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한 화이자 직접 받아가라고?" 의료진 반발..."신속 공급 때문"

"민감한 화이자 직접 받아가라고?" 의료진 반발..."신속 공급 때문"

2021.07.29. 오후 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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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급 차질이 생긴 모더나 대신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는 의료기관이 늘어나면서 일부 병원에 보건소에서 직접 백신을 받아가라는 안내가 내려와 의료진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콜드 체인 유지가 잘 안 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데, 질병청은 신속한 공급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면서 문제없도록 관리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신준명 기자입니다.

[기자]
아이스박스를 든 의사가 보건소에서 나옵니다.

박스에 담긴 건 화이자 백신 9바이알, 50여 명분.

온도계를 달았지만 35도를 넘나드는 무더위에 2도에서 8도 사이인 적정 보관 온도를 지키지 못해 백신이 손상되면 어쩌나 걱정입니다.

[의사 A 씨 : 개수랑 상관없이 병원으로 직접 배송해줬으면 좋겠어요. 내가 직접 오니까 그나마 괜찮지만, 일반 직원들이 오면 아무래도 허술할 거란 말이에요.]

백신을 받으러 온 또 다른 병원 간호사도 불안한 표정입니다.

[간호사 B 씨 : 보시다시피 휴대용으로…. 온도 체크를 하긴 하지만, 연락받았을 때는 굉장히 황당하더라고요.]

온도 유지와 충격 보호가 필수인 코로나19 백신은 저온 유통, 이른바 콜드 체인을 유지할 수 있는 전문 업체를 통해 위탁의료기관으로 직접 배송하는 게 원칙입니다.

하지만 최근 제조사의 공급 차질이 생긴 모더나 대신 화이자 백신을 급하게 추가 공급하면서 방역 당국이 신속한 배송을 위해 9바이알, 50여 명분 이하를 받는 전국 위탁의료기관 6천여 곳은 관할 보건소에서 백신을 받아가도록 한 겁니다.

의료기관이 직접 수령해야 하는 물량은 19만 7천여 회분.

의료기관들은 검증된 장비도 없는데 백신을 옮기다 손상되면 책임은 누가 지냐며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의사 C 씨 : 온도계 가지고 와서 포장재로 해서 가져가라고 하니까 당혹스럽죠. 운송에서 조금이라도 잘못되면 우리가 책임져야 하나, 어떻게 해야 하나….]

백신 접종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최재욱 /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 제조부터 생산, 유통, 배송, 실제 병원에서 접종 및 사후 관리 모니터링까지 (백신 접종) 시스템이거든요. 거기서 한 가지가 잘못돼도 전반적으로 신뢰가 떨어지는 거고.]

방역 당국은 콜드 체인 유지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들이면서도 신속한 공급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윤정환 /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유통재고관리팀장 : 신속한 배송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래서 부득이 보건소를 통해서 일부 위탁의료기관에 배송하게 된 점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다만 온도계와 아이스박스 사용 등 이송 시 유의사항을 사전에 안내했다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YTN 신준명입니다.



YTN 신준명 (shinjm752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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