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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09:35~09:40)
■ 진행 : 김창기 의사
■ 방송일 : 2021년 4월 6일 (화요일)
■ 대담 : 백종우 경희대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마음주치의] 자살유가족이 자신만의 방법으로 애도할수있도록 해주세요 (백종우교수)
◇ 김창기 의사(이하 김창기)> 당신의 마음에 안부를 묻습니다. <마음주치의> 김창기입니다. 4월에 첫 ‘마음주치의’ 경희대 백종우 정신의학과 교수님과 함께하고 계십니다. 어서 오세요. 교수님.
◆ 백종우 경희대 교수(이하 백종우)> 예, 안녕하십니까.
◇ 김창기> 안녕하세요. 어제 우리가 처음으로 안부를 물었던 마음의 주인은 자살에 대한 충동 고백을 했었죠. 오늘 우리가 만나볼 주인 역시 또 자살과 관련 있는 것인가요?
◆ 백종우> 네, 좀 무거운 얘기일 수도 있지만 오늘은 자살 유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간단하게 사연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저는 자살 유가족입니다. 부모님 두 분이 모두 차례로 자살로 생을 마감하셨어요. 자식을 남겨두고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라는 부모님에 대한 원망에 또 생활의 어려움에 다른 사람과의 인간관계가 가까워지려고 하면 부모님의 죽음은 저에게 또 족쇄가 되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 헤어진 연인이 저에게 이런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너가 너의 부모처럼 그렇게 떠나면 나는 어떻게 또 살아 가냐’. 저는 오늘도 이렇게 자살 유가족이라는 커다란 짐을 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 김창기> 그죠. 이게 자살 유가족이라는 멍이 끝까지 따라 다니죠.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 무게를 짚어지고 가야 하는 그분들, 생각보다 고통이 굉장히 심하죠. 결혼, 직장 다 걸리니까요.
◆ 백종우> 사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게 아시다시피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고통 중에 가장 높은 스트레스인데 그것도 자살로 잃었을 때는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왜 나는 막지 못 했나 하는 죄책감, 어떻게 나를 버려두고 떠났나 하는 분노, 미래에 대한 불안. 이분들이 사실 1년에 1만3,799명 가족이 겪는 일이기 때문에 정말 주변에 많은 분들이 겪고 있습니다.
◇ 김창기> 곱하기 넷을 하면 거기다가 더 커지죠?
◆ 백종우> 네, 맞습니다.
◇ 김창기> 저도 제 친구를 잃고서 굉장히 한동안 후유증에 시달리고 죄책감에 시달리고 ‘이렇게 했으면 괜찮을까’하고 또 분노하기도 하고 그런데 자살 유가족자들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또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고 하죠?
◆ 백종우> 네, 저희는 흔히 안 쓰는 말인데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유가족이라고 안 부르고 자살 생존자라고 부릅니다. 그만큼 커다란 트라우마에서 유족들이 살아남았다는 의미거든요. 그래서 그 고통은 참 혼자만의 힘으로 이겨내기가 힘든데 이 말을 어디서 참 꺼내놓지 못하기 때문에 더 외롭고 고통스럽기도 한 것 같습니다.
◇ 김창기> 그래서 어떤 사회적인 노력도 필요할 것 같은데 그런 것들에 대해서 설명 해주실 수 있을까요?
◆ 백종우> 제가 지금 우리나라에 정신건강복지센터, 자살예방센터, 광역 이상에는 유가족의 자족(자살유가족)모임이 다 있습니다. 때로는 어떤 전문가보다도 먼저 이 고통을 겪은 유가족이 최근에 겪은 유가족에게 가장 큰 도움과 힘을 줄 수 있거든요? 이걸 이제 동료 상담가라고도 부르는데요. 어떻게 보면 가장 아픔을 겪은 분이 또 그걸 이겨내고 다른 트라우마를 입은 사람을 돕는 참 아름다운 순간인 것 같습니다.
◇ 김창기> 좋은 말 아무리 해봤자 소용없지 않습니까? 같이 곁에 있으면서 슬픔을 같이 나눠주는 거기서부터 시작해야겠죠. 오늘 자살 유가족과 그 유가족들을 바라보는 우리 모두에게 처방전을 내려주신다면 어떤 처방전을 주실 수 있을까요?
◆ 백종우> 네, 지금 이 순간 당신의 잘못이라고 탓하지 마시고 또 숨기지만 마시고 같이 고통을 겪은 사람들과 이 깊은 슬픔을 나눈다면 또 우리는 희망을 발견하는 시작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 김창기> 예, 또 한 가지 제가 덧붙이고 싶다면 재촉하지 말고 각자의 시간 템포(속도)에 맞게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거죠.
◆ 백종우> 네, 그 외에 또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자기만의 시간과 스케줄을 가지고 하는 거기 때문에 옆에 누군가 아프다면 그 사람의 방식을 인정해줘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 김창기> 그렇죠. 오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마음주치의>는 오스카와 대한정신건강재단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저는 내일 또 마음의 안부를 물어보러 다시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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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창기 의사
■ 방송일 : 2021년 4월 6일 (화요일)
■ 대담 : 백종우 경희대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마음주치의] 자살유가족이 자신만의 방법으로 애도할수있도록 해주세요 (백종우교수)
◇ 김창기 의사(이하 김창기)> 당신의 마음에 안부를 묻습니다. <마음주치의> 김창기입니다. 4월에 첫 ‘마음주치의’ 경희대 백종우 정신의학과 교수님과 함께하고 계십니다. 어서 오세요. 교수님.
◆ 백종우 경희대 교수(이하 백종우)> 예, 안녕하십니까.
◇ 김창기> 안녕하세요. 어제 우리가 처음으로 안부를 물었던 마음의 주인은 자살에 대한 충동 고백을 했었죠. 오늘 우리가 만나볼 주인 역시 또 자살과 관련 있는 것인가요?
◆ 백종우> 네, 좀 무거운 얘기일 수도 있지만 오늘은 자살 유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간단하게 사연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저는 자살 유가족입니다. 부모님 두 분이 모두 차례로 자살로 생을 마감하셨어요. 자식을 남겨두고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라는 부모님에 대한 원망에 또 생활의 어려움에 다른 사람과의 인간관계가 가까워지려고 하면 부모님의 죽음은 저에게 또 족쇄가 되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 헤어진 연인이 저에게 이런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너가 너의 부모처럼 그렇게 떠나면 나는 어떻게 또 살아 가냐’. 저는 오늘도 이렇게 자살 유가족이라는 커다란 짐을 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 김창기> 그죠. 이게 자살 유가족이라는 멍이 끝까지 따라 다니죠.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 무게를 짚어지고 가야 하는 그분들, 생각보다 고통이 굉장히 심하죠. 결혼, 직장 다 걸리니까요.
◆ 백종우> 사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게 아시다시피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고통 중에 가장 높은 스트레스인데 그것도 자살로 잃었을 때는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왜 나는 막지 못 했나 하는 죄책감, 어떻게 나를 버려두고 떠났나 하는 분노, 미래에 대한 불안. 이분들이 사실 1년에 1만3,799명 가족이 겪는 일이기 때문에 정말 주변에 많은 분들이 겪고 있습니다.
◇ 김창기> 곱하기 넷을 하면 거기다가 더 커지죠?
◆ 백종우> 네, 맞습니다.
◇ 김창기> 저도 제 친구를 잃고서 굉장히 한동안 후유증에 시달리고 죄책감에 시달리고 ‘이렇게 했으면 괜찮을까’하고 또 분노하기도 하고 그런데 자살 유가족자들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또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고 하죠?
◆ 백종우> 네, 저희는 흔히 안 쓰는 말인데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유가족이라고 안 부르고 자살 생존자라고 부릅니다. 그만큼 커다란 트라우마에서 유족들이 살아남았다는 의미거든요. 그래서 그 고통은 참 혼자만의 힘으로 이겨내기가 힘든데 이 말을 어디서 참 꺼내놓지 못하기 때문에 더 외롭고 고통스럽기도 한 것 같습니다.
◇ 김창기> 그래서 어떤 사회적인 노력도 필요할 것 같은데 그런 것들에 대해서 설명 해주실 수 있을까요?
◆ 백종우> 제가 지금 우리나라에 정신건강복지센터, 자살예방센터, 광역 이상에는 유가족의 자족(자살유가족)모임이 다 있습니다. 때로는 어떤 전문가보다도 먼저 이 고통을 겪은 유가족이 최근에 겪은 유가족에게 가장 큰 도움과 힘을 줄 수 있거든요? 이걸 이제 동료 상담가라고도 부르는데요. 어떻게 보면 가장 아픔을 겪은 분이 또 그걸 이겨내고 다른 트라우마를 입은 사람을 돕는 참 아름다운 순간인 것 같습니다.
◇ 김창기> 좋은 말 아무리 해봤자 소용없지 않습니까? 같이 곁에 있으면서 슬픔을 같이 나눠주는 거기서부터 시작해야겠죠. 오늘 자살 유가족과 그 유가족들을 바라보는 우리 모두에게 처방전을 내려주신다면 어떤 처방전을 주실 수 있을까요?
◆ 백종우> 네, 지금 이 순간 당신의 잘못이라고 탓하지 마시고 또 숨기지만 마시고 같이 고통을 겪은 사람들과 이 깊은 슬픔을 나눈다면 또 우리는 희망을 발견하는 시작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 김창기> 예, 또 한 가지 제가 덧붙이고 싶다면 재촉하지 말고 각자의 시간 템포(속도)에 맞게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거죠.
◆ 백종우> 네, 그 외에 또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자기만의 시간과 스케줄을 가지고 하는 거기 때문에 옆에 누군가 아프다면 그 사람의 방식을 인정해줘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 김창기> 그렇죠. 오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마음주치의>는 오스카와 대한정신건강재단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저는 내일 또 마음의 안부를 물어보러 다시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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