다퉈 자극적인 상황을 영상에 담으려고 경쟁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영상 제보자 : 확실히 유튜브 자체에서 올라오는 영상들이 조회 수를 얻기 위해서 과도하게 자극적인 면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고.]

학대, 자해, 무단침입 등 유튜버들의 영상은 갈수록 도를 넘는데 규제는 미약합니다.

유튜브가 자체 심의 규정에 따라 아동 범죄나 과도한 노출, 총기류 등을 포함한 영상은 삭제하고, 반복되면 계정 해지도 하지만,

자료가 방대한 탓에 떠도는 불법 영상은 제대로 걸러지지 않습니다.

계정을 없앤다 해도 또 다른 계정을 만드는 것 역시 식은 죽 먹기입니다.

[송경재 / 경희대학교 공공거버넌스연구소 연구교수 : 현실적으로 사실은 엄밀하게 얘기하면 모니터링을 계속해야 하는데 이게 쉽지가 않은 거죠. 신고하고 검토해서 접수해서 노란 딱지 붙이고 아니면 차단하고 이런 식으로.]

전문가들은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들이 선제적으로 불법 영상을 차단할 수 있도록 법적 권한을 줘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사업자들이 제대로 관리하도록 책임을 지워야 한다는 겁니다.

[권헌영 /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우리 법에 있는 불법 정보 차단 조치, 임시 조치, 그다음에 관련된 법규에 의한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법적 책임 이런 것을 더 강하게 주장하고 그것을 집행해나가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거죠.]

이와 함께 경찰 수사와 신속하게 연계해 재범을 막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우리 국민의 83%가 사용하는 유튜브.

기존 미디어를 넘어서는 영향력을 지닌 만큼 강력한 규제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YTN 엄윤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