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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육아와 생계까지 홀로 책임지던 미혼모가 아이를 방치하거나 학대한 사건, 출생신고조차 되어 있지 않다가 목숨을 잃은 미혼부의 아이.
미혼부모의 아이는 학대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도 아이도 지키기 위해선 아직 바뀌어야 할 현실의 산이 큽니다.
손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9년 전, 산부인과에서 뱃속 아기의 심장박동 소리를 들은 김지영 씨(가명).
남자친구는 연락이 끊겼지만, 무슨 일이 있더라도 아이는 키우자고 결심했고, 출산 100일 뒤부터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따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김지영 (가명) / 한부모 가정 : 애를 혼자 키우면 그거부터 물어봐요, 면접 볼 때. 애 혼자 키우는데 아이가 아플 때 어떻게 할 거냐. (그런데) 아이가 아파서 그런 생활에 처할 때 도움을 청할 데도 없고 오로지 나 혼자 다 해야 하는데….]
우는 아이를 억지로 떼어놓는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지만, 생계를 위해 일했습니다.
엄마가 일하러 간 사이 혹한에 내복 차림으로 발견된 5살 아이 사건이 남 일 같지 않습니다.
[김지영 (가명) / 한부모 가정 : 눈 뜨면 엄마에게 전화해", 이게 그 엄마 환경 안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는데, 다른 사람들이 "그럼 안 되지", 이게 아니라 그럼 그 후에 주변에서 (도움이) 있었어야죠.]
미혼모와 달리 출생신고부터 할 수 없었던 미혼부 김지환 씨.
결혼하지 않은 부모 사이에 태어난 아이는 친모가 신고해야 한다는 법 때문이었습니다.
아이를 홀로 키우느라 일할 수 없던 김 씨가 유모차를 끌고 시위에 나선 모습이 화제가 되면서 도움을 받아 1년 반 만에 출생신고를 마쳤습니다.
이후 비슷한 처지의 아이들을 돕자는 마음으로 시민단체를 운영하게 됐습니다.
[김지환 / 한국미혼부가정지원협회 대표 : 아이를 어린이집도 못 보내고 아이 돌봄 서비스도 이용하지 못하니, 경제적으로 악순환이 계속되고…. 아이와 같이 죽어버릴래요, 전화 오는 곳도 있었고요. (결국) 양육을 포기하시게 되는 거죠.]
2019년 기준으로 미혼모는 2만 명, 미혼부는 7천 명에 달합니다.
통계에 잡히지 않은 경우도 많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시민단체는 미혼모가 독립할 수 있을 때까지 긴급 돌봄 체계를 더 촘촘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최형숙 / 미혼모협회 인트리 대표 : (지금의 정부 돌봄서비스가) 그냥 돌봄을 해주는 것뿐이지, 긴급돌봄이 아니잖아요. 아이 낳을 때까지 건강하게 낳고 12개월까지는 아기 키우는 데 집중하고 24개월까지는 사회 나갈 준비를 하고….]
미혼부를 위해선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건강보험에 가입되도록 하는 제도와 유전자검사로 친부가 출생신고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김지환 / 한국미혼부가정지원협회 대표 : 한부모 아빠들은 복지를 바라는 사람은 없어요. "복지고 뭐고 안 줘도 되니까 주민등록번호만 주세요"예요. 소송으로 주민등록번호를 얻는다는 것 자체가 이 아이에겐 기본권을 침해당하고 평등권을 침해당하는 거예요.]
아이를 키운다는 어려운 결심마저 꺾어버리는 지금의 돌봄 공백과 출생신고 제도.
한 명의 아이를 키우기 위해 한부모가 버텨내야 할 무거운 짐을 우리 사회가 나눠 짊어져야 할 때입니다.
YTN 손효정[sonhj071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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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와 생계까지 홀로 책임지던 미혼모가 아이를 방치하거나 학대한 사건, 출생신고조차 되어 있지 않다가 목숨을 잃은 미혼부의 아이.
미혼부모의 아이는 학대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도 아이도 지키기 위해선 아직 바뀌어야 할 현실의 산이 큽니다.
손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9년 전, 산부인과에서 뱃속 아기의 심장박동 소리를 들은 김지영 씨(가명).
남자친구는 연락이 끊겼지만, 무슨 일이 있더라도 아이는 키우자고 결심했고, 출산 100일 뒤부터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따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김지영 (가명) / 한부모 가정 : 애를 혼자 키우면 그거부터 물어봐요, 면접 볼 때. 애 혼자 키우는데 아이가 아플 때 어떻게 할 거냐. (그런데) 아이가 아파서 그런 생활에 처할 때 도움을 청할 데도 없고 오로지 나 혼자 다 해야 하는데….]
우는 아이를 억지로 떼어놓는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지만, 생계를 위해 일했습니다.
엄마가 일하러 간 사이 혹한에 내복 차림으로 발견된 5살 아이 사건이 남 일 같지 않습니다.
[김지영 (가명) / 한부모 가정 : 눈 뜨면 엄마에게 전화해", 이게 그 엄마 환경 안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는데, 다른 사람들이 "그럼 안 되지", 이게 아니라 그럼 그 후에 주변에서 (도움이) 있었어야죠.]
미혼모와 달리 출생신고부터 할 수 없었던 미혼부 김지환 씨.
결혼하지 않은 부모 사이에 태어난 아이는 친모가 신고해야 한다는 법 때문이었습니다.
아이를 홀로 키우느라 일할 수 없던 김 씨가 유모차를 끌고 시위에 나선 모습이 화제가 되면서 도움을 받아 1년 반 만에 출생신고를 마쳤습니다.
이후 비슷한 처지의 아이들을 돕자는 마음으로 시민단체를 운영하게 됐습니다.
[김지환 / 한국미혼부가정지원협회 대표 : 아이를 어린이집도 못 보내고 아이 돌봄 서비스도 이용하지 못하니, 경제적으로 악순환이 계속되고…. 아이와 같이 죽어버릴래요, 전화 오는 곳도 있었고요. (결국) 양육을 포기하시게 되는 거죠.]
2019년 기준으로 미혼모는 2만 명, 미혼부는 7천 명에 달합니다.
통계에 잡히지 않은 경우도 많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시민단체는 미혼모가 독립할 수 있을 때까지 긴급 돌봄 체계를 더 촘촘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최형숙 / 미혼모협회 인트리 대표 : (지금의 정부 돌봄서비스가) 그냥 돌봄을 해주는 것뿐이지, 긴급돌봄이 아니잖아요. 아이 낳을 때까지 건강하게 낳고 12개월까지는 아기 키우는 데 집중하고 24개월까지는 사회 나갈 준비를 하고….]
미혼부를 위해선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건강보험에 가입되도록 하는 제도와 유전자검사로 친부가 출생신고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김지환 / 한국미혼부가정지원협회 대표 : 한부모 아빠들은 복지를 바라는 사람은 없어요. "복지고 뭐고 안 줘도 되니까 주민등록번호만 주세요"예요. 소송으로 주민등록번호를 얻는다는 것 자체가 이 아이에겐 기본권을 침해당하고 평등권을 침해당하는 거예요.]
아이를 키운다는 어려운 결심마저 꺾어버리는 지금의 돌봄 공백과 출생신고 제도.
한 명의 아이를 키우기 위해 한부모가 버텨내야 할 무거운 짐을 우리 사회가 나눠 짊어져야 할 때입니다.
YTN 손효정[sonhj071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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