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강 곳곳에서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 수달 발견

서울 한강 곳곳에서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 수달 발견

2021.01.07. 오전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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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강 곳곳에서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 수달 발견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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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강 지류 곳곳에서 환경부 멸종위기 1급종이자 천연기념물 제330호인 수달이 발견됐다.

7일 고덕천을지키는사람들, 중랑천환경센터,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은 보도자료와 기자회견을 통해 한강 지류 3곳에서 수달 여러 마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 3월, 시민 제보로 한강 하류 구간(팔당댐~한강하구)에서 수달 1개체가 확인됐으며 2017년 수달 정밀 조사에서 어미 1개체와 새끼 3개체가 발견됐다. 하지만 연구가 종료되면서 이후 2년 동안 한강에 서식하는 수달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번 조사는 2020년 11월 1일부터 2021년 1월 초까지 진행했으며 한강본류와 중랑천 및 청계천 일대, 고덕천, 성내천, 안양천, 산곡천 등을 중심으로 매주 4회 이상 이루어졌다. 조사팀은 수달의 족적과 배설물, 식흔 등으로 수달의 분포를 확인하고 수달이 나타나는 지점에 무인 카메라를 설치해 서식 여부를 확인했다.
카메라에 포착된 상처 입은 수달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조사팀은 성내천과 중랑천·청계천, 고덕천 등에서 수달을 관찰하거나 수달이 서식하고 있는 흔적을 발견했다. 다만 조사팀은 "발견된 수달들의 활동 공간은 매우 협소하고 외부 간섭이 많아 서식처로 열악했으며, 확인한 개체들에서는 많은 상처가 발견돼 보호를 위한 긴급 대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사팀은 "무인 카메라에 확인된 수달을 살펴보면 목, 몸통, 꼬리 등에서 상처가 확인됐는데 이는 외상을 당했거나 무엇인가에 물린 자국들"이라며 "수달의 상처가 다른 동물의 공격에 의한 상처든, 장애물에 의한 외상이든, 먹이 부족에 따른 수달들 간의 싸움이든, 현재 수달 서식처가 살기에 알맞은 환경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수달 발자국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수달이 발견된 지점들 모두 상당 기간 하천 정비가 이루어지지 않아 물리적 환경이 다양하고, 수목이 우거져 수달의 은신이 가능한 곳들이라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한강 본류나 과하게 정비된 지류들에서 수달의 흔적을 찾기 어려웠다는 사실과 비교된다. 단조로운 호안, 깊은 강, 개방된 공간 등은 수달이 서식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민들의 단기간 조사 활동에서 다수의 수달이 확인된 것은 한강 본류와 지류 곳곳에 수달이 서식하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따라서 한강의 자연 환경이 좋아질 경우 수달이 돌아와서 시민들과 함께 공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조사팀은 "천연기념물 330호인 수달은 하천의 최상위 포식자로 하천생태계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지표종"이라며 "이들이 서울 시계 내 여러 곳, 특히 지류들에서 확인된 것은 처음이며 서울에서 수달의 서식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이번 조사는 그 의미가 크다"고 자평했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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