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담소]"성적모욕 DM을 보내는 익명의 그 사람, 처벌 받게 할 수 있나요?"

[양담소]"성적모욕 DM을 보내는 익명의 그 사람, 처벌 받게 할 수 있나요?"

2021.05.12. 오전 11:1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YTN라디오(FM 94.5)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1년 5월 12일 (수요일)
□ 출연자 : 김민기 변호사

-인스타그램 DM, 공연성 문제로 모욕죄 인정 어려워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형사처벌 가능
-성적 내용 포함, 외국계 회사도 수사협조 응하는 편
-고소하면 가해자 행위 중단 및 손해배상청구 가능
-DM/팔로워 수 캡처 등 증거 확보 필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양소영 변호사(이하 양소영): 화나고, 답답하고, 억울한 당신의 법률고민, 함께 풀어볼게요. 오늘은 김민기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 김민기 변호사 (이하 김민기): 네, 안녕하세요.

◇ 양소영: 준비된 사연 만나보고 이야기 나눠볼게요. ‘저는 패션과 운동에 대한 SNS를 하면서 쇼핑몰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저의 SNS에 많은 팔로우들이 생기게 되었죠. 그런데 6개월 전부터 모르는 사람에게서 너무나 불쾌한 메시지가 오고 있습니다. 다이렉트 메시지인 DM으로 저의 몸매를 품평하거나 노골적으로 성적모욕을 하는 메시지입니다. 대체 누구길래 이런 메시지를 자꾸 보내는지 이 사람의 SNS를 살펴봤지만 누군지도 알 수가 없습니다. 성적 모욕글을 보내는 이 사람을 처벌 받게 할 수 있을까요?’ 요즘에 이런 일들이 정말 많다고 하더라고요. 연예인들의 경우에도 욕설 DM을 공개하기도 하잖아요. 저도 어떤 SNS를 보다 보면, 이런 댓글을 왜 달지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늘 사연처럼 DM으로 성적모역을 하는 경우 모욕죄 인정이 될까요?

◆ 김민기: 네, 일단 모욕죄가 인정되려면 공연성 등 여러 구성요건이 필요한데, 특히 이 경우에는 공연성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DM의 경우 1:1 대화기 때문에 공연성이 인정되지 않아서 DM으로 욕설을 하는 경우에는 일반 형법상 모욕죄가 인정되기는 어렵습니다.

◇ 양소영: 공연성이란 걸 조금 더 설명을 해주시겠습니까?

◆ 김민기: 제가 만약에 누군가에게 욕설을 했는데, 그걸 욕설을 듣는 당사자 외에 제3자도 들을 수 있는 환경에 있었는지가 공연성의 핵심이 됩니다.

◇ 양소영: 그런데 DM의 경우는 1:1이다 보니 그게 인정이 안 되니까 모욕죄가 인정되기 어렵다는 거군요. 이걸 알고 이용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얄밉긴 하네요. 그러면 전혀 처벌이 안 되나요?

◆ 김민기: 그것은 아닙니다. 방법이 있습니다. 형법상 모욕죄는 인정이 되지 않더라도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부호, 문언, 음향, 화상, 영상을 반복적으로 상대방에게 도달하도록 한 경우에는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형사처벌 될 수 있습니다. 이 사례에서는 모욕죄가 성립하지 않더라도 계속해서 정보통신망인 인스타그램을 이용하여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문언을 계속 보낸 경우이기 때문에 정보통신망법위반으로 형사처벌 될 수 있습니다.

◇ 양소영: 그러면 한 번 보낸 경우에는 처벌이 안 되겠지만, 이 사람이 계속해서 보내는 경우라면 처벌이 될 수 있겠군요. 그럼 형, 처벌의 정도는 어떻습니까?

◆ 김민기: 정보통신망법에서는 이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 양소영: 이렇게 해서 계속 보내는 사람은 징역 1년 이하, 1천 만원 이하의 벌금 처벌이 될 수 있다는 거네요. 다행이네요. 그런데 대부분 SNS가 우리나라 회사가 아니고 외국회사라서 사연에도 누군지를 알 수 없다고 되어 있어서 참 어렵습니다. 가해자의 인적 사항을 알아내는 게 경찰에 신고해도 참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어떤가요?

◆ 김민기: 외국계 회사는 국내 회사인 경우와 달리 영장을 발부받더라도 현실적으로 그 집행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수사기관에서 영장을 발부받은 후에 국제수사협조 형태로 가해자 정보에 대한 요청을 하게 됩니다. 제 경험적으로 단순 명예훼손이나 모욕의 경우에는 영장을 발부받더라도 가해자 정보에 대하여 협조를 안 해주는 경우가 많지만 이 사안에서와 같이 성적인 모욕을 계속해서 보낸 경우에는 수사협조에 응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 양소영: 경험적으로 그렇게 협조를 많이 해주는 편이군요.

◆ 김민기: 네, 수사협조를 통해 인적사항이 특정된다면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형사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양소영: 고소를 통해 형사처벌이 된다면, 민사적으로 손해배상도 받을 수 있나요?

◆ 김민기: 네, 실제로 DM으로 성적 모욕의 메시지를 계속해서 보낸 자를 상대로 제가 고소대리를 진행하여 수사기관에서 영장을 발부받은 다음 국제수사협조로 가해자 인적 사항을 특정하여 벌금형의 형사처벌까지 이어진 사례가 있습니다. 형사처벌이 완료되면 피해자는 법원에서 판결문을 발부받은 후 민사소송으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가해행위의 태양 및 형사처벌의 수위, 피해자의 인지도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 위자료를 중심으로 손해배상을 명하는 판결이 내려집니다.

◇ 양소영: 변호사님이 진행하셨던 사안에서 실제로 어떻게 돼서, 손해배상금액이 어느 정도 나왔는지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 김민기: 제가 실제로 진행한 사건에서는 정체불명의 자가 계속해서 성적으로 모욕적인 메시지를 보낸 경우인데요.

◇ 양소영: 벌금과 손해배상이 어느 정도 나왔습니까?

◆ 김민기: 벌금은 많이 나오진 않았습니다. 벌금은 30만 원 정도 나왔고, 손해배상의 경우, 제가 진행 중인 사건에서 1천만 원을 청구했는데요. 현재 아마 원고 1부 상으로 뜨는 걸 봐서는 아직 1천만 원 다는 인정이 안 되더라도 제 예상으로는 몇백만 원 정도는 인정되지 않을까 보고 있습니다.

◇ 양소영: 그래도 수사 협조가 이뤄져서 벌금이 나왔고, 그 행위가 멈춰졌나요?

◆ 김민기: 네, 멈춰졌습니다. 민사소송에서 가해자가 나와서 죄송하다,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 판사님께 사과문도 쓰고, 그렇게 했던 걸 제가 봤거든요.

◇ 양소영: 사실 피해자 입장에서는 그 금액이 중요한 게 아니고, 그러한 사람을 찾아내서 그 행위를 더 이상 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굉장히 의미가 있거든요. 그런데 대부분은 내가 이걸 해봤자, 이 사람을 찾을 수도 없고, 그게 효력이 있겠느냐 해서 포기하고 마는 경우가 많단 말이죠. 변호사님 말씀대로라면, 이런 경우에는 수사협조도 잘 되고 그렇게 찾으면 수사행위가 멈춰진다는 거죠. 그럼 많은 분들이 용기를 내서 법적 조치를 취하실 수 있을 것 같아서 여쭤봤습니다. 판결문 봤을 때, 금액도 더 많아졌으면 좋겠네요.

◆ 김민기: 벌금이 너무 적게 나와서 저도 당황스러웠는데요.

◇ 양소영: 그래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정말 필요한 것 같고요. 거기다가 이 사람이 이와 관련한 전과가 있다면, 횟수도 많다면 금액은 더 늘어날 수 있겠죠. 마지막으로 이와 관련해서, 이런 사례를 당하신 분들에게 법적 조치를 하려면 어떤 준비를 하면 될지 정리해주시죠.

◆ 김민기: 먼저 성적내용, 성적으로 모욕하는 내용을 담은 DM을 먼저 캡처하고, 본인의 인지도에 대해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들을 준비한 후, 이를 첨부해서 범죄 구성요건에 맞게 고소장을 작성하여 관할 경찰서에 접수를 해야 합니다. 그 후, 경찰에서 고소인 조사가 이뤄질 것인데, 고소인 조사 시에 어떠한 피해를 당하셨는지 일관성 있게 진술하시면 됩니다.

◇ 양소영: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민기: 고맙습니다.

장정우 PD[jwjang@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