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필로폰 원료' 감기약 무제한 판매...제조법 SNS에 버젓이

단독 '필로폰 원료' 감기약 무제한 판매...제조법 SNS에 버젓이

2021.10.07. 오전 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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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폰 제조법’ 설명 영상, 온라인에 게재
에페드린 성분 감기약, 필로폰 제작 원료로 악용
’필로폰 원료’ 감기약, 구매 제한 규정 없어
과다 구매 시 제한하는 내용으로 법 개정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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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흔히 약국에서 파는 감기약에는 필로폰 원료가 성분으로 들어간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무려 280가지나 됩니다.

이걸로 마약을 만드는 방법이 SNS에 공공연히 퍼져있는데, 관련 마약사범이 적발되는 일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신준명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유튜브에 게재된 영상입니다.

이른바 필로폰으로 불리는 각성제, 메스암페타민을 합성하는 방법이 담겨있습니다.

어떤 용기와 원료를 사용해야 하는지 자세히 설명하는데, 대학교 화학과 재학생 수준의 지식이 있다면 어렵지 않게 따라 만들 수 있습니다.

[윤흥희 / 한성대 행정대학원 마약학과 교수 : 구글 이런 곳에 가면 제조를 어떻게 한다는 게 마약 제조책들 사이에는 그게 다 소통이 돼요. 그걸 가지고 간단히 만들 수 있다는 거죠.]

문제는 필로폰 원료인 슈도에페드린염산염과 에페드린염산염을 주성분으로 하는 감기약이 280여 종에 달하고, 국내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XXXX정 있어요?) 네 (작은 거는 몇 알짜리예요?) 10개짜리요. (이거 3개 주시겠어요?) 네."

약국들을 다니면서 1정당 슈도에페드린 60mg이 포함된 감기약을 사봤습니다.

30분도 안 돼 구한 감기약만 100정, 한 달 치가 넘는데, 150명이 한 번에 투약할 수 있는 필로폰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016년부터 올해 7월까지 감기약으로 필로폰을 만들어 팔고, 이를 투약하다 적발된 마약사범은 66명.

제조된 필로폰을 시가로 따지면 175억 원어치가 넘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07년 감기약 마약 제조 범죄가 잇따르자 이 같은 성분이 함유된 감기약을 3일 치 넘게 구매할 때는 판매 일자와 판매량, 구매자 성명 등을 기재하도록 하는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관련한 약사법 개정은 15년째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규제해야 할 감기약 종류가 너무 많아 국민 불편이 커질 우려 때문에 하지 못했다는 게 식약처 관계자 설명입니다.

그러나 미국에선 일반인이 슈도에페드린이 함유된 감기약을 구매할 때 신분증을 제시해야 합니다.

또 구매량을 하루 3.6g, 한 달 9g으로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습니다.

[최종윤 / 더불어민주당 의원 : 감기약으로 필로폰을 만드는 마약사범이 매년 검거되고 있습니다. (규제 당국이) 권고 수준의 자율 규제만 하고 있어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실정입니다.]

식약처는 에페드린 등이 포함된 감기약을 1인당 하루 최대 4일분까지만 팔도록 약국에 권고했지만, 강제성이 없어 지침이 유명무실한 만큼 관리 감독을 강화하는 법 개정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YTN 신준명입니다.



YTN 신준명 (shinjm752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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