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안 고문에 간첩 누명 쓴 피해자, 42년 만에 재심 무죄

이근안 고문에 간첩 누명 쓴 피해자, 42년 만에 재심 무죄

2021.06.29. 오후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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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 기술자 이근안 씨에게 간첩으로 몰려 유죄 판결을 받았던 피해자들이 42년 만에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서울고등법원은 오늘(29일) 과거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고 박남선 씨의 재심 사건 선고 공판에서 무죄 또는 면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당시 박 씨의 간첩 활동을 알면서 묵인했다는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확정받았던 6촌 형제 고 박남훈 씨도 무죄 선고를 받았습니다.

재판부는 과거 박 씨가 수사기관에 불법 체포돼 가혹 행위 끝에 임의성 없는 진술을 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 권위주의 정권 아래 사법부가 인권의 보루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에 깊이 사과한다며, 재심 판결이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재판을 지켜본 고 박남선 씨의 아들은 선고 직후 이제라도 진실이 밝혀져 기쁘다며 분단국가에서 당한 아픔이라고 생각하고, 재판부에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박 씨는 지난 1977년부터 이듬해까지 북한과 수년 동안 내통하며 국가기밀을 넘기는 등 간첩 활동을 했다는 의심을 받고 영장 없이 체포돼 불법구금 상태에서 경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근안 씨에게 물고문과 폭행 등 가혹 행위를 견디지 못해 허위자백을 하고 징역 7년을 확정받아 복역한 뒤 지난 2005년 패혈증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YTN 나혜인 (nahi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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