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훈련소 코로나19 황당 대응 "용변 제한으로 바지에 오줌 싸기도…"

육군훈련소의 코로나19 예방 대응이 현실에 맞지 않아 훈련병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제보가 나왔다.

26일, 군인권센터는 육군훈련소의 코로나19 감염병 예방 지침에 대한 제보를 받고 확인한 내용을 공개했다.

군인권센터가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육군훈련소에는 월요일마다 훈련병이 입소하는데 화요일에 코로나19 1차 PCR 검사를 하고 1차 결과가 나오는 수요일까지 비말 감염 우려를 이유로 양치와 세면을 금지한다. 화장실은 통제된 시간에만 다녀오게 한다.

수요일에 검사 결과가 나와 특이사항이 없고 전원 음성 판정이 나오면 양치와 세면이 가능하지만, 샤워는 여전히 불가능하다.

샤워는 2차 PCR 검사를 하고 검사 결과가 나와야 가능한데, 문제는 2차 PCR 검사가 입소 후 통상 8일에서 10일 정도 소요되어 훈련병들이 입소 후 10일이나 지난 뒤에야 샤워할 수 있게 된다는 것.

군인권센터는 “씻지 못하게 하고 화장실도 못 가게 하면 방역 효과는 좋을 수 있으나, 육군훈련소의 방역 지침은 과도하게 개인의 위생을 유지할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육군훈련소가)용변 시간까지 제한하고 있어 ‘바지에 오줌을 싸는 일'까지 종종 발생하고 있다는 제보를 접수했다”면서 “배변까지 감염 예방이라는 명목하에 통제하는 상식 이하의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군인권센터는 전문의들의 의견을 인용해 “개인 간 거리를 유지하고, 수용 면적보다 많은 인원을 초과하지 않으면 열흘이나 세면과 샤워를 통제할 까닭이 없고, 오히려 단체 생활 중에 오랫동안 씻지 못해 다른 감염병이 유행하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면서 “1~2개월 뒤면 기온이 올라 체취나 땀이 많이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비과학적인 방역 조치로 위생과 청결의 수준을 떨어뜨릴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육군훈련소는 한꺼번에 외부에서 영내로 들어오는 신병 입소 과정에서 감염병을 통제하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해병대는 1차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인 입소 2일 차까지만 샤워, 세면, 양치를 통제하고, 이후에는 모든 세면이 가능하다.

군인권센터는 “육군훈련소가 대안을 강구하지 않고 배변까지 통제하는 손쉬운 방법부터 택했다”면서 방역 성공을 자찬하는 책임자 육군훈련소장을 문책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방역 성공이라는 미명 하에 훈련병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손쉽게 침해하고 있지 않은지 반성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YTN PLUS 최가영 기자
(weeping07@ytn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