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절도하고도 '나는 촉법소년'... 소년법 이대로 괜찮을까? '폐지' vs '개정'

폭행, 절도하고도 '나는 촉법소년'... 소년법 이대로 괜찮을까? '폐지' vs '개정'

2021.03.04. 오후 12:4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1년 3월 4일 (목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전민기 한국인사이트 연구소 팀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10대 청소년의 강력 범죄가 이어지면서 처벌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범죄를 저지르고도 처벌받지 않는 촉법소년 범죄가 늘면서 소년법 폐지 논의까지 등장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소년법이 처벌보다는 교화에 더욱 중점을 두고 있는 만큼 개정이나 보완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청소년 범죄와 촉법소년,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큰 숙제가 됐는데요. 그럼 오늘도 함께 말씀 나눌 한국인사이트 연구소 전민기 팀장 나오셨습니다.

◆ 전민기 팀장(이하 전민기): 네 안녕하세요.

◇ 최형진: 10대 청소년 범죄, 지난달 14일 대검찰청에서 범죄분석통계를 냈는데, 소년범죄 중 강력 범죄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9년 28.9%에서 2019년 33.6%로 늘었다고 합니다. 올해도 얼마 전 의정부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국민청원까지 올라왔잖아요?

◆ 전민기: 맞습니다. 촉법소년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청원글이 올해에만 6건 이상 올라왔고요. 말 그대로 청소년한테도 범죄 처벌 수위를 강화해야한다는 주장이에요. 의정부 이야기 해주셨는데요. 올해 1월, 경전철에서 노인을 폭행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가해자가 두 명인데, 만 13세 중학교 1학년이었어요. 소년법 안에 들어가는 나이였고, 가해학생 일행이 직접 촬영해서 영상을 올렸었죠. 한 학생이 여성 노인의 목을 조르고 바닥으로 넘어뜨리면서 심한 욕설을 하고, 지하철 노약자석에 앉아있던 중학생이 옆자리 남성 노인과 시비 벌이고 욕설하는 장면들은 뉴스를 통해서 많이 나갔습니다. 2월에도 제주도에서 7명의 고등학생이 차량과 오토바이 10대를 훔쳐서 절도와 무면허 운전 혐의를 받는 사건이 있었는데요. 열쇠가 꽂힌 채 주차된 차량 훔쳐서 몰고 다니다가 기름 떨어지면 또 다른 차 훔쳐가지고요. 그런데 이유가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서였어요. 아이들의 유흥비라는 말 자체가 맞지 않는 건데요. 차량과 함께 귀중품도 훔쳤습니다. 말씀해주신 대로 10대 청소년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예요. 2월 14일에 대검찰청이 범죄분석 통계 데이터를 발표해주셨는데요. 소년범죄에서 강력범죄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9년 28.9%에서 2019년 33.6%까지 올라갔고, 특히 미성년자가 저지른 성폭력 범죄가 2009년에 1,574건에서 2019년에 3,180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상해 범죄도 66.1% 증가했고, 협박 범죄고 13.5배 급증했는데요. 나이만 어리지 아이들이 하는 행위 자체는 어른들의 범죄와 같다고 보셔야 할 것 같아요.

◇ 최형진: 이런 사건들이 계속되면서 소년법을 없애자, 처벌을 강력하게 개정하자 등 의견이 많은데, 우리나라 소년법, 촉법소년에 대한 법적 기준이 어떻게 정해져 있습니까?

◆ 전민기: 소년법이라는 것은 반사회성이 있는 소년에 대한 환경 조정, 품행 교정, 보호처분 등의 조치를 하고 있고요. 형사처분에 관한 특별조치를 행해서 소년이 건전하게 성장하도록 돕기 위해 제정된 법률인데요. 소년법이 14세 이상 19세 미만에 적용됩니다. 만 10세 미만은 범법소년으로, 대부분 부모님 오시면 훈계 정도 하고 집으로 돌려보냅니다. 그리고 촉법소년이 10세 이상 14세 미만인데, 여기도 역시 대부분 보호처분을 받습니다. 19세 미만이 범죄소년인데, 이들에겐 형벌이 주어지죠. 소년법 특례로 완화된 형이 선고되고요. 그래서 소년들이 벌이는 범죄에 대해서 대부분 가벼운 처벌에 그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최형진: 만 10세에서 14세 미만 촉법소년의 강력한 범죄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전민기: 저는 폐지보다 개정에 힘을 싣고 있어요. 나이를 좀 낮추자는 거죠. 지금 14세 미만이기 때문에 중학교 1학년이면 만 13세인 학생이 대부분이거든요. 일어나는 범죄를 보면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면 범죄 행위를 저지르고, 범죄가 가볍지 않기 때문에 연령을 3-4살 낮추는 게 어떨까하는 의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 최형진: 그럼 몇 살정도까지 보십니까?

◆ 전민기: 저는 초등학교 고학년, 4-6학년까지 적용될 수 있게 나이를 4살 정도 낮추는 게 어떨까 생각합니다.

◇ 최형진: 저는 한 만 10세 이상이면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학생들의 발육 상태나 정신적으로 많이 성숙해요. 이제 만 10세에서 14세 미만을 그냥 어린 나이로만 보기는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 전민기: 저랑 거의 일치하네요. 저는 4살 낮추자고 했고, 진행자님은 10세 이상으로 하자고 하니, 거의 똑같네요.

◇ 최형진: 저와 전민기 팀장은 찬반 역할을 분명하게 고지했고 설정일 뿐, YTN라디오의 입장은 아니라는 점 확실히 파악해주시길 바랍니다. 만약 14살, 중학교 1학년 학생이 전민기 팀장과 놀이터에서 마주쳤는데 시비를 걸어온다면
두려움을 느낍니까?

◆ 전민기: 한 명이면 어떻게 해보겠는데요. 3-4명 정도 되면 쉽지 않아요. 아까 말씀하신 발육 상태도 그렇고요. 가끔 밤에 돌아다니다가 교복 입은 3-4명의 아이들이 어두운 곳에 있잖아요? 저도 모르게 돌아가게 됩니다.

◇ 최형진: 만 14세 미만, 중학교 1학년 정도인데, 이 정도 10대 청소년은 강력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벌이 안 된다는 거네요?

◆ 전민기: 아까 14세 미만은 보호처분이라고 했잖아요. 이게 보호자의 의한 감호 위탁, 수강 명령 및 사회봉사 명령, 보호관찰이에요. 어디 가두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소년복지시설에 위탁해서 교육을 받거나, 병원, 요양소, 소년의료보호시설의 감호를 받게 되는 등 10단계로 나뉘는데요. 만 10세 미만은 보호처분 대상에서도 제외가 되어서요. 소년원에 감호되는 일도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현행법이 지금 19세 미만의 소년이 범죄를 저지르면 이런 식의 보호처분을 받고 있기 때문에 금고 이상 형에 해당하는 범죄사실이 발견돼도, 동기와 재질이 형사처분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만 형사처분을 받는데요. 이것도 많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2019년에 이런 사건이 있었어요. 우리 가족을 험담했다고 친구를 흉기로 찔러서 숨지게 한 혐의로 한 초등학생이 촉법소년에 해당돼 형사처분이 아니라 보호처분으로 가족에게 인계됐고, 재판도 일반법원이 아닌 가정법원에서 받았습니다. 그래서 친구를 살해했음에도 불구하고 전과 기록도 남지 않게 됐습니다. 이건 문제가 좀 있지 않을까 싶어요.

◇ 최형진: 저는 이런 생각도 해봐요. 기본적으로 소년법은 가지고 있고, 나이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어려도 중한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에는 성인과 동일하게 처벌해야 하지 않을까요? 나이가 아닌 죄의 경중에 따라서 일정 부분 중한 범죄에 들어가는 경우, 성인과 동일하게 처벌하도록요.

◆ 전민기: 저도 범죄의 기준을 명확히 해서 경범죄인지 중범죄인지 나눌 필요가 있을 것 같고요. 저는 어릴 때 잡아 줘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냥 풀어놨을 경우 또 저지를 가능성이 올라가게 되고, 죄를 저지를 것에 대한 죄의식이나 책임감 등이 결여될 우려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최형진: 청취자님들이 의견을 보내주시고 계십니다. 소년법 꼭 폐지해야 합니다. 범죄 종류가 성인 범죄인데 나이가 14세 미만이라는 이유로 소년법으로 책임을 경감해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촉법소년이라는 것을 악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공감합니다. 악용하는 학생들도 있거든요.

◆ 전민기: 인터넷이나 SNS에 올라온 글들이 있었습니다. 본인들이 알고서 행한다는 거예요. 나이가 촉법소년에 해당되면 우리가 아무리 큰 죄를 저질러도 별로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식의 글들이 올라온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괜찮다는 식의 반응들이 문제가 되는 거죠.

◇ 최형진: 다른 의견입니다. 폐지는 안 됩니다. 아이를 키워보니 사춘기 때에는 정상적인 판단을 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행동을 하게 한 사회와 어른들도 책임을 나눠 지어야 한다는 점에서 만 14세 정도로 개정에 힘을 싣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마지막 질문인데요. 모든 범죄 청소년들에게 해당되는 건 아니겠지만, 가정의 불화나 학대가 비행 청소년을 만들고 범죄까지 이어지는 상황을 종종 보게 됩니다. 또 하나의 방법으로 해당 청소년의 부모님에게 연대 책임을 지게하자는 얘기도 나오지 않습니까?

◆ 전민기: 그렇더라고요. 사실 부모의 책임도 있는 거죠. 교육을 제대로 못 시켰다는 부분에 대한 책임을 지우는 것이기 때문에 큰 범죄가 아니더라도요. 내가 잘못했을 때 부모님들이 이렇게 같이 힘든 일을 겪게 된다는 것을 보면, 아이들에게 교육적으로 효과가 있을 거라고 보거든요.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소년원생의 안정적 사회정착을 위한 실태조사 및 정책 지원 방안 연구’라는 보고서가 있는데요. 사회정착에 실패한 소년이 전체 조사대상 399명의 약 40%이고, 재범을 저지르는 비율은 남자일수록, 나이가 어릴수록, 가정의 학대가 심할수록 높다고 합니다. 이 부분을 주의 깊게 봐야합니다. 환경이 아이들을 이렇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책임이 부모에게 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죠.

◇ 최형진: 청취자님 의견입니다. 초 5-6학년만 돼도 나쁜 짓 다 알 나이입니다. 딸 가진 아빠는 걱정이 너무 많아요. 연령은 낮추고 벌은 강화해야 한다고 하셨고요. 또 다른 청취자님은 나이가 책임을 면하게 해주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하셨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전민기: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