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급등락' 불러온 불가리스 코로나 억제 발표, 뭐가 문제였나

'주가 급등락' 불러온 불가리스 코로나 억제 발표, 뭐가 문제였나

2021.04.14. 오후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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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기업 남양유업의 주가가 요동쳤습니다.

어제 8% 넘게 올랐고, 오늘도 장중 한때 28% 이상 오르면서 상한가 근처까지 도달했다가 고점 대비 20% 넘게 떨어지는 등 급등락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남양유업이 자사 발효유 불가리스가 코로나19를 77.8% 억제한다는 연구 결과를 심포지엄에서 발표했기 때문인데요.

질병관리청은 물론 의료진까지 성급한 발표라고 지적했습니다.

감기를 유발하는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실험 대상이었습니다.

시험관 세포에 불가리스를 넣은 숙주와 그렇지 않은 숙주를 각각 놓고 비교한 겁니다.

인플루엔자는 개의 신장 세포, 코로나 바이러스는 원숭이 폐 세포를 숙주로 활용했습니다.

그랬더니 불가리스를 넣은 숙주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99.9%, 코로나19 바이러스는 77.8% 사라졌다는 게 주장의 핵심이었는데요.

약이 시중에 나오려면 비임상부터 임상 1, 2, 3상을 거칩니다.

비임상은 시험관이나 동물을 대상으로 합니다.

1상은 소수의 건강한 인원을 대상으로 약물을 어느 정도까지 투여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요.

2상부터 실제 효능 비교에 들어갑니다.

3상은 최소 수백에서 수만 명 환자를 대상으로 효능과 용량, 용법은 물론 이상 반응까지 관찰합니다.

시간도 길고 돈도 많이 들어가죠.

남양유업 측 발표 내용은 1상에도 포함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질병관리청 역시 효과가 있을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바이러스 자체에 제품을 처리해서 얻은 결과지 인체 내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원리를 검증한 게 아니라는 겁니다.

[권상희 / 질병관리청 손상예방관리과장 : 실제로 사람이 요구르트를 먹었을 때 소화기관을 통과해서 체액으로 반영될 때, 세포 옆으로까지 어떤 물질이 어떤 형태로 도달할 수 있느냐, 우리가 타겟으로 하는 어떤 물질이 어느 농도로 도달할 수 있느냐를 검증한 게 아니라서요. 세포 옆에 주었을 때 효과가 있다는 것이 인체 내에서 같은 기전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는 없다….]

흔히 '빨간 약'으로 불리는 포비돈요오드 역시 비슷한 논란이 있었습니다.

성분을 함유한 의약품을 코로나 바이러스 배양시험관에 적용해서 평가한 결과 바이러스가 99.9% 감소했다는 발표가 나온 건데요.

성분이 들어 있는 구강 스프레이나 가글 판매량이 급증했지만, 방역 당국은 효과가 입증된 게 없다며 정해진 용도·용법으로만 써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최재욱 /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대한의협 과학검증위원장) : 연구는 많이 할 수 있죠. 당연히 해야죠. 많은 연구를 해야 추가적 발견도 나오고 하지만 밝혀야 할 불확실성이 너무 많기 때문에 이런 연구 결과는 반드시 논문 게재 과정을 거쳐서 제3자의 객관적 리뷰, 검증 거쳐서 발표하는 게 기본이에요. 연구 결과를 이렇게 보도자료로 내거나 업계의 의견만 듣고 관련 사실인 것처럼 언론화하는 부분은 언론의 잘못도 크다고 보고….]

특정 업체가 자신들의 제품만 콕 짚어서 기관에 연구를 의뢰하고 공동 수행한 결과를 발표했다는 점은 더 우려스럽습니다.

많은 식품 기업이 각자 기준에 따른 연구로 코로나 관련 효능을 강조하고, 이로 인한 소비자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건데요.

더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박광렬 [parkkr08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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