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 40% "교실보다 온라인 선호"...'퇴행적 적응' 우려

중고생 40% "교실보다 온라인 선호"...'퇴행적 적응' 우려

2021.04.27. 오전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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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YTN은 어제부터 코로나19로 인한 교육 격차 문제를 탐사 보도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코로나 환경 속에서 관계 단절에 익숙해진 아이들의 이른바 '퇴행적 적응'에 대한 문제를 짚어봅니다.

기획탐사팀 김웅래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년.

감염병의 공포 속에 학교 문이 닫혔습니다.

아이들은 무기력해졌고,

[박하영 / 학부모 :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도 없어지고, 때 돼서 밥 먹어야 한다는 생각도 없어지고….]

마스크 속에 표정을 감췄습니다.

[원수정 / 서울 은빛초등학교 5학년 담임 : 작은 마스크 안에 사람이 다 숨을 수 있다는 것을 아이들을 통해 보게 됐어요. 자기들을 드러내지 않는 거예요.]

얼굴 맞댈 기회를 잃은 아이들은 점점 관계 단절과 고립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중·고등학생 10명 가운데 4명이 교실 수업보다 원격 수업을 더 선호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대면 접촉 자체를 꺼리는, 이른바 퇴행적 적응이 우려되는 지점입니다.

[백병부 / 경기도교육연구원 교육연구부장 : 사람들 사이에서의 부딪힘이나 관계 맺기의 어려움이나 이런 것들에 대한…. 그런 게 없어도 되는 상황에 대한 적응이 저는 더 크다고 보거든요.]

퇴행적 적응은 정서적 삶의 가상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굳이 사람을 만나 직접 부딪칠 필요 없이 인터넷을 통해 희로애락을 느끼면 그만입니다.

[백병부 / 경기도교육연구원 교육연구부장 : 가상 세계 속에서 이뤄진 체험은 책임을 동반하지 않거든요. 그냥 내 감정을 소비하면 그만이기 때문에…. 학교라는 그런 공간을 통해서 중화되지 않으면 굉장히 위험할 수 있겠다….]

국내외 교육 전문가들은 학습 결손보다 퇴행적 적응의 심각성에 더 주목하고 있습니다.

[실비아 몬토야 / 유네스코 통계원장 : 우리가 진정으로 우려하는 것은 코로나19가 학생들의 사회·정서적 기능에 장기적으로 미치게 될 영향입니다. 타인과 함께 지내고,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참여하고, 건설적인 방법으로 다름을 표현하는 것은 갈수록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폴 레빌 / 미국 하버드대 교육대학원 교수 : 학생들이 교사나 다른 학생들을 만나지 않고 집 안으로 숨어 들어가고 있어서 문제입니다. 단순히 잃어버린 학습 시간을 보충하는 차원의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더욱 복잡한 문제이며, 앞으로 학교들은 여기에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김경애 / 한국교육개발원 교육복지연구실장 : 가장 중요한 부분은 관계라고 생각을 해요. 내가 강력한 연대감을 느낄 수 있는 어떤 소속 집단, 소속 관계, 이게 내 정체성의 기반이 되기도 하고 살아가는 힘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YTN은 오늘 밤 11시, 탐사보고서 기록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교육 재난을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합니다.

YTN 김웅래[woongra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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