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日 위안부 배상금 강제집행은 적법...재산 공개하라"

법원이 지난 1월 확정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소송 승소 판결에 따라 배상금을 강제집행하는 건 적법하다며 일본 정부의 재산목록을 제출하라고 결정했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9일 채무자인 일본 정부가 재산 상태를 명시한 재산 목록을 제출하라고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재산명시명령을 송달받은 일주일 안에 이의를 신청하지 않으면 법원이 정한 재산명시기일에 출석해 강제집행 대상이 되는 재산목록을 제출해야 합니다.

재판부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권은 강제동원 노동자들의 위자료 청구권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에 비추어 없앨 수 있는 권리가 아니고, 위안부 강제동원의 반인권성을 고려하면 배상금 강제집행 신청 역시 국제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에 대한 강제집행으로 발생할 수 있는 대일관계 악화나 경제 보복 등 국가 간 긴장은 외교권을 담당하는 행정부 고유 영역일 뿐이고, 사법부는 오로지 법리적 판단만 하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월 일본 정부가 고 배춘희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12명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며 1억 원씩 배상하라고 판결했고, 일본이 항소하지 않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하지만 지난 3월 같은 재판부는 할머니들이 우리 정부에서 지원받은 소송 비용을 일본에서 받아내는 건 해당 국가의 주권과 권위에 손상을 줄 우려가 있다는 이유 등으로 허락하지 않아 논란이 일었습니다.

나혜인 [nahi8@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